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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931]
EU, `역외 탈세' 공동규제 추진..내달 권고 발표
[2012-11-19 연합뉴스]
조세회피 대응하는 강력한 조항을 협정과 법규에 추가
단기 효과는 있으나 근본 대책으론 미흡하다는 지적

 

유럽연합(EU)이 기업들의 `역외(域外) 탈세'를 EU 차원에서 공동으로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최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에서 다국적 기업들이 엄청난 매출과 이익을 올리면서도 세금은 아주 조금만 내거나 아예 내지 않는 것이 드러나 조세정의를 세워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EU의 공동 규제 추진은 기업들이 조세 관련 법규의 허점을 이용해 각국을 넘나들며 교묘하게 세금을 피하고 있으나 한 나라 만의 힘으로는 대처하기 어려운 실정을 감안한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18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가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권고안을 마련 중이며 내달 5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FT가 사전에 입수한 권고안에서 집행위는 우선 `세금천국'으로도 불리는 이른바 `조세회피지역'에 대해 더 강력하게 정의(定義)한 EU 공동의 조항을 각국이 채택토록 했다.

또 이 정의에 따라 조세회피지역으로 판정된 나라들과 기존에 체결한 이중과세 방지협정의 폐기 또는 적용 중지도 권고했다.

EU 공동의 `더 강력한 정의'는 EU의 기업 세무 업무 관련 법규에 근거해 만들어졌다. 이 법규는 투명성이 부족한 경우는 물론이고 세무 정보 교환을 거부하는 나라들, 비(非)거주 기업들에만 특정 세제 혜택을 주는 곳 등도 조세회피지역으로 규정토록 하고 있다.

집행위는 기업들이 나라나 지역별로 다른 세무 관련 법규들을 이용해 이익을 내는 일을 더 어렵게 하기 위해 여기에다 두 가지 추가 조치를 더 취하도록 권고했다.

하나는 상업적 목적이 아닌 순수하게 세무 관리 목적으로 만든 기업들의 회계 처리 방식을 인정하지 않을 권한을 세무 당국에 주는 이른바 `보편적 오용 방지' 조항을 각 회원국 법규에 포함시키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이중과세 방지 협정 등의 허점을 이용해 어느 쪽에도 세금을 내지 않는 `이중 비(非)과세'를 막으라는 것이다.

즉, 이중과세 방지 협정에 "협정 체결 상대 국가에서 과세된 소득에 대해서만 과세하지 않는다"는 식의 구체적인 조항을 삽입하라는 것이다.

이런 조치들을 취하면 아일랜드를 비롯해 과세 관련 조약과 관련 법규의 내용이 관대하고 `오용 방지' 장치가 상대적으로 약한 나라들이 조세회피에 이용되는 것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아일랜드,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등은 다국적 기업들이 지적 재산권 로열티를 비롯한 이익금을 이전하는 `이전가격조작'의 종착지 또는 버뮤다 등으로 빼돌리는 중간기지로 자주 이용되고 있다.

이전가격조작은 세율이 높은 나라의 법인에 다른 나라에서 발생한 사업 비용을 떠넘기고 이익은 세율이 낮은 곳에 설립한 법인에 몰아 줘 세금을 줄이는 것이다.

집행위가 내놓을 권고안은 27개 회원국 재무장관회의에서 승인돼야 채택된다.

EU 법체계에서 `권고'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정책이지만 유럽사법재판소(ECJ)가 판결의 근거로 인용하는 경우는 있다.

이런 점과 각국 법규의 상이성, 다국적 기업 유치 경쟁 등으로 인해 이전가격조작 등의 규제는 복잡하고 쉽지 않은 일로 지적되고 있다.

핀센트 메이슨 법률자문회사의 히더 셀프 사장은 개별 국가 보다는 EU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더 낫다면서도 이는 "둑의 구멍을 손으로 막아 지킨 네덜란드 소년처럼" 일시적 효과는 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FT에 주장했다.

우선 세율이 낮은 국가에 자회사를 설치하는 일 자체를 조세 회피로 규정할 수 없고 이를 `진짜 경제활동'과 구분하는 일이 간단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유럽사법재판소(ECJ)는 지난 2006년 제과업체 캐드베리 슈벱스의 이익 이전과 관련한 소송에서 로마조약 상의 차별금지 조항들을 인용, 업체에 유리한 판결을 내린 바도 있다.

특히 국경을 넘나드는 전자상거래가 발달하고 지적재산권이나 상표권 등 무형자산의 비중이 커지면서 기존 국제 조약과 각국 법규로는 규제가 어려워지고 있다.

그럼에도 영국과 독일 재무장관은 최근 기업 과세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국제적으로 조율된 협력'을 촉구하는 등 공동 규제 강화의 동력이 커지고 있다.

특히 각국 정부는 경기침체와 세수감소로 고심하고 국민들은 긴축 재정에 따른 복지감축과 실업자 증가, 세금 인상 등으로 더욱 궁핍해지는 가운데 기업들의 조세 회피와 당국의 무능에 대한 분노가 커지고 있다.

EU는 이전가격조작 등을 이용한 조세회피로 회원국들이 매년 최소 600억 유로(약 84조 원)를 손해 보는 것으로 추계하고 있다.

 [조회: 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