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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2812]
[기고] 지자제(地自制)와 지방재정 운영의 방만성 유감

 

이 택 룡 세무사

 

1. 우리나라 지자제의 특성과 배경


민주주의는 건전한 지방자치를 기초로 할 때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영국의 정치학자 브라이스(J.Bryce)는 「지방자치는 민주정치의 원천이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했다. 지방자치가 꽃피우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현안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자치적 자결권행사를 기본으로 한다는 점에서 과두제(oligarchy) 정치지배를 억제하는 분권적 민주주의의 핵심이 된다. 그러므로 지방자치의 궁극적 목적은 주민의 복지증진에 있다. 왜냐하면 민주국가의 주인은 주민이므로 지방자치는 주민자신들의 복지증진을 위해 행해져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역사와 전통에서 권력의 지방분권화 형태를 찾기란 매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적어도 통일신라시대 이후 한 번도 중앙집권적인 가산관료제(patrimonial bureaucracy)적 지배체제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다는 미국의 사회학자 제이콥스(N.Jacobs)의 분석에 반론을 제기하기에 궁색하다. 이런 배경은 ‘60년대 이후의 경제성장과정에서 지역적 불균등 발전이 극도로 심화되었고 인구의 도시 집중화로 재정과 문화공간의 편재현상은 이미 경제 성장의 대가로 우리사회의 지역간ㆍ계층간의 갈등을 야기 시켰다. 이제 우리는 국민의 포괄적 정치참여를 활성화하고, 지역특성에 맞는 지역사회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로써 지자제(地自制)를 인식하게 된다. 그러므로 민주주의 지역사회 발전과 지방자치의 목적가치는 주민의 복지증진이고 지도이념으로써 민주성ㆍ능률성ㆍ형평성으로 실시될 때 주민복지는 최대한 발휘될 것이다.

그러므로 주민의 복지증진을 실현 시키려면 지자체가 재정을 효율적인 운영으로 지방재정의 건전성과 책임성이 강화되어야 한다. 최근 지방재정지출은 사회복지부문이 크게 증가한데다가 2010년 성남시의 5,200억원에 대한 지급유예선언, 용인시의 경전철사업과 관련 7,786억원의 손실, 인천시도 재정악화와 재무관리 실패로 공무원수당 지급을 연기하는 등 여러 지자체의 방만한 예산운영이 문제점을 노정시킨 것 또한 사실이다.

 

2. 지방재정자립을 위한 지방세 확충과 건전한 재정운영


요즘 우리나라 지방세수입은 줄어드는 반면 지방재정지출이 급격히 증가하여 지자체의 재정환경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지방재정이 위기상황의 중요한 이유는 지자체가 책임 있는 재정운영을 구현하지 못한 점도 있지만, 중앙정부에 대한 재정의존도가 높아져 지자체의 재정자립도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2년 현재 지방재정위기는 자체공무원 인건비의 미해결 단체가 지방세 대비 123개(53.9%), 자체수입대비는 41개(18.6%)에 이르는 것을 봐도 짐작이 간다.

우리나라의 지방재정자립도는 1991년에 전체 평균이 79.1%에서 2012년에는 52.3%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서울은 88.7%, 광역시가 55.0%, 9개 도는 35.2%, 전남이 14.6%(남원 8.3%, 고창 7.8%)로 나타나 서울과 다른 지방간의 재정자립도 수준이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또한 재정자주도(자체재원?지방교부세와 국고보조금 등을 합한 것)는 전국평균이 77.2%이며 서울이 89.6%, 광역시는 71.9%, 도가 48.0%, 전남이 34.1% 등 여전히 농어촌 지역이 낮다. 다만 제주특별자치도의 경우 재정자립도는 낮지만(28.2%) 재정자주도는 높게(67.4%) 나타나 있다.


그런데 2012년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재정비중은 각각 42.78%, 42.2%로 동등한 수준이지만, 지자체가 사실상 중앙정부재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그래서 지자체가  재정의 건전성? 책임성 있는 자결권행사를 기대 하려면 지방세의 확충은 물론 이지만 다음과 같은 전제가 요구된다.

첫째, 지자체의 자율 책임적 지역사회개발방안이 폭넓게 검토되어야 한다. 지역사회의 고용효과와 산업발전을 위해 지역특성에 맞는 산업체를 고르게 선별되어야 한다. 이미 서구사회의 다품종 소량생산, 팀웍 조직을 기초한 네오포디즘(Neo-Fordism) 또는 포스트포디즘(Post-Fordism) 생산방식으로 변해온 추세임으로, 우리사회도 소규모 공장산업을 유도할 수 있는 산업구조의 개편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


둘째, 지방재정 확충을 위한 지방세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 지방세는 지자제 도입당시에 세출에 점하는 비중이 42.8%이던 것이 현재는 27.2%로 국세의 약 1/4에 불과하다. 따라서 지자체가 지방교부세(국세의 19.13%)와 국고보조금 등 지방재정조정제도를 통해 의존재원이 많은 부문에 충당되고 있다. 이 같은 재정조정제도는 지역 간 재정 형평화를 진전시킬 수 있겠지만, 지자체의 자발적인 재원확충 노력을 더욱 억제하고 재정운영의 자율성이 훼손되는 문제도 있다.


셋째, 국세의 일부를 지방세로 이양하고, 현행 재산과세 중심에서 신장성이 높은 소득ㆍ소비과세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그리고 2010년에 도입된 지방소비세를 부가가치세 5%를 10%~20%까지 확대하고, 지방소득세를 독립세로 전환하는 등 전반적인 세제개편이 연구검토 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동안 지자체의 방만한 재정운영이 막대한 재정적 손실은 물론 지역주민에게 실망과 좌절감을 주었다. 이를 어떻게 보상할 수 있을 것인가?  지자체가 이 같은 과오를 범하지 않도록 하고 지방의회의 전문성을 발휘하여 적극적인 감시와 견제, 그리고 지역주민의 예리한 눈초리를 기대해 본다.


세무사신문 제593호(2012.12.3)

 [조회: 2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