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4일은 24절기의 하나인 입춘입니다. 입춘은 봄이 시작하는 날로서 2002년은 말띠 해라 할 때의 띠가 시작하는 날입니다. 겨우내 움츠러 들었던 생명체들이 싹을 티우는 계절이면서 바람이 많이 부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한의학에서 바람은 풍이라 하여 가벼울 땐 감기를 말하기도 하고, 심할 때는 중풍을 말하기도 합니다. 풍으로 인한 감기는 땀이 나면서 온 몸이 아프고 열이 나며 콧물이 나고 목소리가 무겁기도 하며, 중풍은 정신을 잃는 것, 갑자기 쓰러지는 것, 말을 못하는 것, 말을 더듬는 것,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것,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 입과 얼굴이 돌아가는 것, 손발이 떨리고 쓰지 못하는 것, 목에 가래가 차는 것 등의 증상을 갖는 병입니다. 이처럼 한의학에서 말하는 풍은 무척 넓은 개념입니다. 반면 현대의학에서 말하는 중풍은 한의학 용어에서 빌려온 말로서 C.V.A.(Cele brovasicular Accident) 또는 뇌졸중이 공식 명칭입니다.
한의학의 풍병 가운데 일부분에 해당되는 좁은 개념의 풍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동의보감에 "봄에는 바람 때문에 병이 든다.(春傷於風)”고하여 봄바람에 건강을 다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하였습니다. 바람을 맞으면 외부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는 힘이 약해져서 감기에 걸리거나 심한 경우 중풍이 되기도 합니다. 또 봄에 바람을 많이 맞아 몸이 약해지면 여름에 설사병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풍병이 다른 병을 잘 만들어내고 증상이 자주 바뀌어 치료가 어렵다고 보아 상세히 기술하고 있습니다.
풍병의 소인은 첫째, 五志過極이라 하여 기쁨, 화남, 근심, 슬픔, 두려움 등의 정신적 흥분이나 과도한 스트레스입니다. 五志가 지나치면 몸에 화가 생기고, 이 화로 인해 바로 풍병이 생겨납니다. 갑작스러운 정신적 충격 이후 중풍이 된 분들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두번째는 비만입니다. 살찐 사람들은 몸속의 기운이 잘 소통되지 못하고 막히게 되어 풍병이 잘 걸립니다. 혈압이나 당뇨가 있으면서 중풍에 걸린 상당수가 배가 많이 나오고 살찐 사람들입니다. 세번째는 정력이 약한 사람들입니다. 우리 몸의 精氣가 튼튼한 사람들은 외부의 자극에 구애받지 않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반면 기운이 부족한 사람들은 陰虛陽實이라 하여 정력은 부족한데 火가 자꾸만 떠오르기 때문에 풍병이 잘 생깁니다. 풍병의 치료는 화를 내리는 淸熱法 또는 退熱法을 기본으로 하여, 증상의 정도에 따라 땀을 내는 汗法, 대소변을 소통시키는 下法, 氣를 보하주면서 痰을 없애는 補氣去痰法, 血을 보하면서 담을 없애는 補血去痰法을 씁니다. 처음엔 증상이 가볍더라도 금새 심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한의사의 관리 아래 체계적인 약물치료와 침술치료를 사용해야 합니다. 이후 후유증이 남는 것은 증상에 따라 재활치료를 병행합니다.
- 현대한의원 원장(02-822-5111)
- (주)민족의학신문사 회장
- 한국민족문화협의회 수석부회장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
제 336호 (2002. 2.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