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불황으로 보험사의 새로운 상품계약 실적이 역대 최악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시중금리가 1%포인트 이상 떨어지면 3년 뒤 당기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경고까지 나와 보험사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9일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보험 신(新) 계약건수는 796만5천223건을 기록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2년 이래 최저였던 2011년 연 1천562만6천435건의 절반 수준이다. 남은 기간을 고려하더라도 지난해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 신계약은 2002년 2천685만7천59건에서 2005년 2천738만4천423건까지 올랐으나 2007년 2천643만6천230건 이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보유계약 건수도 2009년 7천811만5천120건에서 2011년 7천266만3천468건으로 떨어졌다.
신계약이 줄어든 것은 불황으로 보험에 가입하기를 꺼린다는 의미다. 이런 움직임이 이어지면 보험사 수익이 줄어 경영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미 보험사의 어려움은 가시화하고 있다.
2011회계연도 생명보험사의 수입보험료(보험가입자가 낸 보험료 합계)는 88조5천879억원으로 전년보다 6.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생보사의 수입보험료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9회계연도 4.6%, 2010회계연도 7.9% 등 오르는 모습을 보였으나 글로벌 경기침체가 닥치며 다시 내려앉았다.
손해보험사의 보험료 수입 증가세는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지만 2012회계연도 상반기 순익이 급감해 사정은 마찬가지다.
2011회계연도 국내 손보사의 원수보험료(보험회사가 가입자로부터 거둬들인 전체 보험료)는 56조4천455억9천100만원으로 전년의 47조8천513억7천만원보다 18.0% 늘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1조5천55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9% 줄었고, 순익도 전년보다 341억원(2.9%) 감소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냈다.
저성장ㆍ저금리 시대에 접어든 것은 보험사의 앞날을 더욱 어둡게 한다.
보험은 장기상품이기 때문에 자산운용이 중요한데 주요 투자원인 국고채 금리가 계속 하락하다보니 돈을 운용할 데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과거 고금리를 약속했던 상품은 역마진이 날 가능성이 크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보험사들의 경영행태를 보면 절벽을 향해 달리는 기차와 같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보험사들이 당장 눈에 띄는 파이 키우기에만 골몰한 나머지 저금리 시대를 예측하지 못하고 지금과 같은 상황까지 내몰렸다는 것이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역시 "저금리ㆍ저성장 때문에 보험사는 금리 역마진 위험에 빠졌고 보험계약의 실효해약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연구원은 시중금리가 1%포인트 넘게 떨어진다면 국내 생보사와 중소형 손보사는 오는 2015년부터 당기손실이 발생한다고 추정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저성장ㆍ저금리 국면에 들어서면 고정성 경비와 사업비 등은 상대적으로 느는 반면에 치열한 경쟁으로 영업비의 획기적인 절감은 기대하기 어려워 더욱 힘든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