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사상 최대 규모의 비과세·감면 제도 일몰이 도래함에 따라 조세지출의 대수술이 예상된다.
1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조세지출 항목 201개 가운데 올해 연말 일몰(日沒)이 돌아오는 비과세와 감면 항목은 103개로 절반이 넘는다. 역대 가장 많은 규모다.
일몰을 맞는 조항은 조세특례제한법에 94개, 소득세법 등 개별법에 9개다.
조세지출은 특정 소득을 과세대상에서 빼주는 비과세, 세금을 깎아주는 감면 등의 방법으로 납세자의 세 부담을 덜어줘 국가 세입이 감소하는 것을 말한다.
비과세·감면은 대개 일몰 시기를 정해놓고 해마다 연장 여부를 검토한다. 지속적으로 지원이 필요한 분야라면 일몰을 주로 3년씩 연장하는데, 올해 일몰이 몰리게 됐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최근 3년간 일몰 도래 항목을 보면 2009년 87개, 2010년 50개, 지난해 42개로 3년 주기로 일몰 도래 항목이 늘어난다.
올해는 조세지출에 따른 국세 감면액 역시 역대 최대다. 정부는 올해 국세감면 총액이 31조9천871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말 폐지가 기정사실화한 항목은 디지털텔레비전 방송장비 수입에 대한 관세 경감, 여수엑스포 개최를 위한 세제지원 등이다. 아날로그 TV방송은 올해 말 종료되고 여수 박람회도 내달 초 폐막해 정책 대상이 사라진다.
폐지에 무게가 실린 제도로는 장기주택마련저축 비과세, 금 시장 거래 양성화 등을 위해 도입한 금지금(金地金)에 대한 부가가치세 과세특례 등이 꼽힌다.
장기주택마련저축 비과세 혜택의 경우 정부가 2009년에 이어 다시 폐지를 저울질 중이다. 3년 전에는 반발이 심해 폐지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의원입법으로 1년 연장안이 발의된데다 서민 관련 혜택이어서 연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몰 연장이 검토되는 항목으로는 에너지신기술 중소기업 세제감면, 주택연금 가입자의 등록면허세 면제, 고용유지 중소기업 등에 대한 과세특례, 외국인근로자 과세특례 등이 거론된다.
신성장동력산업 및 원천기술 연구개발(R&D) 세액공제, R&D 관련 출연금 등 과세특례, R&D 설비투자 세액공제 등과 기술을 이전하거나 취득하는 데 따른 비용의 세액공제 등 R&D 관련 제도는 연장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외에 자경농지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 제주도 소재 골프장에 대한 개별소비세 등 과세특례, 천연가스(CNG) 시내버스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 등도 살아남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경형자동차와 소형화물 자동차에 대한 유류세 환급제도는 일몰 연장과 폐지 가능성이 비등하다. 최대 지원금액이 월 8천300원 수준으로 효과가 미미한데다 국제유가가 하락한 만큼 없애자는 입장과, 경제의 하방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서민 지원을 폐지하기 어렵다는 반론이 맞서 있다.
올해 일몰은 아니지만,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공제율 20%)는 체크카드 소득공제 혜택 강화 추진과 맞물려 축소가 예상된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혜택이 주로 고소득자에게 귀착되는데다 자영업자 과표 양성화라는 도입취지를 상당 부분 달성했기 때문이다. 가계부채 문제의 심각성도 신용카드 공제 축소에 힘을 더한다.
정부는 농업인, 중소기업 등 서민 생활 안정과 일자리 창출에 필요한 비과세·감면을 제외하고는 최대한 일몰 조항을 정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