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재정절벽'(fiscal cliff)에 대한 해법을 놓고 미국의 민주ㆍ공화 양당이 맞서는 가운데 의회예산국(CBO)은 8일(현지시간) 부유층에 대한 소득세 인상이 내년도 미국의 경제성장에 별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의회 산하 초당파적 기관인 CBO의 입장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자 증세(增稅) 정책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가 합의하지 못할 경우 내년초 시작되는 감세 종료 및 연방정부 지출 삭감에 따른 충격을 피하기 위한 방안 중의 하나로 부자 증세를 요구하고 있다.
공화당은 어떠한 세금 인상도 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줄 것이며 특히 중소기업과 고용에 주는 영향이 크다면서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집권 당시 도입한 감세 조치를 종료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백악관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 승리를 자신의 부자 증세 정책을 유권자들이 지지해준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해 공화당과 반대되는 뜻을 분명히 했다.
오바마 재선 캠프의 고문직을 맡았던 데이비드 플루프는 "이번 대선 과정에서 미국 국민이 보여준 메시지의 하나는 재정적자 감소와 관련해 부유층에게 좀 더 많은 것이 요구된다는 대통령의 견해를 분명히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감세와 정부지출 문제를 둘러싼 민주ㆍ공화 양당의 대립은 미 의회 교착상태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미 정치권의 불확실성이 일부 악재로 작용해 이날 세계 증시 하락세를 부추겼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미 정책입안자들이 재정절벽을 피하기 위해 때가 되면 타협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내년에 재정절벽 사태가 발생할 위험성이 높아져 그 가능성이 약 15%에 달한다고 전망했다.
CBO 보고서에 대해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세입위는 모든 납세자에 대한 증세는 일자리 기회를 줄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난한 반면, 상원 재무위의 민주당 소속 맥스 보커스 위원장은 재정절벽 문제를 다루는 데 실패할 경우 미국이 직면할 심각한 경제적 위험을 재확인시켜준 것이라고 주장해 양당 간 시각차이를 드러냈다.
CBO 보고서는 모든 감세조치를 연장하면 내년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5% 포인트 높아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며 연간 소득 20만달러 이하의 개인과 25만달러 이하 부부에 국한해 연장하면 GDP 성장률이 1.25% 포인트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CBO는 모든 재정긴축 조치를 철폐하더라도 미 경제는 당분간 (성장)잠재력 수준 이하로, 실업률은 평상시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