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롯데월드호텔에서 열린 아시아·오세아니아 세무사협회 (AOTCA)에 참석한 안정남 국세청장은 "우리 세무사와 세무관서가 협력 자의 관계를 뛰어 넘어 동반자 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고마운 메시지 를 전달한 바 있어 대단히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뜻 있게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 세무사와 세무관서의 거리가 어느 정도인가에 대 해서는 보는 이에 따라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일방적인 관계가 아닌 동반자 관계가 되어야 한다 고 본다. 우리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일본의 경우를 참고하여 보면 세 리사와 세무관서가 정말로 동반자 관계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필자 가 1979년 일본 국세청 초청 코롬보 연수과정에서 서로 만나 친구가 된 미야지(宮地秀門)씨라는 분의 말에 의하면 일본의 세무서장은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는 오후시간에 세리사 지부(우리나라의 협의회에 해당) 사 무실을 방문하여 세리사 간부들과 업무 협의를 하고 저녁식사를 하는데 한번은 세리사 지부장의 접대를 받지만 다음에는 세무서장이 세리사 간 부들을 접대하는 것이 관례화되어 있다고 한다. 일본의 세무서장은 세리사 단체는 물론 라면, 주류, 청량음료 등 업 종별 성실조합 간부들과 정례간담회를 갖고 애로 및 건의사항을 수용하 여 세무행정에 반영하는 일을 맡고, 세무관서 내부의 각종 업무는 분야 별로 3명(小세무서는 1명)의 부서장을 두고 이들의 책임하에 전결 처리 하되 아주 중요한 안건만 서장에게 보고하고 결재를 받는다고 한다.
그리고 일본의 경우에는 각종 신고 등을 함에 있어서 납세자가 세무관서 를 직접 방문하는 일이 거의 없고 오직 세리사를 통해서만 신고 등을 한 다고 한다. 그러한즉 우리도 세무사와 세무관서의 관계가 동반자의 관계 가 되려면 적어도 일본정도의 관행이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어떠한가를 살펴보기로 한다. 안정남 청장 취임 이 후 "옳고, 맑고, 바르고, 당당하게”라는 정도세정의 깃발을 들고 나와 "기능별 조직체계”로 세무관서를 일대 혁신하였으며, “지역담당제”를 폐지하여 세무공무원과 납세자와의 접촉할 기회를 줄이고 각종신고 등은 세무대리인을 통하여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필자가 이번에 세무사회장에 출마를 하면서 여러 회원들과 의 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몇 가 지를 소개하면 이러하다.
개업한 세무사들이 세무관서에 갔을 때 자리를 권하지도 않는 등 푸대접으로 자존심을 상할 때가 많았다고 하고, 그 동 안 국세청에서 각종 신고(소득, 법인, 부가)를 함에 있어서 전산매체를 제출하게 하는 등 국세청의 업무를 세무사에게 아무런 원가보상 없이 떠 넘기는 방식의 일방적인 세정운영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혹자는 세무관서에서 우리 회원들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운다 고 불평하면서 국세청 당국과 대결구도를 조성하여야 한다는 의견을 피 력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일리가 있는 말이기는 하지만 앞으로는 세무관 서와의 관계가 이와 같이 일방적인 관계가 되어서는 안되고 상호주의에 의해서 주고받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해관계가 밀접한 관계당국과의 유대감이 소원해지거나 대결구도로 가는 경우 업무추진이 원할하지 못하게 될 것은 자명하다.
유관기관과의 협력없이는 일을 할 수 없는 우리 세무사회의 경우에도 세무관서와 근본 적으로 협력관계를 기조로 하면서, 세무사들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주는 것에 대해서는 대안을 제시하거나 세액공제 등을 받아내는 것이 바람직 한 방향이라고 본다. 우리 세무사가 세무관서에 대하여 원할한 협조가 되지 못한다면 세무 사의 일상업무가 타 자격사인 공인회계사나 경영지도사 등에게 개방될 수밖에 없을 것이고 특히 기회 있을 때마다 기장대리업무를 노리고 있 는 12,000여 경영지도사에게 빌미를 주게 된다면 우리 세무사의 존립 자체가 어려워지리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의사나 변호사는 그들이 유고시에 그 업무를 대체할 전문가 집단이 없 지만, 우리 세무사들의 경우에는 의사나 변호사, 공인회계사와 같은 고 유한 업무가 많지 않기 때문에 對 관청관계에서 일정한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세무관서의 근무자들도 퇴임 후에는 세무사 개업을 할 사람이 많기 때 문에 우리 세무사회에서는 이들과 서로 협력하며 선린의 관계를 유지하 여 건실한 동반자로 발전시켜 나간다면 우리 세무사의 권익보호와 업무 영역의 확장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제 310호 (2001. 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