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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닥터 지바고의 죽음
<추운 겨울철 ‘심혈관 질환’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

 

이현석 현대중앙의원장

 

연초에 오랜만에 TV에서 벤허, 쿼바디스와 같은 5,60년 전 영화들을 방영하였다. 그 중에는 오마 샤리프가 주연한 1965년 작품인 닥터 지바고도 있었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러시아 작가 파스테르나크의 대표작을 영화한 작품이다. 영화 끝 무렵에 전차를 타고 가던 지바고가 거리를 지나가는 그의 연인 라라를 발견하고 전차에서 내리지만 끝내 가슴을 움켜잡고 쓰러져 사망하는 장면이 나온다.


도대체 그날 무슨 일이 있었기에 주인공은 그토록 사랑하는 여인을 눈 앞에 두고 죽어가야 했는지 한 번 살펴보기로 하자. 우선 전차를 타고 가다가 라라를 발견하면서 극도로 흥분하게 된다.

 

이 경우 맥박이 빨라지고 혈압이 올라가면서 심장은 더 많은 산소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따듯한 전차에서 추운 모스크바 거리로 내려오면서 몸이 차가워진다. 따라서 체내의 혈관들이 수축하여 충분한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게 되는데 이 중에는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도 포함된다.

 

또한 라라를 향해 소리를 지르며 뛰어가는 행동은 인체의 많은 에너지와 혈액공급을 요구하므로 심장이 더 많은 일을 하게 된다. 따라서 심장은 평소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해야 하나 심장으로 산소와 에너지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은 수축하여 결국 심근경색이 와서 쓰러진 것이다.


픽션인 닥터 지바고를 예로 든 것은 실제 상황으로 보아도 무리가 없을 만큼 의학적 검증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심장은 우리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단 1분도 멈춰서는 안 되며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골고루 혈액을 보내줘야 하므로 심장 자체에서 필요로 하는 혈액량도 적지 않다.

 

심장으로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심장에서 대동맥이 나오는 부위에서 두 가닥의 혈관이 나와 심장을 감싸고 도는데 그 모습이 관(crown)같이 생겼다고 하여 관상동맥(冠狀動脈)이라고 한다.(이 중 매우 중요한 좌측 혈관이 둘로 갈라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우측혈관과 함께 3개의 혈관 즉, triple vessel이라고 부른다)

 

이 관상동맥이 좁아지는 것을 협심증이라고 부르고 완전히 막히면 심근경색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심한 협심증이 있다가 심근경색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협심증과 심근경색을 합쳐서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묶어서 부르기도 한다.


협심증은 가슴 가운데 부위에 심한 통증이 1분 정도 지속되다가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기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진료실에서 협심증이 의심되어 대학병원에서 검사를 받도록 권유하여도 환자는 쉽게 납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또 환자에 따라서는 협심증의 증상이 전혀 없다가 갑자기 심근경색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나이나 가족력과 같은 요인은 어쩔 수 없지만 평소에 조절이 가능한 위험인자인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스트레스, 술, 담배를 피하고 규칙적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겨울철이 되면 술자리가 많아지는데 술은 혈관을 확장시키는 작용을 하게 된다. 술을 마시면 얼굴이 붉게 변하는 것도 혈관이 확장되기 때문이다.

이 상태에서 갑자기 추위에 노출되면 급격히 혈관이 수축되면서 짧은 시간에 심장에 무리가 가게 된다. 그리고 술은 이뇨작용이 있어 탈수를 유도하게 되는데 탈수는 혈관수축을 더 쉽게 한다.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추위에 노출되는 부위가 적어도 관상동맥을 포함한 혈관의 수축이 심하게 일어날 수 있다.

특히, 목은 다른 부위와 달리 매우 굵은 동맥과 정맥 그리고 신경이 피부 바로 밑에 있어서 나이 든 사람이 추위에 목을 노출시키면 쉽게 혈관들이 수축하게 되어 협심증과 우리가 흔히 풍이라고 하는 뇌졸증의 발생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음주량을 최대한 줄이고 목도리를 반드시 하며, 무리한 운동을 갑자기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특히 아파트에서 쓰레기를 버리려 내려갈 때처럼 ‘불과 몇 분 동안인데 무슨 일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가볍게 옷을 입고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리고 사우나는 근육을 이완시키고 관절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혈관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돕지만 심장이 약할 경우 확장된 혈관으로 인해 혈압이 떨어지거나 혹은 반대로 사우나에서 나오는 순간 혈관이 수축되면서 심장에 부담을 주어 심혈관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사우나를 하는 동안 흘린 땀으로 인해 발생한 탈수는 혈관수축을 도와 협심증이나 뇌졸증 같은 심혈관 질환의 발생을 유도한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겨울철에 심혈관 질환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조심하는 것을 습관화 할 필요가 있다.

 

※위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세무사신문 제621호(20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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