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가 지나면 누구에게나 쉽게 오는 질병 중에 오십견 (五十肩, 견관절 주위염)이라는 병이 있습니다. 임상에서는 주로 50대 전후에 많이 발생한다고 해서 오십견이라 부르는데 이는 우리 몸의 노화현상으로 인한 퇴행성 변화의 일종입니다. 오십견의 증상은 어깨 마디 주위에 불쾌감, 어깨를 무겁게 누르는 느낌, 지속적인 뻐근한 느낌 등이 있으며, 팔을 들거나 뒤로 젖히기가 힘들 뿐더러 잠을 못 이룰 정도로 밤에 아픈 경우도 있습니다. ‘동의보감’에는 “팔다리는 모든 양기의 근본이다(四肢爲諸陽之本).” 라고 하여 우리 몸의 양기(陽氣)가 실하면 팔다리를 잘 쓸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팔다리를 잘 쓰기 어려운 오십견 등의 질환은 우리 몸의 양기(陽氣)가 크게 손상 받았다는 적신호로 이해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환자들은 단순히 어깨와 팔만 아프니 침이나 한번 맞아 볼까하는 생각으로 한의원을 방문하지만, 한의사들은 오십견 자체의 증상보다는 우리 몸의 기운이 크게 떨어졌다는 점에 관심을 갖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오십견을 크게는 비위(脾胃)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양기(陽氣)가 부실해진 것으로 파악하며, 아울러 주위 경락의 기혈이 뭉친 기혈응체(氣血凝滯), 기후의 변화인 한온(寒溫), 식생활이나 정신적인 피로에서 생기는 담체(痰滯) 등으로 다양하게 구분하고 각기 그 증상에 따른 원인을 나누어 치료법을 결정합니다. 약물 및 침구요법과 함께 최근에는 약침요법(藥鍼療法), 첩대요법 (貼帶療法), 외치요법(外治療法) 등의 다양한 치료법이 개발되었으며, 아울러 운동요법과 안정, 보온 등의 보존요법을 병행해야 합니다. 통증이 심할 경우에는 어깨를 따뜻하게 보호하고 무리한 운동과 노동을 하지 말아야 하며, 매일 앞뒤, 양옆으로 팔과 어깨를 흔드는 운동이 예방과 치료에 도움을 줍니다.
팔과 어깨를 흔들어주는 것은 근육을 풀어준다는 단순한 뜻도 있지만, 양기(陽氣)의 근간인 팔다리를 움직여서 양기(陽氣)를 다시 회복시킨다는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오십견은 병 자체가 악성 질환은 아니지만 이미 대부분 우리 몸의 기운이 크게 손상 받은 상태에 나타나기 때문에 몸이 무겁고, 늘 피곤하며, 짜증이 쉽게 나는 등의 증상을 수반합니다. 또 어깨가 무겁고 아프기 때문에 환자는 어깨를 쓰지 않으려 하여 자꾸만 심신 (心身)의 활동이 위축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더 병을 심하게 만들어 어깨 근육이 야위어지면 더욱 치료가 어려워집니다. 반드시 적극적인 치료와 함께 규칙적인 운동이 있어야만 치료 기간을 줄이고 재발도 막을 수 있습니다. 환자 스스로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병입니다.
- 현대한의원 원장(02-822-5111)
- (주)민족의학신문사 회장
- 한국민족문화협의회 수석부회장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
제 338호 (2002. 3.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