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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4880]
상고허가신청의 기각결정이 가지는 원심판결 확정의 효력에 대한 기고

 

필자는 2월 18일자에 세무사신문에 게재된 판결문과 관련하여 회원들의 불필요한 오해나 의혹이 해소되기 위한 간절한 마음에서 지난 2월 22일 석명서를 작성한 바 있다. 그런데 이러한 석명내용에 대해 일부 회원들의 아직도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아마도 이러한 의구심은 이미 폐지된 생소한 소송절차에 관한 용어와 법률개념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되지 못했기 때문은 아닌가 한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어느 회원이 한국세무사회 홈페이지에서 제기된 몇 가지 의문사항을 살펴 보면 ① 판결(결정)의 1번 주문인 “신청인은 피신청인의 회장 피선거권이 있음을 임시로 정한다.”를 삭제한 것은 임시로 정한다는 문구가 마음에 안들었기 때문이고, ② “상고허가신청”을 “상고”로 한 것은 가처분신청에 대한 판결임을 감추기 위한 것이며, ③ 법률용어 변경하여 마치 ‘가처분결정’이 ‘대법원확정판결’인 것처럼 회원들로 하여금 오인하게 하려던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관련제도에 설명을 통해 더 이상 불필요한 논쟁이나 의구심을 해소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상고허가제”는 폐지되었으므로 “상고허가신청”에 대한 “결정”이라는 표현을 쓰게 되면, 해당 사건이 원심판결을 확정시키는 “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다는 점을 모르는 회원들은 오히려 “가처분에 대한 결정”일 뿐이라고 오해할 소지가 있다.

먼저 상고허가제(上告許可制)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상고허가제는 대법원이 무분별한 상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주요사안에 심리를 집중하자는 취지로 1981년 3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이 제정되면서 도입된 제도이다. 즉 국민 생활에 파급효과가 큰 사안에 대해서 대법원이 심도있는 심리 판단을 하고, 신속한 권리 구제나 업무 처리에 방해가 되는 무익한 상고를 제한되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상고허가제는 소송의 지연을 목적으로 하는 상고의 남용을 막아 분쟁을 줄이고 소송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효과가 있었으나,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1990년 9월에 폐지되었고, 현재는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심리불속행제도’를 1994년부터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다.
참고로 현행 심리불속행제도는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에 규정되어 있으며 형사사건을 제외한 상고사건 중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법으로 규정되어 있는 특정 사유를 포함하지 않았을 경우 상고를 기각하는 것이다. 이는 상고인 주장의 상고이유에 중대한 법령위반에 관한 사항 등 상고심을 법률심으로 순화시키기에 걸맞은 사유가 포함되어 있지 않으면 상고이유의 당부에 대해 더 이상 본안심리를 속행하지 아니하고 판결로 상고기각하여 추려내는 제도이다.
한편 상고허가제(上告許可制)는 항소심이 끝난 사건의 원고 또는 피고가 상고를 희망할 경우 대법원이 상고 이유서와 원심판결 기록을 검토하여 상고의 허가 여부를 사전에 결정하는 제도를 말한다.
따라서 1990년 법개정 전에는 상고허가를 신청하였다는 것은 서울고등법원 원심판결이 당시 (구)민사소송법 제393조의 ‘일반적 상고이유’ 및 제394조의 ‘절대적 상고이유’에 해당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당시 (구)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11조 제1항 각호에도 해당되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위와 같이 (구)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11조에 규정된 상고이유마저 없는 경우에도 ‘법령의 해석에 관한 중요한 사항을 포함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사건’에 관하여는 그 판결확정전에 당사자의 신청이 있는 때에 한하여 대법원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상고를 허가할 수 있도록 하였던 것이다(같은 법 제12조 제1항).
그러므로 대법원이 상고를 허가하여야만 하는 위 사건에 대하여 상고허가신청을 기각하였다는 것은 ① 그 사건이 법령의 해석에 관한 중요사항이 포함되어 있지 않는 경우이고 ② 그것은 결국 원심판결의 법령에 대한 해석이나 적용에 의문점이 없어서 상고를 평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③ 당해 소송절차내에서는 더 이상의 불복의 수단이 없게 되어 고등법원의 원심“판결”로 해당 사건의 소송절차는 종결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1)
다만 대법원이 원심 “판결”에 대해 최종적으로 “결정”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구)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시행규칙에 따라 상고허가신청에 대한 재판은 대법관 3인 이상으로 구성된 부에서 하되 “결정”으로 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동법 규칙 제9조 제1항).
이와 같이 대법원의 상고허가신청에 대한 기각결정은 사실상 해당 소송절차를 고등법원의 원심판결으로 종결하는 효력을 가지는 것이고, 현재는 이러한 “상고허가제”가 폐지되었으므로, 동일한 원심사건이 법원에서 현재의 소송절차(심리불속행 포함)에 따라 진행되어진다면 원고는 원심판결에 대해 상고하게 되며, 상고심에서는 최종적으로 인용·기각·각하의 “판결”을 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위 회원의 의문과 같이 “상고허가신청”를 “상고”로 변경하여 표시한 것이 “단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판결임을 감추기 위한 것으로 짐작”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구)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시행규칙 제12조에 따르면 “상고를 허가하는 결정이 있을 때에는 신청서가 원심법원에 접수된 날에 상고가 제기된 것으로 본다.”라고 하여 “상고허가신청”을 “상고제기”로 간주하는 규정을 두어 사실상의 “상고”로 인정할 수 있었고, 만약 현재와 같이 “상고허가제”가 폐지된 상태에서 “상고허가신청”이라는 용어를 그대로 두게 된다면, 현행 소송절차상에서는 “상고”의 절차로 진행될 수 있는 절차를 단순한 “신청”절차로 오해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 서울민사지방법원 제1심과 서울고등법원 제2심인 “회장직무정지 및 대행자선임가처분”사건의 결과는 “결정”이 아니라 “판결”이고 대법원의 상고허가신청의 기각은 원심 “판결”을 종결한 것이다.

위 회원의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먼저 법원의 ‘판결’과 ‘결정’의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판결과 결정은 모두 법원의 재판이다. 하지만 판결은 소송의 중요사항(본안)에 관하여 재판하는 형식으로 기판력, 집행력 등의 효력이 있는 반면 결정은 명령과 더불어 중요사항 이외의 사항(소송지휘상의 처치 및 부수적 사항의 해결)에 대하여 재판하는 형식이 된다.
이에 따라 가처분신청에 대한 재판에 대해 법원은 주로 ‘결정’을 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판례를 살펴 보면 바로 알 수 있듯이 당해 사건인 서울민사지방법원 1987. 7. 15 선고 87카23192 “판결”(제1심)과 서울고등법원 1988. 9. 30 선고 87나3913 “판결”(제2심)은 모두 “판결”로 되어 있다.
이와 같이 가처분신청 사건에 대해 법원이 “판결”하는 경우는 주로 ①  “본안 사건부가 가처분신청사건을 같이 하게 되는 경우에 “판결”하는 경우가 있고, ② 가처분신청사건일 뿐이라도 합의부가 사건의 중요성에 따라 당사자, 이해관계인 및 참고인을 심문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변론기일을 두게 되며, 변론기일을 두게 된 재판은 “판결”로 하게 되는데 과거에는 주로 실무적으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왔다.

제134조(변론의 필요성) ① 당사자는 소송에 대하여 법원에서 변론하여야 한다. 다만, 결정으로 완결할 사건에 대하여는 법원이 변론을 열 것인지 아닌지를 정한다.
② 제1항 단서의 규정에 따라 변론을 열지 아니할 경우에, 법원은 당사자와 이해관계인, 그 밖의 참고인을 심문할 수 있다.

이후 민사집행법이 2002. 1. 26. 법률 제6627호로 제정되면서 같은 법 제281조 제1항 및 제301조에 의해 가처분신청에 대한 재판은 변론하는 경우에는 종국판결로 하고 그 밖의 경우에는 결정으로 한다는 규정을 두어 구체화되었다.
따라서 제1심과 제2심이 재판의 “판결”이고 제2심에 대한 “상고허가신청에 대한 기각”은 현재의 소송절차상에서는 “상고에 대한 기각”으로 “판결”되어 종결될 것이었으므로 위 회원의 의문과 같이 “본래 가처분 결정이었던 것을 대법원 확정판결로 오인하도록 하였다.”고 하거나 “단지 임시로 정한다는 문구가 마음에 안들었기 때문이다.”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살펴 주었으면 한다.

<관련 참조 법령>
1. (구)민사소송법(법률 제1499호, 1963.12.13)
제393조(상고이유) 상고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의 위반이 있음을 이유로 하는 때에 한하여 이를 할 수 있다.
제394조(절대적 상고이유) ① 판결은 다음 경우에는 상고이유 있는 것으로 한다.
1. 법률에 의하여 판결법원을 구성하지 아니한 때
2. 법률에 의하여 판결에 관여할 수 없는 판사가 판결에 관여한 때
3. 전속관할에 관한 규정에 위배한 때
4. 법정대리권, 소송대리권 또는 대리인이 소송행위에 특별수권의 흠결이 있는 때
5. 변론공개의 규정에 위배한 때
6. 판결에 이유를 명시하지 아니하거나 이유에 모순이 있는 때
② 전항제4호의 규정은 제56조 또는 제88조의 규정에 의한 추인이 있는 때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2. (구)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법률 제3361호, 1981.1.29, 제정)
제11조(상고이유의 제한) ① 민사소송법 제393조 및 제394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상고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음을 이유로 하는 때에 한하여 이를 할 수 있다.
1. 헌법에 위반하거나 헌법의 해석이 부당한 때
2. 명령·규칙 또는 처분의 법률위반여부에 대한 판단이 부당한 때
3. 법률·명령·규칙 또는 처분에 대한 해석이 대법원판례와 상반된 때
② 제1항제3호에 규정된 사유가 있는 경우에 대법원이 종전의 대법원판례를 변경하여 원심판결을 유지함이 상당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상고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2조(허가에 의한 상고) ① 대법원은 제11조에 규정된 상고이유가 없는 경우에도 법령의 해석에 관한 중요한 사항을 포함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사건에 관하여는 그 판결확정전에 당사자의 신청이 있는 때에 한하여 대법원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상고를 허가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상고가 허가된 경우에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지 아니하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한다고 인정할 만한 중대한 법령위반이 있을 때에는 원심판결을 파기하여야 한다.
3. (구)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시행규칙(대법원규칙 제1004호, 1988.3.23)
제12조(상고제기의 간주) 상고를 허가하는 결정이 있을 때에는 신청서가 원심법원에 접수된 날에 상고가 제기된 것으로 본다.
제11조(원심재판의 확정) 상고허가신청이 있는 때에는 원심판결은 제5조의 규정에 의한 신청서의 각하명령이나 제8조제5항의 규정에 의한 기각결정 또는 신청이 이유없어 기각하는 결정이 있기까지 확정되지 아니한다.
제15조(필요적 허가) 상고허가신청인이 신청이유로 법 제11조제1항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사유를 주장한 때 그 사유가 이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경우에는 그 상고를 허가하여야 한다.
3. (구)민사집행법(법률 제6627호, 2002.1.26, 제정)
제281조(재판의 형식) ① 가압류신청에 대한 재판은 변론하는 경우에는 종국판결로, 그 밖의 경우에는 결정으로 한다.
② ∼ ③ (생  략)
제301조(가압류절차의 준용) 가처분절차에는 가압류절차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 다만, 아래의 여러 조문과 같이 차이가 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312조(재판장의 권한) 급박한 경우에 변론을 필요로 하지 아니하는 것에 한하여 재판장은 이 편의 신청에 대한 재판을 할 수 있다.


[주영진 홍보이사]

 

 

세무사신문 제599호(2013.3.1.)

 

 [조회: 48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