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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2505]
[국세청기자실]대통령 선거와 국세청

유경수 연합뉴스 기자

 

 

대통령선거를 바라보는 국세청 공무원들의 시선이 편치 않다. 다가오는 새해에 대한 감정도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는 눈치다. 대선주자 진영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국세청 개혁의 목소리, 경기침체로 인한 세수 걱정이 마음 한 켠에 깊게 자리잡고 있다.  
먼저 여야를 막론하고 각 대선 캠프에서 국세청을 겨냥한 권력기관 개혁론을 둘러보자. 여당에서는 ‘국세청의 중수부'로 꼽히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을 손볼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청 조사4국은 청장의 명을 받아 기획 조사나 탈세 첩보를 통한 세무조사를 하는 곳이다. 정권 교체기나 권력자가 필요할 때 ‘표적 세무조사’에 동원되는 등 외부 압력이 작용할 여지가 크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여권은 이러한 비판을 수용해 조사 4국을 없애거나 세무조사의 범위를 축소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야권에서는 국세청장에 대통령 측근을 임명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과 합리적인 세무조사 기준을 마련하고 내부 견제장치를 둬야 한다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감사 때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강력한 개혁을 당선자에게 건의하겠다”는 설 훈 민주통합당의원의 겁박은 이같은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각 당의 정책이 아직 공약으로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이대로라면 누가 정권을 잡든 국세청에 대한 개혁작업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는 국세청 조직의 전반적인 수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선거결과가 나와 봐야겠지만 10월 국감에서 나타난 ‘안원구 전 국장의 그림자’ 역시 새해 국세청을 뒤흔들 ‘숨은 변수’다. 그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를 뒤로 하고라도 야당이 선거에서 이긴다면 국세청은 곤욕을 치를 공산이 크다. 새 정권은 검찰 재수사든 국정조사든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의 빌미가 된 태광실업 세무조사를 다시 들춰내 노 전 대통령의 억울한 죽음을 입증해 명예를 회복하려 할 태세다. 그 과정에서 당시 국세청에서 벌어진 추잡한 권력 줄대기가 논란이 될테고 이를 계기로 이번 정권에서 수혜를 입은 고위직 공무원에 대한 대대적인 정리작업이 단행될 것이라는 예측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경기하강으로 세수전망이 불투명해 나라곳간을 책임지는 실무부서로서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막중해진 점도 국세공무원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이미 환율은 급락하고 수출증가율은 8,9월 두달 연속 뒷걸음쳤다. 현대중공업, 포스코 등 불과 1년전만해도 잘 나가던 기업들이 자산매각, 인력 구조조정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문제는 이같은 경기침체가 다음 정권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대선후보들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희망보다는 유권자 손에 쥐어줄 복지카드를 남발하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반값 대학등록금, 고교 무상교육, 연금혜택 확대 등 주요 정책 두,세가지만 시행되도 가뜩이나 적자 상태의 재정에 큰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경기침체 국면에 복지를 확대해야 하는 이 모순된 정치환경은 세수를 늘리거나 최소한 지켜야 할 국세청에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물론 이러한 시나리오는 모두 가정을 전제로 한 것이다. 선거 때야 당장 칼을 휘두를 것처럼 보였다가 집권한 후에 이런저런 이유로 정책 우선 순위에서 뒤로 밀려난 공약이 어디 한 두가지인가. 야권의 후보가 아닌 여권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할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다. 나라안팎의 불확실한 경제는 어느 순간 새로운 성장모멘텀을 만나 하루아침에 회복국면을 맞을지 모른다. 
그러나 강조하고 싶은 건 국세청이, 또 직원들이 이런 흐름을 피하려고 몸부림칠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지금처럼 세상의 모든 권위가 해체되는 시기에는 더욱 그렇다. 세상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개혁을 게을리하다 사라져간 기업, 국가를 우리는 역사속에서 많이 보아왔다. 국가의 발전이 일정수준을 넘어가면 권력기관의 개혁요구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피하기보다 국세청이 먼저 조직내, 시스템내 문제점을 철저히 파헤치고 ‘국민과 소통하는 세정기관’으로 거듭나는게 바람직하다. 
국세청에 대한 개혁은 세무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게 분명하다. 집행기관의 시스템 변화, 인적 쇄신노력은 어떤 형태로든 업계종사자들에게 ‘달라진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두려워하거나 걱정할 일은 아니다. 슘페터의 말대로 “혁신은 모든 조직의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다. 

※위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세무사신문 제591호(2012.11.1)

 [조회: 2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