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조세감면 제도 신설에 대한 까다로운 평가 '잣대'를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예산사업과 동일한 '예비타당성 조사(이하 예타조사)'를 통해 평가를 거친 뒤 신설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예타 조사를 받지 않고 조세감면 신설을 입에 담는 부처 등의 요구를 가차없이 내치겠다는 것이다.
특히 일몰이 도래한 감면제도의 경우 심층평가를 거쳐 성과가 증명되지 않으면 폐지시킨다는 방침도 내놨다. 정부의 조세정책 기조에 따라 '억지춘향식' 조세감면 신설 요구, 일몰 이후에도 관행적으로 감면이 연장되는 사례가 크게 감소될 전망이다.
일단 올해에는 심층평가 및 예타 조사제도 도입을 위한 준비기간을 갖고, 오는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 조세감면 신설은 ‘꼼꼼’…성과평가도 ‘깐깐’ = 25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4년 조세지출 기본계획(안)’을 살펴보면 내년부터 100억원 이상의 조세감면 제도를 도입하려면 전문연구기관의 예타 조사를 통과해야 한다.
권장사항이 아니라 의무사항으로, 예타 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채 조세감면 제도를 도입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종전까지만 해도 각 부처별로 조세감면을 무분별하게 요구돼 감면제도의 실효성이 떨어뜨렸다는 것이 정부 측 설명이다.
또한 부처의 비과세·감면 신설 건의 시에는 기존 비과세·감면 축소 대안(페이고 원칙)을 제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기존 비과세·감면을 축소하는 대안으로의 비과세·감면 신설은 우선 검토 대상이 된다.
비과세·감면제도 신설 기준 폭을 넓게 설정했다. 긴급한 상황 및 사정변경 등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제도 도입을 허용해주기로 한 것이다. 다만 비과세·감면 신설은 최대한 억제한다는 정책기조는 그대로 유지된다.
예를 들어 기존 비과세·감면제도와 중복되거나 기존제도의 보완을 통해 목적달성이 가능하거나, 세출예산과 지원목적, 수혜대상이 동일해 중복지원되고 있는 제도의 경우 신설이 제한된다.
특히 현재 운영되고 있는 비과세·감면 제도에 대한 원칙도 손질한다.
기존 조세감면 제도는 일몰이 도래하면 원칙적으로 종료하되 꼭 필요한 경우에만 심층 성과평가를 통해 재설계 후 시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이다. 조세감면 재설계 시 정책목적, 조세지원 필요성 및 효과, 세출예산과 중복, 해외사례, 소관부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게 된다.
그러나 심층평가를 통해 성과를 증명하지 못한 감면제도는 폐지시킨다는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심층평가, 예비타당성제도가 본격 도입되는 내년 이후 조세감면을 무분별하게 요구하거나 일몰이후 관행적으로 감면이 연장되는 사례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시적 조세감면 제도의 적용기한은 3년 단위로 설정하되 필요한 때에만 5년까지 늘려 잡기로 했다. 세율도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최저한세'를 적용할 예정이다. 여기에 투자나 고용 등 정책 목적을 위한 세액공제율은 근로소득 관련 세액공제를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10% 이내로 설정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가 조세지출 분야에 대해 예타 조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을 내놓은 것에 대해 전문가들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안창남 강남대학교 세무학과 교수는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조세지출에 대해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는 것은 국가재정건전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안 교수는 비과세·감면 연장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비과세 감면은 기본적으로 대부분이 서민층을 위한 감면제도이기 때문에 존속시켜야 하는 것은 맞다”며 "하지만 부자층이나 대재산가에게 혜택이 가고 있는 제도의 경우에는 일몰 됐을 시 폐지해야 한다. 정부에서 규정한 ‘꼭 필요한 경우’라는 사유에 이들을 포함시켜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4월말까지 각 부처로부터 조세감면 의견서·건의서를 제출받아 부처 간 협의 등을 거쳐 세법개정안에 반영할 계획이다.
세무사신문 제625호(201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