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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2442]
[국세청기자실] 세수부족이 보내는 경고음

 

 

     감 일 근 CBS 기자

 

요즘 국세청은 세수확보 문제로 비상이 걸렸다. 국세청이 최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올 들어 5월까지 걷힌 국세는 82조 1262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9조원이 줄었다.


세수가 전년 동기보다 떨어진 것은 이례적이다. 경제 성장과 물가상승을 고려하면 조금이라도 올라야 정상이기 때문이다.


4월까지 70조 5천억원이 걷혀 전년 대비 8조 7천억원이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시간이 갈수록 세수부족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올해 세수목표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심각한 세수부족의 가장 큰 원인은 당연히 경기침체다. 하지만, 경기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


우선 지난해 예산을 짜면서 세수를 비현실적으로 높게 잡았다. 정권교체기에 새정부는 대선공약 이행에 필요한 예산을 대거 반영하고 임기말의 구 정부와 정치권은 세수에 대한 고려 없이 예산을 무책임하게 편성한 결과다.


지난해보다 16조원 가까이 예산이 증가했고 이 가운데 4조 8천억원이 복지와 관련된 것이다.

 

4·11 총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정치권에서 쏟아낸 복지 관련 공약이 예산에 반영된 결과다.

늘어난 예산에 세입을 짜맞추려다 보니 정부는 경제성장률을 4%로 높게 잡았다. 지난해 10월 박재완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국정감사 답변에서 “예산 편성과정에서 ‘주먹구구식’으로 성장률을 4%로 제시한 것”이라고 밝혀 논란을 빚기도 했다. 올해 성장률 수정전망치는 한국은행 2.8%, 정부 2.7%에 불과하다.


여기에 정부가 세원 확보를 위해 계획한 것들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도 세수 부족의 또 다른 원인이다. 


국세청은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올해만 6조원의 세수를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기득권층의 반발에 막혀 한계에 직면해 있다. 경제활동을 위축시킨다는 재계 논리에 역풍을 맞으면서 국세청의 조사는 눈에 띄게 약화되는 모습이다. 세무조사 중인 한 기업관계자는 조사가 시작될 때만 해도 백여명의 직원이 들이닥쳐 무섭게 조사를 벌였지만 최근 현오석 부총리가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기업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고 밝힌 이후 조사의 강도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고 전했다. 
세원발굴의 보고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국세청의 FIU(금융정보분석원) 정보 공유도 지난달에야 관련법이 통과돼 올해 세수확충에는 큰 효과를 얻기는 어렵게 됐다.


결국 정부는 지난 5월 17조 3000억원 규모의 추경예산을 편성하면서 부족한 세수를 매웠다. 엉터리 경제성장률로 인해 줄어든 세입 6조원 등 12조원이 예산부족분을 메우기 위한 것이었다. 이것으로도 세수 부족을 보전하기 어려워 2차 추경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세청은 세수를 조금이라도 늘려보기 위해 부가가치세 신고에 대한 ‘사후검증사전예고제’를 도입하는 등 갖가지 아이디어를 짜내보지만 역부족이다.


문제는 이같은 세수부족이 올해로 끝나지 않고 앞으로 계속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지난 대선에서 여야 후보를 막론하고 복지는 경제공약의 가장 핵심이었다. 경제력이 커지고, 민주화가 진전될수록 이는 거부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고, 대세다.


모든 선진국들이 거쳐갔던 과정처럼, 앞으로도 정치권은 유권자를 의식한 복지정책을 경쟁적으로 강화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재원(財源)인데, 우리 경제가 과거와 같은 고도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경기가 좋아져 세수가 증가한다 해도 급격히 늘어나는 복지재정 규모를 따라가기가 어렵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올해 세수부족 현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 경제의 강점이었던 ‘건전 재정’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는 경고음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는 북유럽의 건실한 복지국가의 길을 갈 수도 있고, 반대로 재정위기에 빠진 그리스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복지국가로 한 번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조세정의와 공평과세로 건전 재정을 확보하는 것과 함께, 정치권의 무책임한 공약 남발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성숙한 정치문화가 뒷받침 돼야 한다.


※위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세무사신문 제608호(2013.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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