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의 세무조사 강도가 세입여건에 따라 들쭉날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4일 `세무조사 운영실태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과세 관청이 세입여건이 좋을 때는 과세ㆍ징세 노력을 완화해서 세무조사 건수와 추징금액을 낮추지만 여건이 나쁠 때는 그 반대"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세무조사 건수가 연도별로 등락이 심했다고 지적했다. 소득세 세무조사 건수는 1998년 8천건이 넘었으나 2000년에는 3천건대로 급락했다가 이듬해 6천 건대로 치솟았다.
다른 세목에 대한 조사비율도 일정하지 않았다.
법인세의 경우 1960∼1970년대 정부 부과제도에 따라 납세자 대부분이 세무조사를 받았지만, 1980년대 이후 신고납부제도로 바뀌면서 불성실 신고 혐의자를 선별조사했다. 과세 당국의 재량에 따라 대상을 선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법인세 세무조사 비율은 1980년대 8%에서 1990년대 5%, 2000년대 1∼2% 수준으로 낮아졌다. 신고법인 수나 확정신고 인원수가 꾸준히 늘어나는데도 세무조사 건수는 몇십 년간 제자리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종합소득세 세무조사 비율 역시 정부부과제도를 채택했던 1990년 초반까지 2∼3%였다가 1995년 신고납부제도로 바뀌면서 최근에는 0.1∼0.2% 수준이다.
보고서는 "과세관청이 경기요인과 예산대비 세수목표 달성 가능성을 고려해 조사 비율을 조정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세관청의 재량적인 징세행위는 납세자간 세 부담의 형평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사 강도에 따라 납세 정도가 다르다면 조세평등주의에 어긋난다는 얘기다.
재량적 징수는 세수 감소로 이어진다. 행정부는 대개 예산연도의 국세수입 전망을 보수적으로 보기 때문에 목표 세수치를 낮게 잡는다. 목표치가 낮으면 실제 징수액은 적어질 수밖에 없다.
경기진폭을 완화해주는 재정의 자동안정화장치 기능도 약해진다.
경제성장이 빨라지면 재정수입이 더 빠르게 늘어나고, 성장이 느려지면 재정수입도 더 빠르게 줄어드는 과정에서 자동안정화장치 기능이 필요하다. 그러나 과세관청이 임의로 징수 강도를 조절하면 세입의 탄력성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보고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세무공무원 업무처리 지침인 세무조사 절차 규정을 법령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제적 사정 등을 고려해', '공익상 필요하다면'과 같은 애매모호한 세법규정도 고쳐야 한다.
세무조사 대상을 객관적ㆍ과학적으로 선정하고, 선정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국세청은 2003년 최초로 세무조사 선정기준을 공개했지만 이후에는 정기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