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세금폭탄' 논란을 유발한 정부 세제개편안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원점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국회와 적극 협의할 것을 주문함에 따라 향후 국회 심의과정이 주목된다.
'조세법정주의'에 따라 세제개편안은 최종적으로 국회에서 결정하게 된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당장 이날 당정협의를 갖고 세제개편안 수정보완 방안에 대해 머리를 맞댔고, 민주당도 대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여당의 수정보완 검토내용과 민주당의 접근방향이 확연히 달라 양당의 간극을 좁히고 절충점을 도출해 내기까지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여당은 중산층에 대한 세부담 증가 기준점을 상향하고 근로소득공제율을 조정하는 수준의 세제 개편을 검토하는 반면, 야당은 대기업과 '슈퍼부자'를 겨냥해 법인세와 소득세 과세를 대폭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국회에서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불러 개최한 당정협의에서 세 부담 증가의 기준선을 기존 3천450만원에서 5천만원으로 올릴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기재부가 지난 8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은 총 소득 3천450만원 이상의 봉급생활자에게 세 부담을 더 지우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5천만원 이하의 봉급생활자는 사실상 중산층이라는 점에서 이번 세제개편안에 대해 '중산층 세금폭탄'이라는 공격의 빌미를 준 것으로 나타나자 세 부담 증가 기준선을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이와 함께 소득별로 차등 적용하는 근로소득공제율을 일부 높이거나 구간을 세분화함으로써 중산층에 대한 과세 부담을 줄이는 안을 검토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개편안에 따라 현행 15%에서 10%로 낮아질 예정이던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15%로 유지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내가 배운 헌법지식으로는 세금 문제는 국회의 전권"이라면서 "예산안과 달리 세금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안을 만들더라도 국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여당의 역할을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증세 부담을 최상위 소득계층과 재벌에 집중시키는 방향으로 자체 세제개편안을 마련 중이다.
소득세 최고세율 38%가 적용되는 과세표준 구간을 현행 '3억원 초과'에서 '1억5천만원 초과'로 바꿔 고소득자에 대한 세 부담을 크게 늘리는 방안이 민주당 대안에 포함될 예정이다.
현행 제도상 8천800만원을 버는 직장인이나 2억9천999만원을 버는 직장인이나 똑같은 비율로 세금을 낸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민주당은 또 과세표준 200억원 초과분에 대해 최고세율 22%를 적용하는 내용의 현행 법인세 제도를 과세표준 2억원 초과분에 대해 25%를 적용하는 것으로 조정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명박 정부의 '부자감세' 정책으로 완화된 법인세율을 그 이전 수준으로 환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기본적으로 조세부담률을 참여정부 수준으로 올린다는 방향"이라며 "이명박 정부에서 부자감세한 액수가 92조원 수준인데 그 이전으로 복구하기만 해도 자연스럽게 증세가 된다"고 설명했다.
정부 수정안과 민주당 대안은 9월 정기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다만 국정감사 등의 일정을 고려하면 세제개편에 관한 본격적인 국회 심의는 10월 하순부터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