정부의 이번 세법개정은 세원을 넓혀 국민개세주의를 확립하는 데 무게 중심을 둔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금융소득과세를 강화하는 것은 조세형평성 차원으로 볼 수 있다. 그간 국내 주식시장을 육성한다는 차원에서 대주주가 주식을 양도한 경우 등을 제외하곤 자본시장 전반에 과세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국민이 땀 흘려 번 근로소득에 꼬박꼬박 세금을 매기면서 불로소득에 해당하는 자본이득에 과세하지 않은 것은 불공평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특히 주식매매에 따른 수익 대부분을 소수의 '슈퍼개미'가 가지고 가는 현실을 고려했을 때 주식양도 차익에 과세하라는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었다.
지난해 이른바 '버핏세'로 촉발된 부자 증세논쟁에서 주식양도 차익 과세는 소득세 최고구간 신설에 가려졌지만 올해 본격적으로 수면 위에 올랐다.
기획재정부는 올초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금융시장ㆍ상품의 변화, 현행 과세수준의 적정성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해 금융소득세제 개편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고 금융세제팀을 신설해 이 문제를 연구해왔다.
현행 세법에선 대주주가 보유한 주식에, 소액주주인 경우 비상장 주식에 양도차익에 따른 세금을 매기고 있다.
여기서 대주주는 지분율 3%(코스닥상장이나 벤처기업은 5%) 이상 또는 시가총액 100억 원(코스닥 등은 50억 원) 이상 보유한 이를 지칭한다.
정부가 마련 중인 개정안은 대주주의 요건 중 지분율 기준을 3%에서 2% 내외로 낮춰 양도차익 과세 대상을 넓히는 방식이다. 일시에 모든 주식 양도차익에 세금을 매기기보다는 단계적인 접근방식을 꾀하고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3월 페이스북 친구와 대담에서 "국제금융시장이 부적당한 상황에서 주식 양도차익 과세는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며 "(주식 양도차익 과세가) 방향은 맞지만 단계적으로 과세대상을 넓히는 현명함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자소득, 배당소득 등 금융소득에 따로 과세하는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강화하는 것도 마찬가지여서 형평성 차원으로 이해된다.
10억 원 이상 금융자산을 보유한 이들이 13만 명을 넘지만 과세 대상자는 연간 5만 명에 지나지 않아 금융소득종합과세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정부는 과세 기준을 현재 4천만 원에서 2천만~3천만 원으로 낮춰 과세 대상을 넓히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국민개세주의 원칙에 따라 종교인에 본격적으로 과세하는 노력도 시도된다. 정부는 종교인의 수익을 근로소득으로 보고 근로소득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지난달과 이달에 종교인과 간담회를 하고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들었다.
현재 정부는 소득세법이나 시행령상 근로소득 범위에 종교인의 소득을 명시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2007년 이후 5년 만에 소득세 과표구간이 조정된다. 이는 지난해 말 최고구간 신설로 흐트러진 과표구간의 균형을 찾는 데에서 촉발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과표구간 마디는 1천200만 원, 4천600만 원, 8천800만 원, 3억 원이다. 마지막에 8천800만 원에서 3억 원으로 급격하게 올라가는 모습이다.
정부가 밝힌 대로 과표구간을 상향조정하면 세수가 줄 수 있다. 정부는 과표구간을 조정하더라도 세수가 줄지 않도록 세수 중립적으로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세율을 높이거나 공제혜택을 줄여야 한다.
따라서 소득세 개편은 과표, 세율, 소득공제, 세액공제 등 네 가지 변수로 이뤄진 복합방정식이 된다. 정부 내에서 소득세 개편안이 17가지나 된 것은 이런 복잡한 현실 때문이다.
소득세 개편엔 또 근로소득자의 40%가 면세점 이하인 현실을 개선하는 측면이 감안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 개정안이 온전하게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치권이 또다시 부자증세를 외치고 있어서다.
민주통합당은 최고구간을 3억 원 초과에서 1억 5천만 원 초과로 낮추는 개정안을, 통합진보당은 최고구간을 1억 2천만 원으로 낮추되 세율을 40%로 올리는 안을 각각 발의했다.
대선을 앞두고 부자증세가 탄력을 받으면 지난해처럼 연말 국회에서 '막판 뒤집기'가 이뤄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