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미래의 법조인에게 실제 재판을 체험하게 해주려고 나왔습니다."
28일 오전 '캠퍼스 열린 법정'이 개정된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모의법정(150석)은 재판을 방청하러 모인 학생들로 금세 가득 찼다.
낯선 장소에서 공개 재판을 진행하게 된 서울고법 행정3부 이태종 부장판사는 차분한 말투로 학생들에게 취지를 설명했다.
학생들은 긴장한 표정으로 소송 당사자의 변론을 경청했다. 복도 틈틈이 서서 양측의 주장을 받아 적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서울고법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지난해부터 시도된 '찾아가는 법정'의 연장선에 있다.
국내 대학 캠퍼스에서 실제 재판이 열린 첫 사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대법원 사례 등을 참고했다.
이날 재판부가 학생들 앞에 소개한 사건은 한국전자금융㈜이 서울 마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세금소송 항소심.
은행 소유가 아닌 현금자동지급기(CD VAN)를 관리하는 사업이 부가가치세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다.
원고는 법무법인 태평양, 피고는 정부법무공단이 각각 대리했다. 20분씩 스크린을 통해 화려한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였다.
소송 당사자나 제3자의 민감한 정보가 유출될 우려가 적고 법리 다툼이 뚜렷해 교육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사건 가운데 재판부가 직접 골라 양측에 사전 동의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서울행정법원은 과세 관청의 부가세 징수가 적법하나 가산세까지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결한 바 있다.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현장에서 합의를 거쳐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재판을 방청한 이하영(23·여) 학생은 "책에서 배울 수 없는 실무를 경험할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다"며 "오늘 본 당사자들의 모습이 앞으로 공부하는 데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