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경기불안이 심화되면서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올해 하반기 경기가 빠르게 악화될 경우 한계기업이 속출할 것으로 우려된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국내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456조3천8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말보다 3조7천782억원(0.8%) 증가한 액수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을 포함한 기업 전체의 대출 잔액은 578조7천236억원에서 600조8천890억원으로 3.8% 증가했다.
중소기업의 대출 잔액 증가율이 기업 대출 잔액 증가율의 5분의 1 정도 밖에 안된 것이다.
이는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올해 초부터 적용된 대출 재분류로 작년까지 중소기업으로 분류되던 일부 기업들이 대기업으로 분류됐다"며 "이 때문에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이 급격히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대출 재분류 효과를 약 12조6천억원으로 추산하고 이를 적용하면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 1∼5월 16조4천억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온다"고 덧붙였다.
이 경우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작년 말보다 2.7% 증가한 셈이 된다. 그러나 같은 기간 대기업 대출 잔액 증가율인 13.0%에는 여전히 크게 못 미친다.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에서 은행 대출의 비중은 압도적으로 크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지난해 조달한 외부 자금에서 은행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83.3%에 달했다. 이는 회사채(3.2%)나 주식(1.1%)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이다.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이 어려워지는 주원인으로는 높은 수준의 대출 금리가 꼽힌다.
국내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올해 상반기 월 평균 6%대를 꾸준히 유지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의 7.81%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대기업의 월 평균 대출 금리는 5%대에 머물렀다.
은행 대출과 같은 간접금융뿐 아니라 직접금융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중소기업이 주로 발행하는 신용등급 `BBB-'의 회사채 금리는 올해 상반기 평균 9.87%로 집계됐다.
이는 대기업이 주로 발행하는 `AA-' 등급 회사채의 상반기 평균 금리인 4.16%의 2배를 넘는 수치다.
회사채 금리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소기업들은 주식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규모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코스닥시장의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규모는 1천15억원, 유상증자 규모는 5천192억원이다. 이는 작년 상반기보다 각각 87.2%, 21.3% 감소한 액수다.
중소기업중앙회 양옥석 재정금융부장은 "경기가 악화되고 있는데 지금처럼 자금 흐름이 꽉 막힌 상황이 계속되면 중소기업의 부도가 속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위는 "유럽 재정위기를 비롯한 경기 불확실성을 감안해 중소기업 자금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이상 징후가 있으면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