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기부금을 많이 냈다고 해서 뜻하지 않게 올 연말정산 때 '세금폭탄'을 맞을 것이라고 우려했던 고소득 거액 기부자들이 걱정을 덜게 됐다.
정부 관련부처가 관련법을 개정하기로 합의하고 올해 안에 시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복지부는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지난 3월부터 적용되는 개정 조세특례제한법(이하 조특법)을 애초 개정되기 전으로 원상복구하기로 했다.
조특법은 직장인의 1년 소득공제 액수 한도를 의료비, 교육비, 보험료, 신용카드 사용금액 등 7가지 비용에 지정기부금까지 합해 2천500만원으로 제한했다.
문제는 이 소득공제금액 중 비정부기구(NGO) 단체에 내는 불우이웃 후원금, 교회 같은 종교단체에 내는 헌금 등 지정기부금이 순서상 맨 뒤로 밀리면서 교육비 등 7가지 비용이 2천500만원을 훌쩍 넘으면 지정기부금을 아무리 많이 내도 소득공제금액이 줄거나 최악에는 소득공제를 한 푼도 못 받고 세금을 더 내는 결과를 빚게 된다는 것.
이를테면 1억700만원의 고액연봉을 받는 직장인이 1년간 헌금·후원금 등으로 1천만원을 냈다면, 지금까지는 1천만원 전액에 대해 소득공제를 받아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현행 조특법을 적용해 이 고소득 직장인이 교육비 등 7가지 항목에서 2천90만원의 비용이 나왔다면, 헌금·후원금으로 낸 1천만원 중 410만원까지만 소득공제를 받게 돼 작년보다 227만원의 세금을 더 내야 한다.
이 때문에 조특법은 걸음마 단계인 우리나라의 고액 개인기부 확산과 나눔을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결국은 기부문화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기부를 많이 하면 오히려 많은 세금을 내도록 하는 시대역행적 악법이란 원망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이와 관련, 국회에서도 조특법 개정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민주당 원혜영 의원과 시민단체들은 지난 5월초 토론회를 열어 조특법 재개정을 촉구했다.
한편, 현행 조특법은 국가·지방자치단체·학교·병원·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에 내는 '법정기부금'은 소득공제 종합한도에서 제외했기 때문에 이런 기관을 활용하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조특법을 재개정해 원래대로 되돌리면 앞으로 5년간 4천458억원의 세수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