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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2228]
[국세청기자실] 누가 ‘투명사회’로 가는 길목을 가로막았나

 

김진영 조세일보 기자

 

지난 14일 개정된 FIU법(특정금융거래정보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예열’을 마치고 본격 가동됐다.


박근혜 정부 출범 초부터 FIU법 개정문제는 뜨거운 이슈였다. 증세 없는 복지재원 마련을 목표로 한 박근혜 정부 입장에서 FIU법 개정은 매우 절실한 과제였다. 어디서 생성된 돈이 어디로 흘러가 만들어졌는지 조차 불분명한 지하경제를 양성화해 세수를 창출해 내겠다는 ‘창조세정’의 핵심 기반이 FIU법 개정이었다.


금융정보분석원(FIU)가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금융거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면 수 조원의 세수가 더 확보될 것이라는 과세기관(국세청, 관세청)의 큰소리도 한 푼의 돈이 급한 박근혜 정부의 말초신경을 자극했다.


지난 십여 년 동안 지루한 찬반 논쟁만 거듭했던 FIU법 개정 논의는 새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동력 삼아 ‘LTE급’ 속도를 냈고 결국 해가 넘어가기 전 결실을 맺었다.

 
그동안 조세범죄(탈세)와 관련한 세무조사, 즉 조세범칙조사에 필요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FIU 금융거래정보를 활용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수시 또는 기획세무조사 대상 선정 과정에서부터 FIU 금융거래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종전과는 다른 광폭의 정보공유가 가능해진 것처럼 보이지만, 당초 국세청이 원했던 수준이 모든 FIU 금융거래정보의 실시간 수급 및 활용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쪽도 아닌 반의 반쪽 짜리 법개정이라는 혹평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적법한 절차를 거쳐야만 정보를 넘겨받을 수가 있다. 특히 개정 FIU법 시행시점이 연말이 다 돼서야 잡히면서 1년의 시간을 까먹었다. 결과적으로 목표했던 수준의 법개정을 기반으로 매년 2조3000억원씩, 5년 동안 총 11조6000억원 수준의 추가세수를 확보하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목표에 중대한 ‘결함’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가 빚어진 원인과 책임소재를 반드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사실 지난 십 수년간 FIU 금융거래정보의 과세당국 활용 길이 좁았던 이유는 검찰의 ‘정보독점주의’ 때문이었다.

 

갑자기 웬 검찰? 이라는 의문을 가질 법도 하다. 정부조직법상 FIU는 금융위원회 산하 조직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FIU의 금융거래정보를 좌지우지 해왔던 것은 검찰이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동안 검찰이 FIU로 집적되는 금융거래정보 중 소위 ‘알짜배기’를 독점, 수사 등에 활용해 왔고 타 기관과의 원활한 정보 공유 루트를 차단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국회에서 FIU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도 검찰 측의 반발로 상당한 시간을 허비했다는 이야기들도 전해지고 있다. 오죽했으면 FIU법 개정의 진짜 의미를 검찰권력 견제에서 찾아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을 정도다.

검찰의 조직이기주의, 정보독점주의가 지하경제 양성화라는 공평사회 구현으로 가는 길목을 차단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일반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분개할 일이 아닐 수 없다.


국세청의 책임도 있다.

 

FIU법 개정을 둘러싸고 과거와 현재에 벌어졌던 논란의 핵심 중 하나는 ‘개인정보 오남용’ 가능성이었다. 즉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핑계로 개인들의 금융거래정보를 수집해 정작 이용해야 할 세무조사가 아닌 다른 부분에 활용하거나 정보를 유출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FIU법 개정 반대론자들의 논거였다.


현대 사회에서 개인정보보호의 중요성은 점차 증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반대론자들의 논거는 확실히 탄탄하다. 하지만 반대론자들의 논거 이면에는 국세청에 대한 ‘불신’이 자리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세히 설명할 필요도 없다.

 

국세청의 과거 어두운 행적들 때문이다. 사실 국세청만큼 개인정보 보호를 철저히 하는 정부 조직도 없다. 하지만 과거에서 비롯된 국세청에 대한 불신은 지루한 ‘입씨름’ 반복으로 십 여 년의 세월을 잃게 만든 원인이나 다름없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이제 막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상자 안에 들어있는 것이 금덩이이건 돌덩이이건 국세청은 이를 통해 지하경제 양성화라는 궁극의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쉽지 않은 여정이 될 것이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세청의 향후 행보가 성공적이었으면 한다. 그래야만 한층 투명하고 공평한, 대한민국이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김   진   영 조세일보 기자

 

※위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세무사신문 제617호(2013.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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