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동리(1913-1995)가 미당
서정주와의 만남을 바탕으로 쓴 단편소설 '아카시야 그늘 아래서'가 발굴됐다.
김주현 경북대 교수는 근대서지학회가 발간하는 반년간 잡지 '근대서지' 5호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1955년 7월 나온 '협동'지에 김동리의 '아카시야 그늘 아래서'가 수록됐다"며 "제목도 수필 같고 내용도 수필처럼 전개됐지만 '창작'란에 실어 소설이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나와 서정주가 서로 알게 된 것은 우리나라 스물 안팎 될 무렵이었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아카시야 그늘 아래서'는 김동리와 가야금 연주자 배상기, 시인 서정주의 만남을 그리고 있다.
김 교수는 "이 작품은 미당과의 만남을 소설에서 다뤘다는 점, 그리고 그와의 일종의 경쟁관계를 서슴없이 노출했다는 점 등이 특징"이라며 "아마도 실명을 언급한, 지나치게 사실적인 작품이었기에 나중에 선집에 포함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론했다.
그는 이어 "이 작품은 김동리의 '가난했지만 진지했던' 내면을 읽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충분히 논의의 가치가 있다"며 "서울에 올라와 생활하는 김동리의 기식자적 삶과 작가적 내면이 가감 없이 그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 논문에서는 김동리의 역사소설 '장보고'의 원작인 단편 '歸國(귀국, '협동' 1965년 11월)'과 후에 '새벽의 잔치'로 개작된 단편 '夜食(야식)'의 원고 발굴 사실도 소개됐다.
김 교수는 "김동리는 생전 1968년 8월까지 자신의 소설 작품이 117편이라고 말했는데 전집에 수록된 작품과 이후 발굴된 작품 등을 합쳐도 114편이어서 세 작품이 부족했다"며 "이번 발굴로 김동리의 소설 작품 수는 얼추 밝혀진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