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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서도 `라가르드 명단' 공개ㆍ처벌문제 논란
[2012-11-02 연합뉴스]
"국세청, 과징금만 부과하고 형사처벌 면제 방침"
당국 "세수 최대화 목적" 주장에 "탈세 부추기는 일" 비판

 

그리스에서 고위층이 포함된 스위스 은행 비밀계좌 보유자 명단을 폭로한 언론인이 체포돼 시끄러운 가운데 영국에서도 이른바 `라가르드 명단' 처리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국세청이 이 명단에 오른 영국인들에 대해 탈세 혐의로 형사 처벌을 하지 않고 과징금을 부과하는 선에서 해결하려 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2일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보도했다.

`라가르드 명단'은 HSBC 은행 스위스 법인에 비밀계좌를 보유한 각국 사람들의 명단이다. 지난 2009년 이를 입수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당시 프랑스 재무장관은 이듬해에 국제 정보 교환 차원에서 각국 당국에 해당 자료를 넘겼다.
더 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국세ㆍ관세청(HMRC)은 지난 2010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넘겨받은 라가르드 명단에 오른 영국인 6천여 명을 조사, 5백여 명에 대해 탈세 등 중대 범죄 혐의를 포착했다.

이 가운데 지금까지 기소돼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는 한 명뿐임이 확인됐다.

국세청은 이들 비밀계좌 보유자 대부분에 대해 범죄 혐의로 재판에 넘겨 형사처벌을 받도록 하지 않고 세금과 미납액의 최대 200%의 과징금만 부과하는 한편 명단도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세청의 한 고위 관리는 자산 내역 추적 등에 어려운 점이 있으며 수많은 사람을 법정에 세우는 것을 법원이 반기지 않을 것이어서 세수 최대화와 선택적 처벌 방침을 정했다고 이 신문에 말했다.

이 관리는 다만 형사처벌을 억제 효과의 수단으로는 활용할 것이며 앞으로 형사 소추될 사람들이 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세무 전문가들은 이런 방침은 부유층의 탈세를 오히려 부추기는 '소심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국세청에 31년간 근무하고 현재 법무법인 핀센트 메이슨 사장을 맡고 있는 레이 맥칸은 '사회적 하층민'만 감옥에 가는 식의 일이 일어나거나 탈세 범죄를 면제해 줘선 결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맥칸 사장은 국세청이 탈세 규모 등에 따라 처리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탈세액에 관계없이 협상을 타결하고 범죄를 덮어두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국인들은 해외에 보유한 재산에 대해서도 자본소득과 상속세 등을 납부해야 한다.

만약 라가르드 명단에 오른 사람들이 자금의 출처와 세금 납부 등과 관련한 정당한 사실을 밝히지 않으면 세금과 과징금 추징,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프랑스 사법당국은 지난 2009년 HSBC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에르베 팔시아의 가택을 압수 수색할 당시 HSBC 제네바 지점에 개설된 비밀 계좌를 관련 데이터도 발견했다.

프랑스 정부는 이 명단에 있는 사람을 국적별로 분류해 영국, 그리스 등 각국 정부에 탈세 조사에 참고삼으라며 넘겨줬다.

그러나 그리스 당국은 명단 전달 사실 자체와 공개, 조사를 주저해 집권층과 유력 기업가가 연루돼 있어 명단을 덮으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 왔다.

그리스의 탐사보도 전문 주간지 `핫독(Hot Doc)'의 발행인 겸 편집장 코스타스 박세바니스(46)는 지난달 27일 라가르드 명단에 오른 그리스인 2천여 명의 명단을 폭로했다.

이에 그리스 검찰은 박세바니스를 개인정보 보호법 등 위반 혐의로 체포해 기소했으나 1일 법원은 무죄를 선고하고 석방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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