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부유층 세금 기피 행위 근절을 위해 '명단 관리'라는 규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영국 재무부는 최근 법망을 피한 절세 기법으로 고액의 세금을 회피하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절세 상품을 판매하는 세무회계 법인에 대해 가입자 명단 및 상품 내역 제출을 의무화하는 세법 개정에 나설 계획이라고 가디언 등 현지언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절세 상품 운영자와 가입자 현황을 국세청이 관리 감독함으로써 교묘한 세금 기피 행위를 근절한다는 취지다.
데이비드 고크 영국 재무부 차관은 "세금 기피를 조장하는 세무법인과 가입자 현황이 공개되기 때문에 세수를 좀 먹는 탈법적인 절세 행위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말 발효를 목표로 추진하는 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절세 상품을 판매하는 법인은 상품과 가입자 내역을 국세청에 신고해야 한다.
상품 운용과 관련된 컨설턴트와 운영자, 페이퍼 컴퍼니 등의 변동 내용도 신고해야 하므로 국세청은 조세회피 지역을 매개로 한 절세 상품의 부정한 운용을 낱낱이 파악할 수 있게 된다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영국 부유층과 유명인사의 탈세 행각은 지난달 인기 코미디언 지미 카가 절세 상품을 통해 330만 파운드(약 60억원)의 연소득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나면서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카는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저지 섬에 위치한 페이퍼 컴퍼니와 고용 계약을 맺고 소득 일부만 월급으로 되돌려받는 방법으로 고액의 소득세를 회피하는 수법을 썼다. 나머지 소득은 가상의 대부업체로부터 무기한 대출 형식으로 돌려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 공영방송 BBC의 진행자 148명도 개인 회사를 통해 출연료를 지급받는 방법으로 세금 회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BBC는 개인 대신 법인에 출연료를 지급함으로써 수백만 파운드의 건강보험료 부담을 줄인 것으로 나타나 탈법 행위를 조장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