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동환 세무사
Ⅰ. 문제의 제기
우리 나라의 자본주의 경제체계가 서구사회처럼 자생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아주 짧은 동안에 여러 단계의 자본주의 경제체계의 요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직수입되었기 때문에, 그러한 요소들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갈 자본주의 정신이 그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아직껏 혼돈(混沌)의 상태에 있는 것이다.
지난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과 이번 박근혜 정부의 국정지향점인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맞이한 일련의 국가조세정책은 새삼스럽게 세무사의 역할 등을 되돌아보게 하는 동기를 부여한 것 같다.
Ⅱ. 공공재와 관련된 정부의 역할
1. Pareto Optimum
국가자원의 배분이 시장 메카니즘(mechanism)에 맡겨져서는 사회적으로 희망하는 수준(Pareto Optimum. 파레토 최적)에 미치지 못할 경우, 국가는 공공재를 공급하여 Pareto Optimum에 근접하도록 하고 있으며(파레토 개선 / Pareto improve ment), 공해 등 외부불경제(外部不經濟)에 대해서도 시장 메카니즘에 의해서는 그 시정 비용을 기업이 부담하지 않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사회적 손실이 발생됨으로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되는 것이다. 이때 ‘사회적으로 희망하는 수준’은 보편성을 가질 수 없으므로, 그 나라의 경제적 수준이나 국민의 의식수준과 부합(附合)해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복지지출 수준은 OECD 국가들 중에서 하위그룹에 속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정부지출 중 복지지출 증가비율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보다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현재 낮은 복지지출 수준과 인구의 고령화 속도를 감안 할 때, 당연한 것이다.
문제는 다른 공공지출 규모의 축소이다. 축소할 수 없다면 국채를 발행하든지 아니면 증세로 갈 수 밖에 없다. 자원배분은 건전성(健全性)과 균형(均衡), 효율성(效率性)에 맞춰서 해야 할 것이다.
2. 지방정부(자치단체)간 자원배분과 Foot Vote
지방정부(자치단체)간 자원배분은 거주와 직접적인 관련성을 가진다. 어느 특정 계층을 위한 도시재개발이나 주거환경개선은 임시방편은 될 수 있지만, 항구적 방편은 아닌 것이다.
빈익인 부익부 현상이 개인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게도 엄연히 존재한다. 중앙정부는 광역시와 자치구간 및 도·시군간의 재원배분비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하여 자치단체간 자원배분의 편중성을 시정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중앙정부는 지방자치단체에게 충분한 교부금을 배정하고, 동시에 일부 세목은 지방세로 이양하여야 할 것이다. 배부른 중앙정부는 ‘정부의 실패’를 초래할 수 있지만, 가난한 중앙정부는 적어도 ‘실패’는 없기 때문이다.
3. 소득공제
대한민국 헌법 10조에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동 제14조 ‘모든 국민은 거주·이전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각각 규정되어 있다. 이는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 있다. (국가는)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국민 각자는) 행복을 추구해아 하며, 이에 국가는 최소한의 간섭에 그쳐야 된다.
인간의 존엄은 ‘최저생계’에 의존한다. 따라서 개인 소득자의 존엄은 ‘소득공제’의 규모에 의존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과세의 형평제고 및 과세기반 확충’라는 미명(美名)하에 ‘인간의 존엄’을 건드려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근로자들의 소득공제나 세액감면 등을 축소해서는 안 되고, 오히려 더 늘려야 된다.
4. 형평과세
형평(衡平)이란 균형(均衡. Balan ce)이다. 이런 형평성 측면에서 볼 때, 현행 조세법상의 각종 감면이나 비과세, 공제규정은 점차적으로 폐지되어야만 한다. 법인세도 폐지 내지는 비례세율구조로 가야 할 것이다. 소득에 대한 이중과세이기 때문이다. 뭐든지 투명해야 되고 단순(simple)해야 한다.
조세우대조치는 최소한에 그쳐야 된다. 마찬가지로 조세중과조치도 최소한에 그쳐야 된다. 이런 면에서 현행 조세법상의 가산세규정을 대폭 축소하여야 한다.
조세우대와 중과제도가 복잡해질수록 조세법 자체가 형해화(形骸化)되기 때문이다.
5. 정부의 실패
경제규모가 커질수록, 국민의 요구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이것은 우연(偶然)이 아니라, 필연(必然)이다. 그러면 상대적으로 느는 것은 공공지출이다. ‘작은 정부’인가 혹은 ‘큰 정부’인가는 국가 공무원의 머릿수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재정지출규모에 달려 있는 것이다. 따라서 어느 국가이건 간에 풍선처럼 점점 커지는 ‘큰 정부’로 갈수 밖에 없다.
당장 급한 사업이 아니면 증세(增稅)개시시기도 좀 더 늦추어야 할 것이므로, 여야 모두 머리를 맞대어 좋은 방법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
Ⅲ. OECD 국가에 있어서 세수구성의 국제간 비교(OECD "Revenue Statistics“ 1965-2011)
재정학에서 말하는 ‘세원’은 소득, 재산, 소비이다. 가장 이상적인 과세는 소득에 대한 100%과세이나, 이는 현실적으로 각종 감면이나, 비과세 등의 이유로 이루어 질 수 없다. 따라서 소득과세의 보완세로서 재산과세나 소비과세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소비세는 ‘비례세율’ 구조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조세부담의 역진성이 발생한다. 즉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심화된다는 것이다.
소득과세나 재산과세의 경우 ‘누진세율’ 구조를 취하고 있다. 이는 소득재분배정책에 기인한다.
소득과세는 OECD 국가 34개국 중 24위(36.5%)로서 OECD 국가평균 44.3%에 못 미치고 있으며, 23위는 체코(36.9%)이고, 프랑스가 35.8%로 25위를 점하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선진국의 대부분은 50%를 상회하고 있다. 일본은 51.3%로서 9위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경우 음성, 불로소득에 대한 과세나 금융소득과세를 강화하는 정책은 올바른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소비과세의 경우, 우리 나라는 17위(44%)로서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데 매년 진급(?)하여, OECD 국가평균 46.2%에 근접하고 있다. 이것은 곧 빈익빈 부익부의 정착화의 ‘신호’라고 보면 될 것이다. 상당히 의미있는 지표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소비세 중 부가가치세는 전단계세액공제법에 따라 계산하고 있으며, 필연적으로 세금계산서제도가 전단계세액공제법의 핵심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세계 어느 국가건 간에 ‘이중과세’는 피하고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어서, 소득세법이나 법인세법 등에 이중과세 조정장치를 두고 있다. 그러나 부가가치세법의 경우 ‘매입세액불공제’는 명백한 이중과세인 것이다. 이유야 어떻든 정상적인 거래로 인하여 수취한 세금계산서의 경우에는 무조건 매입세액을 공제해 줘야 한다.
세금계산서발행 및 제출공제는 못해 주더라도, 정상적인 거래인 이상 매입세액은 공제가 되어야 한다.
한편, 현행 부가가치세법상의 ‘면세’규정을 ‘영세율’을 적용하여 조세부담의 역진성을 대폭 완화해야 할 것이다.
재산과세(자산과세)의 경우에는 의외로 2위(19.5%)이다. 1위는 프랑스로서 23%이고, OECD 국가평균 9.4% 이다. 기부금 공제제도를 활성화해야 할 것이다.
Ⅵ. 전문가가 변해야 된다
그람시(Antonio Gramsci)는 프롤레타리아(Proletariat), 즉 국민들의 변화나 의지만을 외칠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수족(手足)이라 할 수 있는 ‘전문가집단’이 변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전문가 집단이 그 사회의 발전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정의(正義)는 균형(均衡)에서 비롯된다. 국가와 국민의 사이에서 우리 세무사는 국가(정부)도 이해하여야 하고, 국민도 이해하여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어느 한쪽 편을 들어서는 안 된다. 조세법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지는 이 균형점에서 판단하면 될 것이다. 우리만의 이익이 아니라 거시적 관점에서 조세법을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조세전문가로서의 시야를 넓혀서, 정부에 시정을 요구할 것은 끊임없이 줄기차게 요구하고, 국민에게 양해를 구할 것은 그렇게 해야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세무사들의 의견수렴이 선행되어야 한다. 매일같이 공청회를 열어서 의견을 수렴해야 되는 것이다. 지금처럼 산발적 의견수렴에 그쳐서는 안 된다. 지역에서 의견이 수렴되고 본회에서 정리를 함으로서 수미일관된 주장을 펼칠 때, 모두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실력자를 만나는 것(陰地)은 그 다음의 일이다. 또한 그것이 누구의 치적(治積)이 되어서도 안 된다. 치적이 쌓일수록 세무사회는 분열되기 마련이다. 균형을 갖춘 수미일관된 의견(陽地)과 음지(陰地)에서의 활약이 또 다른 균형을 이룰 때, 조세전문가로서 우리 세무사는 더욱 성숙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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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사신문 제611호(2013.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