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정부에 세금을 내는 것과 자선·종교 단체에 기부하는 것이 같은 행위냐를 놓고 논쟁이 일고 있다.
부유층에 속하는 밋 롬니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중산층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을 적용받는 게 사실이지만 상당 액수를 자선 또는 종교 단체에 기부하는 만큼 똑같이 정부와 사회에 이바지한다고 밝히면서다.
워싱턴 포스트(WP)는 롬니의 언급은 자신이 탐욕스럽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임기응변식 답변으로 보이지만 자선 행위에 대한 보수주의적 관점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수 성향의 싱크 탱크인 카토 연구소의 마이클 타너는 WP 인터뷰에서 세금도 기부금의 한 형태라고 주장했다.
그는 "세금은 징벌적 조치가 아니다. 정부가 세금을 부과하고 국민이 세금을 내는 것은 사회적으로 쓸모가 있고 필요로 하는 곳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롬니와 같은 보수주의자가 세율을 낮추려는 이유는 개인이 정부보다 지역사회가 요구하는 바를 더 잘 안다는 믿음에 근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자유주의 진영은 정부가 국민을 대표해 세금의 사회적 용도를 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검색 엔진인 애스크닷컴(Ask.com)을 설립한 개럿 그루너는 자신과 같은 부유층에 대한 중과세를 옹호한다면서 민주주의는 자선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민주주의는 모든 미국인이 중요하다고 민주적으로 결정한 것을 수행하는 하나의 기업인 반면 자선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고 모두가 같은 우선순위에 두기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롬니는 지난주 "지난 10년간 적어도 13% 이상의 세금을 꼬박꼬박 냈다. 2010년에는 13.6%의 세율을 적용받았다"며 "게다가 자선기금에 낸 것까지 합하면 20%는 족히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롬니 부부는 2010년 수입(2천170만달러)의 13.8%인 300만달러를 기부하는 등 세금보다 더 많은 자선기금을 냈다.
공화당 대선 경선 때인 지난 1월 플로리다 토론회에서도 롬니는 "2011년 납부한 세금은 기부금까지 합쳐 소득의 40%는 된다"고 강조했었다.
미국인의 가처분 소득 대비 기부금 비중이 지난 3년 평균 1.9%인 점을 고려하면 롬니 부부의 기부금은 일반 미국인은 물론 대부분 정치 지도자보다 훨씬 많은 게 사실이라고 WP는 평가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는 지난해 78만9천674달러의 총소득에 대해 20.5%의 실효 세율을 적용받았으며 22%를 기부했다.
그러나 기부금의 비율은 해마다 들쭉날쭉해 2005년 4.6%, 2004년 1.2%, 2003년 1.4%를 내기도 했다.
조 바이든 부통령 부부는 2010년 1.4%, 지난해 1.5%를, 롬니 후보의 러닝 메이트인 폴 라이언 공화당 부통령 후보 부부는 2010년 1.2%, 지난해 4%를 각각 기부금으로 냈다.
한편 롬니 부부 기부금의 상당 부분, 예컨대 2010년의 경우 절반이 넘는 150만달러 이상을 종교 단체인 모르몬 교회에 낸 것도 논란거리라고 WP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