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 재무위원회가 2일(현지시간) 총 2천50억 달러 규모의 세금우대 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그러나 의사당 맞은편 건물을 사용하는 하원에서는 민주당과 공화당 사이의 세금 문제를 둘러싼 비난전이 한창이라고 로이터가 워싱턴발로 보도했다.
상원 재무위는 5주 간의 휴가를 떠나기 불과 몇시간 전에 150억 달러 규모의 기업 연구개발(R&D) 세금우대 등을 포함한 세법을 통과시켰다. 법안에는 부유층을 겨냥한 최저한세(AMT)로 인해 중산층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대비하기 위한 1천320억 달러 규모의 예비비도 포함됐다.
법안이 찬성 19, 반대 5표로 통과된 후 팻 로버츠 상원의원(캔자스.공화)은 "이는 우리가 기업활동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화당이 다수인 이 법안이 통과될 수 있으려면 상당한 수정이 필요할 전망이다.
우선 최상위 소득자에 대한 소득세율을 35%에서 25%로 삭감하는 법률안을 신속처리제(fast track)'를 통해 처리하고자 하는 공화당 시도를 놓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바니 프랭크 하원의원(민주ㆍ매사추세츠)은 최상위 소득세 삭감 법안의 세금 감면 대상이 선택적인데다 감면분을 누가 메울 것인지가 모호해서 공화당 데이비드 캠프 세입위원장이 너무 많은 재량권을 갖게 된다고 비판했다.
최근 세금 문제를 둘러싸고 빚어지는 민주-공화 양당의 대치는 총 6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이른바 `재정절벽(fiscal-cliff)'을 놓고 연말에 벌어질 담판의 서곡이다.
재정절벽이란 정부의 재정지출이 갑작스럽게 줄거나 중단돼 경제에 충격을 주는 상황을 말하는데, 만약 의회가 새해가 되기 전까지 세법에 관한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면 미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경제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몇몇 정치분석가들은 상원 재무위 합의를 근거로 정부가 개점휴업 상태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여야의 초당적인 타협이 이뤄질 것이라는 낙관론을 펴기도 한다.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션 웨스트 애널리스트는 "이런 식의 조치들을 통해 레임덕 기간 의회가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안건들을 줄여나갈 수 있고, 이로써 가장 첨예한 사안들에 대한 합의를 만들어낼 여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11월 6일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서 연말까지의 레임덕 기간에 처리돼야 할 안건들은 최근 며칠 사이에 다뤄진 것들보다 훨씬 어려운 게 사실이다.
당장 가로놓인 두가지 큰 문제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재임 중인 2001년과 2003에 발효된 개인세금감면 법안이 만료를 앞두고 있고, 1천90억 달러에 달하는 일괄 지출 축소가 연말 이후 발효한다는 점이다.
한편 상원 재무위가 통과시킨 세금우대 법안은 관례적인 증세 항목들을 담고 있는데 여기에는 최저한세(AMT) 수정과 기업 연구개발에 대한 조세감면, 대중교통수단과 교사들을 위한 세금우대 등이 포함됐다.
원안에서 삭제됐던 풍력 에너지 분야에 대한 세액공제 120억 달러는 재무위에서 되살아났는데 이를 놓고는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입장이 엇갈렸다.
차기 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공화당의 온건파 올림피아 스노우(메인) 상원의원은 조세 문제를 둘러싼 의회 내의 당파적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