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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셈부르크, 조세회피처 오명 벗나
[2013-04-12 연합뉴스]
은행 비밀주의 철폐…금융업 위축 우려도

 

 

유럽의 조세회피처로 유명한 룩셈부르크가 은행 비밀주의를 철폐하고 금융산업의 투명성을 제고하겠다고 밝혀 향후 여파가 주목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역내 은행의 비밀주의 영업 방식을 제거해 탈세와 조세회피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역내 주요 5개국이 탈세 방지를 위해 은행 정보를 상호 교환하는 데 합의했다.

EU의 이런 움직임에 룩셈부르크가 동참할 의사를 밝혀 EU 역내 은행들의 비밀주의 철폐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룩셈부르크 정부는 오는 2015년부터 룩셈부르크 은행이 보유한 EU 시민의 계좌 정보를 자동 교환하는 시스템을 적용할 것이며 이를 통해 각국 정부가 자국법에 따라 과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10일 밝혔다.

앞서 룩 프리덴 룩셈부르크 재무장관은 국제사회의 탈세 규제 움직임에 호응해 룩셈부르크 은행들이 비밀주의 영업방식에서 점차 벗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덴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은행 영업의 투명성을 높이고 외국 조세 당국과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제적인 추세는 은행 간에 예금 정보를 자동으로 교환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히고 룩셈부르크 은행들은 이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조세회피 지역인 룩셈부르크가 선제적으로 은행 영업 비밀을 공개할 경우 다른 조세회피처의 은행 영업방식에도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당장은 룩셈부르크의 금융산업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룩셈부르크의 이런 입장 변화는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룩셈부르크는 외국 금융기관과 기업, 그리고 투자자들의 자금을 유치해 높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 룩셈부르크에는 전 세계 26개국에서 141개 은행이 들어와 있으며 3천800여개의 투자펀드가 영업하고 있다. 룩셈부르크의 투자은행들은 약 2조1천억 유로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산업의 발달로 룩셈부르크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EU 국가 중 최고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룩셈부르크 정부가 은행 비밀주의 철폐를 호언하고 나선 것은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은행 영업을 통해서도 금융업을 계속 발전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투자 펀드에 대한 세금을 낮게 유지하고 기업과 기업 이익에 대한 세율을 낮추면 펀드 및 기업 자금을 계속 유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예금 계좌에 대한 비밀이 유지되지 않으면 개인 자금은 물론, 기업 자금 유치에도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많다.

룩셈부르크 정치권에서도 은행 비밀주의 철폐 움직임에 대한 반발이 나오고 있다. 중도우파 민주당의 청년조직은 은행 비밀주의 철폐를 주도하는 프리덴 재무장관을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비밀주의를 고수할 것을 요구했다.

EU 초창기 창설 6개국 중 하나인 룩셈부르크는 국가 경제에서 금융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도하게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룩셈부르크의 금융 부문 자산은 GDP의 22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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