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정부가 긴축조치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재정 적자를 줄이려고 세금을 대폭 올리기로 했다.
비토르 가스파르 재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4%의 추가 소득세를 포함해 소득세 인상을 핵심으로 한 내년 예산안을 발표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에 따라 평균 소득세율은 올해 9.8%에서 내년에는 13.2%로 오른다. 35%가량 증가하는 것인데 유례없는 규모라고 FT는 지적했다.
가스파르 장관은 이런 예산안이 지난해 780억유로(약 112조원)의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제시받은 적자 감축 목표를 달성하는 유일한 길이라면서 "쉬운 길"을 택하면 국제적 신용을 잃고 부채와 저성장이라는 "악순환"에 빠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내년에 공무원 2% 감축을 포함해 27억유로(3조9천억원)의 지출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자본이득세는 25%에서 28%로 오른다.
내년 예산에서 세입은 43억유로(6조2천억원) 늘어나는데 이는 재정적자 감축분의 80%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소득세와 법인세 인상분이 30억유로(4조3천억원)다.
가스파르 장관은 내년까지 재정 적자를 국내총생산의 4.5%로 줄일 것으로 예상했다고 BBC 방송 인터넷판이 전했다.
정부는 경제 성장률이 올해는 -3%, 내년에는 -1%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15%를 넘은 실업률은 내년에 16.5%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봤다.
스페인 제1야당인 사회당은 정부의 계획이 경제를 결딴낼 "재정적 원자폭탄"이라고 비난했다. 사회당은 정부의 예산안에 반대표를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인들은 과도한 긴축이 사회 불안을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페드로 파수스 코엘류 총리에게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고 FT는 전했다. 아니발 카바코 실바 대통령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적자 감축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조르즈 삼파이우 전 대통령은 포르투갈이 유럽연합, 국제통화기금, 유럽중앙은행 등 이른바 트로이카와 맺은 3년간의 구제금융 조건을 재협상할 새로운 정치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스페인과 그리스에서처럼 포르투갈에서도 구제금융 조건을 지키기 위한 긴축정책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15일에도 2천명이 의회 앞에서 내각의 사퇴를 요구했다.
사회 각계에서는 긴축 조치가 불평등을 심화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포르투갈 최대 노동조합은 다음 달 14일 24시간 총파업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