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은 새로운 사업을 개시하는 '사업 창출' 효과가 있을 때에만 주어진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부도 기업의 유휴 자산을 빌려 동종 사업을 계속했다면 창업이 아니라 자산 인수에 불과해 관련법상 감세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 2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도장 및 피막 처리업체인 E사가 울산 울주군수를 상대로 낸 취득세 부과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7일 밝혔다.
2007년 8월 설립된 E사는 그다음 달에 자동차 부품제조 및 도장·피막업체인 울주군의 R사로부터 기계·기구를 1년간 빌려 쓰기로 약정했다. 당시 R사는 부도가 났고 물량을 수주하지 못해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였다.
얼마 뒤 E사는 R사 인근 부지를 사들여 공장을 옮겼다. R사는 2007년 말 제3자에게 자산을 매각했다. 이후 울주군이 E사에 부동산 취득세와 농어촌특별세를 부과하자 E사는 '창업 기업에는 감세 혜택을 주게 돼 있다'며 반발해 소송을 냈다.
1심은 '창업 기업으로 볼 수 없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지만 2심은 이를 뒤집었고, 대법원은 1심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조세특례제한법상 창업 중소기업에 대한 소득세 또는 법인세 감면 규정의 취지는 새로운 사업을 최초로 개시함으로써 원시(原始)적인 사업 창출의 효과가 있는 경우에만 감세 혜택을 주려는 데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종전 사업에 사용되던 자산을 인수 또는 매입해 동종 사업을 영위한 경우에는 원시적인 사업 창출 효과가 없다"며 "원고는 조특법이 창업 범위에서 제외한 '종전 사업에 사용되던 자산을 인수 또는 매입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