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기부금영수증 부당공제자에 대한 표본조사 선정과정에서 세법에서 규정한 표본대상자를 10배 이상 초과해 선정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지적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국세청이 그간 강조해 온 ‘원칙과 세법에 따른 세무행정’은 그저 말 뿐이라는 비난에 직면하게 된다.
지난달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현미 의원(민주당)은 국세청이 기부금 부당공제자에 대한 표본조사를 실시하면서 현행 소득세법과 시행령에서 지정한 표본조사 기준을 무려 14배 가량 초과해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국세청은 기부금 공제를 받은 납세자 가운데 약 2만명을 표본으로 선정해 각 지방청과 일선세무서에 검증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부금부당공제 표본조사는 격년으로 실시 중으로 국세청은 2011~2012년 귀속연말정산 기부금부당공제를 적출하기 위해 지난해 5월 기부금영수증 발행처를 대상으로 검증작업에 착수했으며, 3개월 뒤인 8월부터 기부금공제를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납세자 2만명을 선정해 지방청과 일선세무서에 조사를 지시했다.
그러나 2012년 귀속 연말정산시 100만원 이상 공제를 받은 납세자는 약 140만명으로, 현행 세법상 조사대상 표본 규모는 1천400명 이상을 결코 넘을 수 없음에도 국세청이 2만명을 표본조사로 선정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현행 소득세법시행령 제226에서는 기부금 소득공제액이 100만원 이상인 납세자의 1천분의 5에 해당하는 인원을 표본조사토록 규정하고 있으며, 개정이전인 지난해 2월14일 이전까지는 1천분의 1에 해당하는 인원만을 표본조사토록 했다.
결국 현행 세법과 시행령에서 규정한 부당공제 표본조사 대상 기준을 국세청 스스로가 어긴 셈으로, 법적 근거도 없이 근로자들에 대한 무리한 조사를 진행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김현미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 16일 국세청 담당자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며, “법과 원칙에 입각한 조사를 누누이 강조해 국세청이 법적 근거도 없이 내키는 대로 납세자를 조사한 것은 명백한 위법”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월권적인 표본조사를 누구의 지시로 진행했는지는 물론, 해당 결과는 어떠했는지에 대해서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세청은 부당기부금공제 표본조사 결과 조사대상자의 80%가 허위영수증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하는 등 성실신고를 위한 것임을 강변하고 있으나, 김현미 의원은 “작년 한해 8조원이나 펑크난 세수확보를 위해 법령을 어겨가면서까지 무리하게 조사를 확대·강화한 것”이라고 질책했다.
세무사신문 제621호(201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