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11개국이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인 금융거래세(일명 토빈세)에 대한 반대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유로그룹)를 이끌고 있는 예룬 데이셀블룸 네덜란드 재무장관이 금융거래세 시행에 명백한 반대 의사를 밝혀 이 제도 시행 과정에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7일 유럽의회 경제 위원회에 참석해 네덜란드 재무장관으로서 금융거래세의 일방적인 시행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데이셀블룸 의장은 금융거래세는 금융서비스 비용을 증가시키고 투자 수익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연기금 운용에 치명적인 타격을 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금융거래세를 연기금에 적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데이셀블룸 의장의 이날 발언은 네덜란드의 입장을 밝힌 것이지만 그의 금융거래세 반대 입장은 유로존 전체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는 금융거래세 시행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네덜란드는 연기금에 과세하는 것을 철회하면 금융거래세 동참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EU는 연기금 과세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2월 금융거래세 시행계획을 공식화하면서 11개국 금융기관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의 금융기관이 과세 대상이라고 밝혔다.
비록 토빈세가 독일, 프랑스 등 유럽 11개국에서 도입됐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EU가 토빈세를 도입하는 데 대해 미국과 영국 등 금융 선진국들은 일방적인 과세 방침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유럽 최대의 금융 국가인 영국은 금융거래세 시행으로 영국 정부와 금융기관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지난달 유럽사법재판소(ECJ)에 정식 제소 절차를 시작했다.
영국 재무부는 소장에서 금융거래에 대한 세금 부과는 단기 채권 거래에 적절치 않은 부담을 주고 이는 각국 정부의 국채 발행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재무부 대변인은 EU 11개국이 시행하는 금융거래세의 영향은 다른 국가에도 미치기 때문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영국에 이어 룩셈부르크도 법적 대응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룩 프리덴 룩셈부르크 재무장관은 "금융거래세는 비시행 국가에도 무차별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제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에서 이 같은 방식의 과세가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