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 철거일로부터 2년 동안은 비사업용토지로 보지 않는다는 세법규정이 ‘상속'의 경우에도 적용된다는 규정은 소득세법 어디에도 없지만, 세법의 입법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상속’의 경우에도 마땅히 적용돼야 한다는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내려졌다.
세법규정을 넓게 해석한 대법원의 이번 판결과 달리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에 따라 조세법규를 문언에 따라 좁게 해석하는 국세청 관행을 감안할 때, ‘상속'의 경우에도 비사업용토지로 보는 유예기간을 두는 세법규정 마련이 시급해졌다.
대법원은 지난 13일 박모씨가 국세청을 상대로 낸 양도소득세 부과처분 취소소송 상고심과 관련, "건물 철거일로부터 2년 동안 비사업용토지로 보지 않는 규정은 상속인에게도 적용되는 것으로 관여 대법관 의견이 일치, 국세청의 상고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대법원과 조세심판원 등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2007년 2월 주차장으로 임대됐던 땅을 상속받고 이를 같은 해 11월 다른 사람에게 양도했으며, 이에 대한 양도세를 기본세율 36%를 적용해 신고·납부했다.
박씨가 상속받았던 땅 위에는 단층 목조건물이 있었지만 양도일로부터 소급해 2년 이내인 2005년 11월 철거됐고, 박씨는 ‘건축물의 멸실·철거 등의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2년 동안은 비사업용토지로 보지 않는다’는 세법규정을 들어 기본세율로 양도세를 계산한 것. 하지만 국세청은 2009년 1월 “상속은 새로운 취득으로 봐야 하고, 취득 당시부터 주차장용 토지로 임대한 토지이므로 비사업용토지에 해당한다”며, 중과세율 60%를 적용해 박씨에게 양도세 4155만5510원을 추징했다.
박씨는 “세법상 건축물이 멸실·철거되거나 무너진 토지는 멸실·철거된 날로부터 2년 간 사업용 토지로 보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심판청구를 했지만, 심판원은 상속의 경우도 비사업용토지로 보지 않도록 한 세법규정은 없다는 이유를 들어 박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이와 관련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상 조세법규의 해석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문대로 해석해야 하고, 합리적 이유 없이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그러나 "법규 상호간의 해석을 통해 그 의미를 명백히 할 필요가 있는 경우는 조세법률주의가 지향하는 법적 안정성 및 예측가능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입법취지 및 목적 등을 고려한 합목적적인 해석을 하는 것은 허용된다”고 강조했다.
세법에서 건축물의 멸실·철거 등의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2년 동안은 비사업용토지로 보지 않도록 한 것은 토지의 효율적인 이용을 촉구하는 한편, 부득이한 사유로 인해 토지소유자에게 발생한 부담을 줄여 주려는데 입법취지가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
이를 토대로 대법원은 "건물 철거일부터 2년의 기간 동안에 토지소유자가 사망해 상속이 이뤄진 경우 상속 후와 상속 전을 달리 취급해 양도소득세를 중과해야 할 합리적인 이유는 없다”고 판단한 고등법원의 판단을 그대로 인정했다.
건물의 멸실·철거 등의 사유가 발생한 후 토지소유자가 사망해 상속이 이뤄졌다는 우연한 사정에 의해 상속 전후로 토지가 비사업용토지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이에 따른 양도세율이 달라진다는 것은 형평의 관념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이와 함께 "비사업용토지에 대한 양도세 중과의 목적이 부동산 투기 수요를 억제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고 투기이익을 환수하는 데에 있으나, 상속으로 인한 취득의 경우에는 그러한 투기적 목적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이에 따라 "상속인은 상속으로 인해 피상속인의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당연승계함에 따라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하는 사정 등을 함께 참작해야 한다”며 박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세무사신문 제594호(2012.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