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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2603]
[판례평석] 수입금액 없다면 신고 안해도 된다?
- 대법원 2013.08.22. 선고 2011두17769 판결 -
김정식 세무사

         김정식 세무사

 

 

<주요쟁점>
1. 심사청구와 심판청구가 동시에 제기된 경우의 취급
2. 사업자등록 전의 지급이자가 필요경비로 인정되는지의 여부  

 

 

Ⅰ. 사건의 개요

 

① 원고 甲은 부동산 목록(이하 ‘목록’으로 줄여 표현하기로 한다) 1·4를 임대하고, 2004년 귀속 임대부동산의 수입금액을 25,243천원(필요경비 62,534천원), 2005년 귀속 임대부동산의 수입금액을 38,685천원(필요경비 61,454천원)으로 하여 각 소득금액을 계산하여 종합소득과세표준확정신고를 하였다.

 

② 2005년 중에 목록 2·3을 취득하면서 은행에서 98억2천만원을 대출받고, 그에 대한 지급이자 3억7백만원을 지급하였다. 해당 부동산을 취득하고도 바로 임대사업을 개시하지 못하고 2006.6.1.에 이르러서야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사업을 개시하였다.

 

③ 피고 乙세무서장은 2007.11.20. ~2008.2.28. 갑의 사업장에 대해 세무조사를 한 결과 甲이 각 부동산의 임차인들의 명의로 된 차명계좌로 임대수입금을 받거나, 임차인들과 이중계약서를 작성하는 등으로 누락된 임대수입금액이 2004년 208,230천원, 2005년 285,209천원에 달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당초신고 된 수입금액에 누락된 수입금액을 합산한 다음 기준경비율로 추계하는 방법으로 과세표준을 산출하여 2004년 귀속분 종합소득세 76,208천원, 2005년 귀속분 종합소득세 100,867천원을 각 경정·고지하였다(이하 ‘이 사건’이라 한다).

 

④ 이에 갑은 乙세무서장의 추계경정이 위법하다며 목록 1·4의 부동산취득을 위한 대출금 19억7천만원에 대한 지급이자 1억2천만원과 관리인 인건비 9천만원, 위 ②에서 설명한 목록 2·3의 취득자금(대출금)에 대한 지급이자 3억7백만원과 관리인 인건비 6천만원에 대한 필요경비가 당초신고에서 누락되었음을 주장하며 불복하였다.   

 

⑤ 갑은 불복과정에서 2008.7.14. 같은 날 심사청구와 심판청구를 각각 제기하면서 심사청구서와 심판청구서 겉장만 제출하였을 뿐 불복이유서나 증거자료들은 첨부되지 않았다. 또한 각 청구서에 불복의 대상인 ‘종합소득세 부과처분’이라는 것만 표시하였을 뿐 과세연도는 물론이고 세액까지도 기재하지 않았다.

 

⑥ 이에 국세청장은 갑에게 2008. 8.18.까지 주장내용과 그에 대한 입증서류들을 제출하도록 보정요구(보정요구송달일은 2008.8.5.)를 하였으나 甲이 응하지 아니하자, 2008.8.20. ‘보정요구에 응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심사청구를 각하하였다.

 

⑦ 그 후 갑은 2008. 8월 말경에야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이유서와 입증서류를 제출하였다. 조세심판원은 2008.10.8. 갑이 ‘국세기본법 제55조 제9항을 위반하여 심사청구와 심판청구를 중복하여 제기하였고, 국세청장이 심사청구에 대하여 이미 각하결정을 하였으므로 갑의 심판청구는 조세심판원의 심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갑의 심판청구를 각하하였다.

 

⑧ 갑은 계속 실액과세를 주장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으나 1·2심에서 모두 기각 당하였다. 다만, 2005년 귀속분의 지급이자 부분에 대해서는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되었다.

 

Ⅱ. 판결의 요지

 

1. 1심(행정법원) 및 2심(고등법원)의 판결요지
 
제1심 법원에서 甲과 乙세무서장의 주장을 아래와 같이 각각 구분하여 판단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10.08 .13.선고 2008구합45825).


첫째, 본안심리를 하기 전에 乙세무서장은 본 사건은 심사청구 및 심판청구에서 모두 각하결정되어 필요적 전치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부적법한 소(訴)라는 이유를 들어 ‘본안 전 항변’을 하였다. 이에 대한 1심의 판단은 심사청구와 심판청구 중 어느 하나의 결정을 거치지 아니하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없고 또 심사청구와 심판청구를 중복하여 제기할 수 없다 할 것(기본법 55,⑨)이나, 국세청장이 정당한 보정요구에 응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심사청구를 각하함으로써 심사청구와 심판청구의 중복상태가 심판청구 각하결정 전에 이미 해소되었고, 또 甲이 심판청구 각하결정 이전에 이미 불복의 대상과 불복의 이유를 기재한 청구이유서 등을 조세심판원에 제출하였으므로, 심판청구 각하결정 당시 원고의 심판청구는 그 본안 심리요건을 갖추었다고 할 것임에도 조세심판원은 심사청구가 이미 각하되어 심판청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심판청구에 대하여 각하결정을 하였기 때문에 甲은 이 사건 처분에 대하여 적법하게 국세기본법 제56조 제2항이 규정한 심판청구절차를 거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乙세무서장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는 판결하였다(이 부분에 대해 乙세무서장은 더 이상 다투지 아니하였다).


둘째, 甲의 주장인 ⅰ)목록 1?4번에 대한 2004년과 2005년의 임대소득금액 계산상 일부 필요경비의 누락과 관련된 부동산취득자금(대출금) 19억7천만원에 대한 지급이자와 관리인 인건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근거를 밝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았고, ⅱ)목록 2·3번 부분에 대해서는 2006.6.1.에 사업자등록을 하고 임대사업을 시작하여 2005년 귀속 임대수입금이 없어 신고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소득세법상 수익?비용대응의 원칙상 해당 부동산의 취득과 관련된 대출금의 이자 등은 필요경비로 공제될 수 없다고 하면서 위 주장을 모두 기각하였다(이 부분에 대한 고법의 판결은 일부 자구(字句)를 추가하였을 뿐 1심 판결의 내용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2. 대법원판결의 요지

 

부동산 임대사업자가 자금을 차입하여 임대사업용 부동산을 취득한 경우, 그 지급이자 중ⅰ)그 취득일까지 지출된 금액은 당해 연도의 부동산 임대소득을 계산함에 있어서는 필요경비로 불산입하는 대신 이를 자본적 지출로 보아 원가에 산입하여 나중에 그 사업용 자산을 양도할 때 비용으로 인정하지만 ⅱ)그 차입금에 대한 부동산 취득일 다음날부터의 지급이자는 비록 그 부동산으로부터 당해 연도에 임대수입을 얻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개인적 용도로 전환하여 사용하였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연도의 필요경비에는 산입하여 부동산 임대소득을 계산하여야 한다. 이 사건은 취득일로부터 1년 정도가 지나서야 그에 관한 임대사업자등록을 하였지만 그 사이에 임대사업용이 아닌 개인적인 용도 등으로 전환하여 사용한 것은 아니므로 2005년 중에 목록 2·3 부동산의 취득자금에 소요된 차입금의 이자가 있다면 취득연도에 그 부동산으로부터 얻은 임대수입이 있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그 취득일의 다음날부터 지급된 이자는 임대소득을 계산함에 있어 해당연도의 필요경비로 공제되어야 한다.

 

Ⅲ. 평석

 

1. 쟁점의 소재

 

본 건은 누락 임대수입금액이 워낙 많아 처분청이 추계경정한 처분에 대해 甲은 당초에 신고되지 아니한 인건비와 지급이자 등을 필요경비에 산입하여 실액과세를 주장한 사건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목록 1·4번에 대한 2004년과 2005년의 임대소득금액 계산상 일부 필요경비의 누락과 관련된 부동산취득자금(대출금) 19억7천만원에 대한 지급이자와 관리인의 인건비에 관해서는 증거의 취사선택 및 평가는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사실심법원의 전권에 속한다는 이유로 甲의 주장은 기각되고, 나머지 지급이자 부분에 대해서는 파기환송되었다. 그러나 1심 판결을 포함하면 이 사건의 쟁점은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첫째로 심사청구와 심판청구서가 동시에 제기되어 심사청구 단계에서 각하한 청구를 심판청구 단계에서도 각하할 수 있는지의 여부와 둘째로 세입자가 없어 임대사업장을 비워 두었다가 상당 기간이 지난 후 사업자등록과 함께 임대사업을 하는 경우 사업자등록을 하기 전에 지급한 지급이자가 필요경비로 산입될 수 있는지의 여부이다.

 

2. 해설

 

가. 심사청구와 심판청구가 동시에 제출된 경우 각 청구서의 효력


국세심사사무처리규정 제5조에 따르면 ⅰ)이의신청 또는 심사청구와 감사원심사청구를 중복 제기한 경우에는 감사원심사청구를 제기한 것으로 보며, ⅱ)이의신청과 심판청구를 중복 제기한 경우에는 불복청구인의 의사를 문서로 확인하여 처리하고, ⅲ)심판청구와 심사청구를 같은 날 제기하거나, 심판청구를 제기한 이후 심사청구를 하는 경우에는 심사청구를 각하하는 결정을 하며, 반대로 심사청구를 제기한 후 심판청구를 제기한 경우에는 심판청구가 각하 대상으로 취급하여 심사청구 절차를 속행하며, ⅳ)심판청구서 또는 감사원심사청구서를 접수한 때에는 위 ⅰ)~ⅳ)에 따른 중복 제기 여부를 확인하여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처럼 심사청구 및 심판청구가 같은 날 제기되었다면 위 ⅲ)의 전단의 규정에 따라 보정요구에 응하였는지의 여부에 불구하고 심사청구는 각하의 대상이 된다.


그런데도 국세청이 심사 및 심판청구가 같은 날 제기 되었음을 알지 못해서 그랬는지 알 수 없으나 심사청구 단계에서는 보정요구를 할 것도 없이 심사청구와 심판청구가 같은 날 제기되어 위 사무처리규정에 따라 각하하였다는 이유를 기재하면 그것으로 족할 것을 위 규정과는 달리 보정요구를 한 후 그에 대한 응답이 없자 각하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위 사무처리규정을 국세청 스스로 위반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다. 만약 그렇게 하였더라면 심판청구 단계에서 심리를 속행하여 청구인의 주장에 대한 인용 여부를 가렸을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쨌건 1심 행정법원은 심사청구와 심판청구가 같은 날 중복하여 제기되었지만, 심판청구 결정을 내리기 전에 이미 국세청장이 각하 결정함으로써 중복상태가 해소되었기 때문에 심판청구 단계에서 심리를 거쳤어야 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내비치면서 乙세무서장의 ‘본안 전 항변’을 이유 없다고 판단하여 甲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점에 대해 乙세무서장도 더 이상 다투지 아니하여 그대로 확정되었다. 결론적으로 1심판결은 납세자의 적극적인 권리구제 차원에서 내려진 타당한 해석으로 판단된다.

 

나. 사업자등록 전에 지급한 이자의 필요경비 

 

사업용고정자산(부동산)의 취득자금에 소요된 차입금의 이자가 있는 경우, 매매대금이 완불된 날까지는 자본적지출로 하여 해당 자산의 원본에 가산하여야 하고, 취득일의 다음날부터 지급된 이자는 해당연도의 필요경비로 공제된다(소령 75). 이 규정은 계속사업자는 물론 신규사업자의 경우에도 적용된다는 점에 이론(異論)이 있을 수 없다. 다만 이 사건처럼 사업자등록을 하기 전에 지급이자의 지출이 있는 경우 이를 어떻게 취급하여야 되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을 수 있다.


사업자등록의 법적 성질이 정부의 공부(公簿)에 등재하였다는 사실을 공적으로 증명하는 공증행위에 속한다고 할 수 있어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았다고 하여 등록 전에 일어난 여러 가지 회계적 과정까지 부인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부동산임대사업자가 부동산 취득 후 임대수입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 부동산을 개인적 용도로 전환하여 사용하였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연도에 발생한 필요경비는 비록 결손금으로 표시될망정 인정되어야 한다. 이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은 취득일로부터 상당기간(1년 이상)이 지난 뒤에 사업자등록을 하였지만 비어있는 사이에 개인적인 용도 등으로 전환하여 사용한 것이 아닌 이상 필요경비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것이다.


어떤 사업이든 사업을 처음 개시하면 수입금액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도 개업비 등 필요경비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특히 12월 등 하반기 중에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도 그 해의 수입금액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수익비용대응의 원칙을 빌어 필요경비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수익비용대응의 원칙을 오해한 해석이 아닐 수 없다. 개인기업의 경우 수입금액이 없으면 신고조차 할 필요도 없다는 일반인의 사고(思考)가 그 이듬해에 금전적 손해로 이어진다는 점을 깨우쳐 주는 좋은 판결이라고 생각된다.
 


세무사신문 제615호(2013.11.1.)

 

 [조회: 2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