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관할 구청의 세금 추징을 둘러싼 소송에 국내 유명 로펌이 잇따라 개입하면서 지자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7일 인천시 남구와 연수구 등에 따르면 남구 학익동 초고층 아파트 '엑슬루타워' 건설 시행사는 남구를 상대로 한 개발부담금 부과 취소 소송을 담당할 법무법인으로 김앤장을 선임했다.
남구가 엑슬루타워 시행사를 상대로 70억원의 개발부담금을 부과하자, 시행사는 부과 처분이 부당하다며 행정심판 등 법적 대응에 나섰다.
시행사가 제기한 행정심판에서 남구가 일부 승소, 일부 패소 결정이 내려지면서 개발부담금 규모는 70억원에서 4억원 대로 내려갔지만, 이에 불복한 시행사는 유명 로펌을 선임해 남구를 상대로 소송을 낸 것이다.
남구는 OCI(옛 동양제철화학) 계열사인 DCRE와도 천억원대 소송이 걸려 있다. 인천시는 지난 1월 DCRE에 대한 남구의 지방세 감면 조치가 부당하다며 1천200억원대의 세금 추징을 촉구했다.
DCRE는 지방세 부과 취소 소송을 제기하면서 이를 맡을 법률대리인으로 국내 3대 로펌 중 한 곳인 태평양을 선임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남구는 행정분야 전문 국가 로펌인 정부법무공단을 대리인으로 정해놓은 상황이다.
연수구에서는 구청의 송도국제도시 개발부담금 부과 처분을 둘러싸고 시행사들이 소송을 제기할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연수구는 지난달 감사원 통보에 따라 송도 개발을 맡은 5개 업체를 상대로 오는 10월 개발부담금 부과 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개발부담금 부과 규모가 수십억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에 반발한 업체들이 소송을 걸 가능성이 제기됐다.
연수구 한 관계자는 "얼마 전 송도 개발부담금 부과 취소 소송을 맡게 됐다고 밝힌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 변호사 2명이 자료 수집을 위해 국토해양부를 방문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인천 자치구들은 예전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거액의 세금 소송이 진행되면서 적절한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적인 행정분야에 관해서는 해당 공무원이 직접 소송을 진행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최근에는 세금이라는 전문 분야 소송을 앞두고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업체들이 유명 로펌을 앞다퉈 선임하면서 자치구들도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남구 한 관계자는 "지자체도 가급적 전문적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하려 노력하지만, 예산 등 제약이 있는 만큼 기업들처럼 유명 로펌을 선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이번에 구가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한 정부법무공단도 승소율이 70% 이상일 정도로 훌륭하기 때문에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