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의 재정난 여파가 기업들에 미치고 있다.
경남도가 1조 원이 넘는 부채 탓에 재정난을 타개하려고 기업이 투자하는 부동산 취득세의 감면율을 낮춰 그만큼 기업들의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가뜩이나 세계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마당에 투자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경남도는 지난 22일 기업이 생산설비 신·증설을 위해 산업단지에 사는 부동산의 취득세 감면율을 종전 100%에서 75%로 낮추는 내용으로 조례를 개정했다.
경남도는 이 조례를 다음 달 7일에 공포, 시행에 들어간다.
조례가 시행되면 산업단지 내 토지와 건물에 투자하는 기업들은 취득세의 25%를 내야 한다.
그전에는 취득세를 한 푼도 물지 않아도 됐다.
경남도는 재정난을 해결하려고 세수를 늘려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남도의 총 부채는 지난해 말 현재 1조 1천억여 원에 이른다.
경남도 담당 공무원은 지방세의 감면 비율이 평균 24%로 국세(13%)보다 훨씬 높아 형평성 차원에서도 지방세인 취득세의 감면율 조정이 필요하다고 28일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다른 시·도 4곳에서 관련 자료를 가져가 검토 중이어서 감면율 인하가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례 개정으로 한 해에 300억 원의 세수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경남도는 추산했다.
그러나 이는 곧 기업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창원에 투자하기로 한 일본 덴소㈜가 가장 먼저 추가 부담을 안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세계 2위 자동차 부품기업인 덴소는 창원 도시첨단산업단지에 부품제조 공장을 짓기로 하고 올해 상반기에 산단 터 7만 5천여㎡를 사기로 했다.
부지 매입 가격은 410억여 원이며, 취득세는 5억여 원으로 덴소 측은 추정했다.
회사 측은 "기업 입장에서 한 푼이라고 아껴야 하는 상황에서 생각하지도 않은 비용이 발생해 매우 부담스럽다"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기업에 지방자치단체가 이렇게 대하는 데 섭섭한 마음이 든다"고 전했다.
사정이 이렇자 기업을 대표하는 단체인 상공회의소가 이날 보도자료를 내 취득세 감면 축소에 공식 반대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창원상의는 취득세 감면 축소는 기업의 부담으로 작용, 투자를 위축하게 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상의는 산업 및 부동산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투자하려는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려면 취득세 면제가 유지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창원대 세무학과 이용호 교수는 "세수 증대와 투자 유치 감소의 연관성을 정밀 검토해 봐야겠지만 취득세는 일회성이어서 투자 여부의 판단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정부가 복지예산 등 재원 마련을 위해 국세와 지방세 모두 감면율을 줄이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잡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