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오 베를루스코니(76) 전 이탈리아 총리가 오는 24~25일 치르는 총선에서 승리하면 재산세를 폐지하고, 지난해 걷힌 재산세 40억유로(약 4조3천억원)를 현금으로 환급하겠다고 공약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3일(현지시간) 밀라노에서 열린 지지 집회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BBC와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그는 "이 세금 때문에 이탈리아 가정은 미래를 걱정하고 불안해하며 두려워하게 됐다"며 "지금 이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이탈리아를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정당에 대한 국가 지원 중단, 담뱃세 인상, 스위스 내 이탈리아인 소유 자산에 대한 과세 등의 조치를 통해 40억유로를 충당하겠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거주하는 주택에 부과되는 재산세는 베를루스코니 총리 시절인 지난 2008년 폐지됐으나 2011년 유로존 위기가 고조되면서 과도내각 수반에 오른 마리오 몬티 총리에 의해 부활됐다.
아울러 베를루스코니는 자신이 이끄는 자유국민당(PdL)이 총선에서 이기면 재무장관으로 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집권하면 어떠한 종류의 부유세도 도입하지 않겠다며 "새로운 세금은 바보들도 만들어낼 수 있다. 똑똑한 사람만이 지출을 줄일 줄 안다"고 말했다.
자유국민당은 애초 여론조사에서 중도좌파인 민주당(PD)에 뒤처졌으나 지지율 격차를 점차 좁혀가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이탈리아 정계를 20여년간 지배했던 이 '거물'의 귀환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이번 공약은 몬티 재임 시절 가혹한 증세로 고통받고, 높은 실업률과 어두운 경제 전망으로 절망적인 유권자들에게 먹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BBC는 전했다.
그러나 재정 긴축 속에 무리한 선심성 공약이라는 비난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날 몬티 총리는 "베를루스코니는 결코 약속을 지킨 적이 없다"며 "그는 네번째로 총리가 되고 싶어하지만, 유권자들은 기억력이 좋다"고 꼬집었다.
중도좌파 성향의 한 의원은 이번 공약에 대해 "어리석음이 가득 담긴 목록"이라고 비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