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 채 룡 세무사
(前 한국세무사회 부회장)
▲ 지금까지 몇 명의 후원회원을 모집했나?
100명이 넘을 것이다. 작년 공익재단 출범 때부터 꾸준하게 모집했다. 대외전략위원장을 맡으면서 공익재단의 중요성을 일찍 깨달았기 때문이다. 평소 사회공헌에도 관심이 많았고….
▲ 지금까지 어떻게 후원회원을 모집했나?
주로 지인들에게 후원회원 가입을 권유했다. 내가 속해 있는 각종 모임에 참석할 때 마다 세무사회 공익재단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왜 우리 세무사들이 공익재단을 만들었는지, 그리고 우리가 공익재단을 통해 무엇을 하려는 지 설명하니 다들 “참 좋은 일 한다”고 가입신청서를 써 주었다.
▲ 100명이면 적지 않는 인원인데 특별한 노하우가 있을 것 같다
공익재단의 취지와 목적에 대해 친절히 설명한 게 주효했던 것 같다. 후원회원을 모집하면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바로 우리사회와 국민이 사회공헌과 나눔, 섬김, 배려 등에 대해 성숙된 시각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나눔과 봉사는 여유가 있는 사람이 베푸는 시혜(施惠)가 아니라 ‘인류애적 공존과 평화를 위해 공동체 구성원이 지녀야할 필수 덕목’이라는 사실을 대부분 인지하고 있었다. 과거에는 사회공헌이 대가(代價)적 측면이 강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나눔과 봉사에 대한 성격이 자기만족과 내적평화로 옮겨가고 있다. 이런 사회적인 분위기와 공감대 때문에 후원회원 모집도 더욱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딴 걸 다 떠나서 내 얼굴만 보고 가입해준 분들도 많이 있고.(웃음)
후원회원 모집을 할수록 우리 세무사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진다. 국내 자격사 중 우리 세무사만이 국민들을 상대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는 공익재단을 만들었다. 이 말씀을 드리니 “대단하다. 세무사는 역시 다르다”란 말을 지인들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 평소에도 사회공헌에 관심이 많았나?
사회공헌에 본격적인 관심을 가지게 된 건 10년전 부터다. 그 때부터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을 조성하여 매년 지급해왔다. 금전적으로 따지면 매년 오백에서 천만원 정도 쓰는 것 같다. 최근에는 탈북 가정의 자녀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들이 한국사회에서 희망을 가지고 자신들의 꿈을 펼칠 수 있게 우리가 이끌어줘야 한다. 인간답게 살아보겠다는 작은 희망 하나가 탈북자들이 대한민국으로 오는, 그 험한 길을 헤쳐 나오게 만드는 힘이다. 하지만 사회적응, 생활고, 언어차이 등 현실의 벽에 부딪히면서 그들은 자신이 품은 희망과 꿈을 잃게 된다. 이들에게 꿈과 희망의 불씨를 되살려주기 위해 나라도 나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는 10일날 행사가 하나 열린다. 탈북자 40~50명을 모셨다. 이들에게 희망을 키워주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이 우리사회의 구성원으로 당당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 사회공헌에 관심을 가지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집안 환경 때문에 넉넉하지 못한 상태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어렸을 때부터 주변 사람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나이를 먹다보니 나도 이제 그 분들처럼 내가 받은 사랑을 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쯤에 도로에서 접촉사고가 난 적이 있었다. 뒤에 따라오는 차가 과실로 내 범퍼를 박아서 꽤 많이 찌그러졌다. 당시 대리기사가 내 차를 운전하고 있었는데 운전기사로 부터 ‘범퍼 전부를 교체해야 할 정도로 크게 찌그러졌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내 차를 박은 차가 오래된 국산차였다. 거기서 허름한 차림을 한 남자가 나오는데 마음이 영 불편했다. 그 운전자는 자신이 큰 잘못을 했다며 머리를 연신 조아렸다. 내가 어려웠을 때 남에게 머리 숙이며 도움을 청했던 기억이 갑자기 머릿속을 스쳐갔다. 그분에게 괜찮다고 어차피 범퍼 한 번 갈려고 했다고 신경쓰지 말고 그냥 가시라고 말씀드렸다. 그 분이 감사하다며 눈물을 글썽이는 데 돌아오는 길이 편안하고 행복했다.
▲ 세무사회에서는 1인당 20명 후원회원 모집을 권유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다 마음먹기에 따라 달린 것이다. 관심과 의지만 있으면 누구나 20명은 금방 할 수 있다. 세무사회에서는 20명이라는 숫자를 기준으로 잡았지만 숫자 자체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왜 우리가 후원회원을 모집해야 하느냐다.
후원회원 모집은 사회공헌의 효율성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 한달 오천원은 큰 금액이 아니다. 한끼 식사비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소액이 모이면 큰 금액이 된다. 월 오천원으로 절대 할 수 없는 일도 뭉치면 가능해진다. 내는 매년 오백에서 천만원을 기부한다. 나에게 큰 부담이 되는 액수다. 하지만 그런 큰 금액을 써도 많은 분들에게 혜택을 드리기 힘들다. 기껏해야 10~20명 내외다.
혼자 하는 후원과 기부는 한계가 있다. 더 큰 사랑을 베풀기 위해서는 소액후원자 모집이 필수적이다.
▲ 거래처 사장들에게 공익재단 후원가입 권유를 했을 때 반응은 어땠나?
100명 중에 거래처 분들은 20~30분 정도 된다. 공익재단의 취지와 목적에 대해 설명하니 다들 흔쾌히 후원회원으로 가입했다. 나는 대인관계에 있어서 신뢰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신뢰가 바탕이 된 관계였기에 후원회원 모집도 편안 마음으로 할 수 있었다.
거래처 분들 중에 오랜 벗이 한명 있다. 비즈니스 관계로 첫 인연을 맺었지만 지금은 둘도 없는 친구사이로 발전했다. 이 친구에게 공익재단에 대해 설명하고 후원회원으로 가입해 줄 것을 부탁했다. 그 친구는 “니가 부탁하는 건데 무조건 해야지”라며 가족, 친지까지 가입하겠다고 후원신청서를 여러 장 가져갔다. 인생에 있어 신뢰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 그러면 후원회원 가입을 요청할 때 상대방이 불쾌감을 나타낸 적은 없었나?
그런 적은 전혀 없었다. 내가 부탁드린 분들은 대부분 흔쾌히 후원회원 가입 요청을 받아들였다. 다만 관계를 맺은 지 얼마 안 돼 신뢰가 없는 분들에게는 후원회원 권유 자체를 하지 않았다.
▲ 공익재단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왜 우리 회원들은 공익재단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하나?
세 가지 이유가 있다고 본다. 첫 번째로 우리 세무사들이 받은 사랑을 국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해서다. 우리는 전문직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일반 국민보다 좋은 혜택을 누려왔다. 실력과 열정만 있으면 죽을 때까지 일할 수도 있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엄청난 혜택이다. 이게 다 우리가 잘나서 일까? 아니다. 국민들이 우리를 찾아주고 우리를 사랑해 줬기 때문이다. 우리가 받은 혜택을 이제부터는 미약하게나마 돌려줘야 한다.
두 번째로 사회공헌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흥하기 위해서다. 한국사회가 성숙해 질수록 ‘노블리스 오블리제’에 대한 국민적인 요구는 높아질 것이다. 만약 우리가 사회공헌을 외면한다면 국민들로부터 철저히 외면 받게 된다. 역사적으로 시대정신에 발맞추지 못한 집단은 전부 도태됐다.
마지막으로 세무사들의 명예를 드높이기 위해서다. 빌게이츠, 워렌 버핏 등 세계적인 부호 들은 왜 사회공헌에 앞장서고 엄청난 부를 사회에 내 놓겠는가? 바로 사회공헌이 자신들의 명예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에서 우리 세무사들의 명예를 높이기 위한 방법을 생각해 본적이 있다. 각종 광고, 정치인 배출 등 다양한 수단이 있겠지만 사회공헌 만큼 효과적인 방법을 찾지 못했다.
세무사의 명예는 우리 ‘업역’과도 연관이 있다. 우리의 업역을 지키고, 확장하는데 높은 명예만큼 효과적인 수단은 없다. 명예를 지닌 집단을 쉽게 건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명예는 하루 아침에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오랜기간동안 국민들의 사랑과 존경이 축척되야만 형성된다. 이제 세무사의 명예를 진지하게 생각해 볼 때다.
▲ 최종적으로 몇 명의 후원회원을 모집할 생각인가
특별한 숫자를 생각해 보지는 않았다. 내가 사랑하는 세무사란 직업이 국민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데 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 마지막으로 공익재단 활성화를 위해 동료 회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사회공헌에 대한 한국인들의 의식은 매우 성숙해졌다. 후원회원 모집을 권유했을 때 ‘혹시 불편해하면 어쩌지?’, ‘싫은 내색 보이는 거 아냐?’, ‘내 주위에 사회공헌에 관심가질 만한 사람은 없어’하고 지레 짐작할 필요는 없다.
지인들에게 ‘좋은 일 할수 있는 기회를 드린다’는 생각을 갖고 후원회원 모집을 권유해 보길 바란다.
반응이 너무 호의적이라서 놀랄 거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
세무사신문 제627호(2014.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