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경석 세무사(전 광주지방회장)
‘구천십장(九遷十葬) 남사고(南師古)야 비용상천(飛龍上天) 어데 두고 고사괘수(枯蛇掛樹)가 웬 말이냐!’(아홉 번을 이장하고 열 번째 장사한 남사고야! 용이 하늘을 향해 날아가는 것 좋아하지 마라 죽은 뱀을 나무에 걸쳐놓은 형국)라는 전설은 지어낸 이야기일 뿐이라고 한다. 이야기인 즉 부모님의 유골을 메고 명당을 찾던 남사고는 드디어 용이 하늘로 오르는 명당을 찾아 묘를 쓰려고 하는데 웬 나무꾼이 위 내용의 ‘말’을 하며 지나갔다. 깜짝 놀란 남사고는 지형을 살핀 결과 ‘고사괘수’의 형국(죽은 뱀을 나무에 걸쳐놓은 형국)인 지라 나무꾼을 찾았으나 나무꾼은 온데 간데 가고 없더라는 고사이다.
남사고는 풍수설화와 상당히 다르게 선조 초에 서울에서 천문학자로 3년간 봉직하다가 본인의 예언대로 병으로 죽었다. 그가 죽자 한양의 친구들이 시신을 고향 울진까지 운구해 성산 마을 옆에 장사지냈다. 남사고는 1남 1녀를 두었으나 아들이 일찍 죽었기 때문에 딸로 하여금 제사를 지내게 하였다. 그러나 외손 역시 빈한하여 제대로 제사를 못 지내자 당시 그곳 관찰사 기자헌(奇自獻)이 1599년에 그 외손의 군역을 면해주었다.
연산군, 중종, 인종, 명종, 선조로 이어지는 16세기 초, 중반기는 세조 이후 집권한 훈구파 주도기로 각종사회가 부정부패로 얼룩진 시기였다. 이 시기에 예언가로 유명한 ‘토정비결(土亭秘訣)’의 저자 토정(土亭) 이지함(李之函)(1517-78)과 천문학자이자 역시 예언가로 알려진 격암(格庵) 남사고(南師古)(1508-71)가 활약했다. 두 사람은 생전보다 조선후기 이후에 더욱 유명세를 떨쳤고, 현재도 예언가로서 대다수 국민에게 알려진 인물이다.
모든 땅엔 임자가 있다. ‘참된 혈은 하늘이 감추고 땅이 비밀로 하여 덕인을 기다린다.’(蓋眞穴則 天葬地秘 以待有德之人)’는 말은 풍수문헌에 자주 등장한다. 결국 큰 명당을 구하는 데는, 적덕지가 필유여경(積德之家 必有餘慶), 이라는 경구(警句)가 중요하다.
적덕(積德)에 대한 성현(聖賢)의 가르침을 살펴보자.
80세의 부처(BC624-544)께서는 사랑하는 제자 아난(亞難)과 여러 불자(佛子)에게 마지막 설법을 하였다. ‘생자필멸(生者必滅) 회자정리(會者定離) : 살아있는 자는 반드시 죽고, 만나는 사람은 반드시 헤어져야 한다.’ 내가 죽은 뒤에는 너 자신을 등불로 삼고(自燈明) 진리의 가르침을 등불로 삼아라(法燈明). 자기 자신을 지팡이로 삼고(自歸依), 진리를 지팡이로 삼아라(法歸依). 쉬지 말고 노력하여라(不休精進). 내가 나의 등불이요, 진리가 나의 등불이요. 내가 나의 지팡이요, 진리가 나의 지팡이다. 불교는 자력주의(自力主義)를 강조한다.
어떤 이가 부처님을 찾아가 호소를 하였답니다.
“저는 하는 일마다 제대로 되는 일이 없으니 무슨 이유입니까?”
“그것은 네가 남에게 베풀지 않기 때문이다.”
“저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빈털터리입니다.”
“남에게 줄 것이 있어야 주지 뭘 준단 말입니까?”
“그렇지 않느니라. 아무 재산이 없더라도 줄 수 있는 것은 일곱 가지는 있느니라. (무재칠시 無財七施)
첫째는 화안시(和顔施), 얼굴에 화색을 띠고 부드럽고 정다운 얼굴로 남을 대하는 것이요.
둘째는 언시(言施), 말로써 얼마든지 베풀 수 있으니 사랑의 말, 칭찬의 말, 위로의 말, 격려의 말, 양보의 말, 부드러운 말 등이다.
셋째는 심시(心施), 마음의 문을 열고 따뜻한 마음을 주는 것이다.
넷째는 안시(眼施), 호의를 담은 눈으로 사람을 보는 것처럼 눈으로 베푸는 것이요.
다섯째는 신시(身施), 몸으로 베푸는 것으로 남의 짐을 들어 준다거나 돕는 일이요.
여섯째는 상좌시(床座施), 자리를 내어 주어 양보하는 것이요.
일곱째는 찰시(察施), 굳이 묻지 않고 상대의 속을 헤아려 알아서 도와주는 것이다.
네가 이 일곱 가지를 행하여 습관이 붙으면 너에게 행운이 따르리라.”
공자(孔子)(BC551~479)는 현실적인 인물이었다. 정도를 걸으며 현실에 발을 붙이고 고뇌하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실용주의 사고를 가졌다. 그래서 공자께서 말하지 않은 네 가지가 바로 괴력난신(怪力亂神)이다. 즉 괴상한 일(怪),무력을 사용하는 일(力), 덕을 어지럽히는(亂), 알 수 없는 귀신(神)에 대한 일은 언급을 회피했다. 특히 귀신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제자 자로(子路)가 귀신을 섬기는 것에 대해 묻자 "사람도 제대로 섬기지 못하는데 어찌 귀신을 섬길 수 있겠는가?”라고 대답했다. 다시 죽음에 대해 물었을 때 “살아있는 것도 잘 알지 못하는데 어찌 죽음을 알 수 있겠는가?”라고 답했을 정도다. 공자의 75대 직계자손인 공건(孔健) 선생은 그의 저서 ‘일본 속의 신 논어학’에서 “유교는 종교가 아니다. 끊임없이 공자를 교주화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유교는 학문체계이다. 따라서 공자는 위대한 사상가이며 교육자였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공자께서는 신의 존재에 대해서는 믿었다. ‘획죄어천 무소도야(獲罪於天 無所禱也) : 하늘에 죄를 지으면 기도 할 곳이 없다.’ 공자께서는 하늘에 죄를 짓지 말라고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하늘은 인간의 모든 행위와 죄를 티끌 하나까지라도 꿰뚫어보고 있으므로 하늘은 경외와 두려움의 대상이다. 하늘은 양심의 소리를 전해 준다. 일시적으로 사람의 눈을 피할 수는 있지만 절대자인 하늘의 눈을 피할 수는 없다. 공자께서는 하늘의 뜻에 순종하는 순리의 삶이 아름답다고 말한다.
예수께서는 마가복음 10장 17절-22절에서 “예수께서 길을 나가실 때 한 사람이 달려와서 꿇어앉아 묻자오되 선한 선생님이여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까.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가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 일컫느냐 하나님 한 분외에는 선한 이가 없느니라. 네가 계명을 아나니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거짓증언하지 말라. 속여 빼앗지 말라. 네 부모를 공경하라’ 하였느니라. 그가 여짜오되 선생님이여 이것은 내가 어려서부터 다 지켰나이다. 예수께서 그를 보시고 사랑하사 이르시되 네게 아직도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으니 가서 네게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 사람은 재물이 많은 자로, 이 말씀으로 인하여 슬픈 기색을 띠고 근심하여 가니라”(마태복음 19:16-30. 누가복음 18:18-30). 천국비밀에 대한 종말론적 견해가 예수님의 말씀에도 언급되어 있다. 제자들이 예수께 비유로 말씀하시는 까닭에 대하여 물었을 때 제자들에게만 ‘천국의 비밀’을 알려주기 위함이라고 대답하셨다.(마태복음 13:11. 마가복음 4:11. 누가복음 8:10)
여기에 나타난 천국의 비밀은 천국이 감춘 상태로 도래한다는 것이다.
세무사신문 제595호(201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