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전 업무와 관련이 있는 곳에 취업하는 퇴직 공직자가 여전히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참여연대는 작년 6월∼올해 5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취업이 가능하다고 통보한 퇴직 공직자 288명 중 246명을 상대로 취업한 업체와 퇴직 전 업무 사이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경향이 나타났다고 23일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업무 특성상 정보 입수와 업무 관련성 판단이 어려운 감사원, 대검찰청·법무부, 국가정보원 등 부처 퇴직자 42명은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
분석 결과 246명 중 128명(52%)이 퇴직 전 소속 부처 업무와 관련된 기업이나 단체에 취업한 것으로 의심됐다. 128명 중 25명(19.5%)은 퇴직 전 부서 업무와 밀접하게 연관돼 공직윤리법상 취업이 제한되는 업체 등에 취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처별로는 국방부 출신 44명 중 19명이 퇴직 전 근무 부처와 관련이 있는 업체에, 11명은 취업제한 대상 업체에 취업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찰청 출신 38명 중 18명은 퇴직 전 부처 관련 업체에, 2명은 취업제한 업체에 취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례로 2011년 지방경찰청에서 퇴임하고 경비업체의 고문으로 재취업한 A씨의 경우 참여연대는 "경비입법에 따라 경찰청장과 지방경찰청장이 경비업체의 허가나 지도·감독 권한을 가지는 만큼 경찰청과 경비업체는 직무연관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재직 시 담당하던 공장의 본사에 사외이사로 참여한 국세청 전 고위공직자, 지방국토관리청 공사를 수주한 업체의 부장으로 부임한 국토해양부 전 관계자 등도 포함돼 있다.
2011년 개정된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퇴직한 고위 공직자들은 퇴직일부터 2년간 퇴직 전 5년 동안 속했던 부서 업무 관련 기업이나 단체에 취업할 수 없다. 또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로부터 취업제한 여부를 의무적으로 확인받아야 한다.
참여연대는 "공직자윤리법이 직무 관련성의 범위를 근무 부서 등으로 좁게 규정하고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여전히 온정적이고 소극적인 판단을 해 퇴직 공직자들이 실질적인 이해 충돌이 존재하는 기업으로 재취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행 업무연관성 판단 범위를 부서에서 부처로 넓히고 연관성의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2006년부터 매년 퇴직 공무원의 재취업 현황을 분석한 '퇴직 후 취업제한제도 운영 실태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