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부동산 세제에 관한 언론과 국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부동산 관련 세금은 크게 보유단계와 거래단계의 세금으로 나누어진다.
보유단계 세금은 기초지자체(시ㆍ군ㆍ구)가 부과하는 재산세와 종합토지세가 있고 거래단계 세금은 광역시ㆍ도에서 부과하는 취득세ㆍ등록세와 국가에서 부과하는 국세인 양도소득세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예로부터 부동산을 중요한 부의 증식수단으로 여겨왔고 이로 인해 부동산투기 문제가 항상 국가사회적인 문제로 다뤄져 왔다.
통계청의 「국부통계조사보고서」에 따르면 1997년말 기준 우리 국민들이 보유한 부동산가액은 약 2,800조원으로 이는 개인이 보유한 금융자산의 2.8배에 이르며 그해 국내총생산(GDP)의 약 5.4배를 넘어서는 규모다. 특히 이러한 막대한 규모의 부동산이 소수에 의해 집중소유되는 경우 빈부격차의 주요 요인이 된다.
또한 건교부 발표에 의하면 현재 전국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는 상황에서도 서울의 경우 자가비율이 50%미만에 불과하다는 점을 볼 때 부동산가격 안정이야말로 서민생활안정과 직결되는 주요한 국민경제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따라 부동산 세제개편은 참여정부의 국가적 과제의 하나인 빈부격차 완화를 통한 계층간 통합 실현과 부동산가격 안정을 위한 주요한 정책과제로 추진되고 있다.
부동산 투기는 수백조원에 달하는 시중 부동자금 등 다양한 요인에 기인하고 있어 세금 강화만으로 투기를 억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과 그동안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부동산관련 세제가 부동산투기 억제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해온 것도 사실이다.
우선, 금융자산 등 여타 자산에 비해 부동산에 대한 실질 세부담률이 지나치게 낮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추정한 우리나라 보유세 실효세율은 0.16%로서 미국, 일본, 대만 등과 비교하여 크게 낮은 수준이다. 물론 외국의 경우 보유세 이외에는 다른 지방세가 별로 없어 단순비교가 곤란하다 하더라도 시가 6억원의 주택에 대한 보유세가 시가 3천만원의 자동차에 대한 보유세 보다 적다는 것은 부동산 보유과세가 미흡함을 보여준다.
따라서 보유과세를 강화하여 부동산투자에 대한 기대수익률을 적정수준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
둘째, 재산세나 종합토지세의 경우 과세표준이 시가에 비해 낮고, 지역간ㆍ건물간 과표현실화율 격차가 심해 세부담 불형평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예를 들어, 작년 서울 강남지역의 시가 5억원 APT(38평)의 재산세는 약 11만원인데 비해 경기도 용인지역 동일시가 APT(75평)의 재산세는 무려 10배가 넘는 124만원에 이른다.
이러한 문제점을 완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재산세 과표산정 방식을 면적기준에서 국세청 기준시가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변경하여 세부담 불형평 현상을 상당부분 시정하였으나 건물과 토지를 구분하여 별도과세하는 현행 지방세 과세체계하에서는 완전한 과세형평을 도모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셋째, 중앙정부차원에서 과표현실화를 추진하더라도 자주재정 확보능력이 충분한 일부 자치단체장들이 지역주민의 세부담을 의식하여 과표현실화에 소극적이고 탄력세율이나 감면조례에 의해 세부담 경감을 추진할 경우 지역간의 세부담 형평성을 도모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실례로 서울 강남구ㆍ송파구 등 일부 자치단체는 탄력세율을 통해 재산세부담을 10∼30%정도 인하한 바 있다.
넷째, 이와 같은 보유과세의 문제점으로 인해 우리나라는 보유세 : 거래세 비중이 8 : 2로서 보유세 비중이 50%가 넘는 외국에 비해 보유세 비중은 낮고 거래세 비중이 높은 부동산세제를 갖고 있다.
한편 작년도 행정자치부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2주택이상을 보유한 세대가 전체의 33%에 달하고 3주택이상 세대는 약 14%에 달하고 있어 주택이 주요한 투자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방의 경우 주택보급률이 이미 100%를 넘고 수도권의 경우 86%에 달하고 있어 주택문제 해결을 단순히 양적인 수요ㆍ공급확대에 의존해 풀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물론 매년 증대되는 신규주택수요의 상당부분을 민간주택업체 공급을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구매력을 갖춘 재산가들의 주택구입을 억제하는 정책을 사용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소수의 부유층이 여러 채의 주택을 구입하여 중산ㆍ서민층에 임대하는 방식을 통한 주택문제 해결은 결국 집값 및 전세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우리사회를 지지해온 중산ㆍ서민층의 내집마련 꿈을 좌절시키고 소득의 상당부분을 평생 주택자금 마련에 쓰도록 함으로써 건전한 소비창출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주택문제는 주택 과다보유자에 대한 과세강화를 통해 주택가격을 하향 안정시킴으로써 중산층이 주택구입을 보다 용이하게 하고 서민층에 대해서는 정부가 임대주택공급을 확대하고 모기지론 등 주택금융을 활성화하는 방식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한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부동산 관련 세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해 10.29 주택시장안정 종합대책에서 보유세 과표현실화와 국세인 종합부동산세제 도입 방침을 발표하고 이를 추진해 오고 있다.
이미 금년 7월 고지서가 발부된 재산세는 시가에 따른 과표산정방식에 따라 세부담 형평성이 크게 증대되었고, 금년 10월 고지될 종합토지세도 공지시가 인상 및 과표적용률 현실화(평균 36.1%→39.2%)로 세부담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종합부동산세의 경우 그동안 도입방안에 대한 수차례의 공청회를 통해 여론수렴을 거쳤고 앞으로 구체적인 과세대상과 세부담 수준을 확정하여 발표할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보유세는 강화하되 거래세 부담은 낮춘다는 기본방향하에 거래세 인하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부동산중개업법이 통과되면 내년 7월부터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부동산거래시 시ㆍ군ㆍ구에 실거래가격으로 신고토록 의무화된다.
이에 따라 현행 취득ㆍ등록세 체계를 그대로 둘 경우 세부담수준이 2∼4배 수준으로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실가로 신고하는 개인에 대해서는 취득ㆍ등록세 부담을 경감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제도는 우리나라 부동산거래시스템에 일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획기적인 제도이다.
부동산중개업소는 부동산매매계약시 실거래가액이 기재된 계약서내용을 시ㆍ군ㆍ구에 전자계약서로 검인 신청하도록 되어 있어 앞으로 이중계약서 작성관행이 제도적으로 차단될 전망이다. 이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부동산가격 및 거래실태가 정확히 파악되어 부동산정책 수립의 시의성과 효율성 제고는 물론 부동산관련 세제의 합리적인 개편이 수반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중개업소에 대한 실거래가 신고의무 부여 및 처벌 강화만으로 실거래가 신고가 자동적으로 보장되지 않으므로 실거래가 신고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System 구축이 필수적이다.
또한 실거래가 과세에 따른 납세자 부담증가 완화와 전자신고준비 및 중개업소 과표양성화에 따른 부담완화 방안도 동시에 강구될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부동산 세제개편등 부동산 정책을 종합적이고 일관성 있게 추진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의 국민경제자문회의에 부동산정책회의를 두어 각 부처에 걸쳐있는 부동산 정책을 총괄ㆍ조정토록 하였다.
또한 이를 실무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재정경제부내에 부동산실무기획단을 설치ㆍ운영토록 하였다. 실무기획단에는 관련부처 공무원 및 민간전문가들이 파견되거나 관련 업무를 지정받아 종합부동산세제 입안등 보유세제 전반에 대한 제도개선과 부동산 수급대책 마련, 부동산시장동향파악과 통계정비등 부동산관련 제반 실무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앞으로 범정부적인 부동산정책회의를 통해 부동산세제 개편이 보다 합리적이고 일관성 있게 추진될 경우 참여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빈부격차 완화와 항구적인 부동산가격 안정기조 정착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제 397호 (2004.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