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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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2442]
전씨 일가와 김씨 일가

 

김승호 파이낸셜뉴스 기자


갈수록 가관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전씨 일가) 이야기다.


세금을 내지 않아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전씨)의 차남 재용씨는 최근 법정에서 담당 변호사를 통해 검찰이 추징금을 환수하기 위해 무리하게 (자신을)기소했다고 항변했다. 앞서 재용씨를 비롯해 전씨의 처남 이창석씨는 2006년 경기도 오산시 양산동의 땅을 매도하는 과정에서 다운계약서를 작성하고 임목비를 허위로 계상해 양도세 27억7000여 만원 상당을 포탈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내지 않은 세금과 추징금을 거둬들이기 위해 자신들에게 강제로 '올가미'를 씌웠다는 것이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과거로 한번 돌아가보자.


전씨는 내란 수괴, 내란 목적 살인죄 등으로 1심에서 사형선고까지 받은 바 있다. 국가는 그를 포함한 일가에게 2205억원의 추징금을 내라고 선고했다. 그런데 전씨 일가는 이 가운데 1672억원을 내지 않고 버텼다. ‘전재산 29만원'은 온 국민이 아는 전씨의 유명한 이야기다.


게다가 전씨 일가가 체납한 국세만도 100억원이 넘었다. 전씨는 또 한때 3년 넘게 지방세를 한푼도 내지 않아 체납액은 400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전씨 일가에 대한 추징 노력이 계속되면서 그와 일가친척이 곳곳에 숨겨놓은 재산들은 하나둘씩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검찰이 특별환수팀을 꾸려 찾아낸 재산만도 자식들 명의로 된 경기 연천 허브빌리지, 서울 서초동 시공사터, 경남 합천군 선산, 경기 오산 땅, 경기 안양 땅 등 1700억원 가량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나라의 대통령까지 한 분이 세금이나 추징금을 낼 돈이 없다고 오리발을 내밀며 긴 세월을 버텼지만 일가가 곳곳에 숨겨놓은 재산의 실체가 늦게나마 하나, 둘씩 드러나는 순간이다.


전씨는 전재산이 29만원이라고 하면서도 연일 골프를 치는 등 호화생활을 누렸다. 게다가 세금 한푼 내지 않으면서도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를 경호하기 위해 매년 7억~8억원에 달하는 혈세가 고스란히 쓰였다.


현재 우리 국민들은 세월호 참사로 '멘붕' 상태에 빠져있다. 국민들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는 국가의 안전시스템은 이미 밑바닥이 드러났고 이때문에 상당수 국민들은 "세금 내면 무엇하나”라는 회의감에 휩싸여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를 유지하고 더 좋은 나라를 만들기위해 세금은 불가피하다. 

 
이런 차원에서 ‘노블리스 오블리제'와는 거리가 너무 먼 전씨와 그 일가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나의 집 ‘김씨 일가' 이야기로 돌아와보자.

나의 아버지는 공무원이었다. 평생 월급쟁이로 사셨다. 기자를 직업으로 택한 나 역시 ‘유리지갑'은 벗어날 수 없다. 나의 딸래미도 성인이 되면 샐러리우먼으로 살 가능성이 농후하다. ‘김씨 일가'가 세금을 피할 수 있는 길은 없는 셈이다. 그러니 세금을 잘 걷어 제대로 쓰이길 바랄 수 밖에 도리가 없다.


전씨 일가와 김씨 일가의 차이다.

 
내야 할 세금을 내지 않는 국민은 나라가 주는 혜택을 받아선 않된다. 물론 불가피하게 세금을 낼 형편이 되지 않는 국민들은 나라가 십시일반 세금을 걷어 도움을 줘야 한다. 이것이 국가다.


이런 차원에서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을 중심으로 한 정부는 지하경제 양성화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마침 국세청은 올해 역외탈세, 고소득 자영업자, 대기업 비자금, 가짜석유 등 탈루혐의가 큰 분야에 세정 역량을 집중한다고 밝혔다.

앞서 LG경제연구원은 증세를 하기보단 지하경제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충분히 동의한다. 나 같은 유리지갑에게 세금을 더 걷기보단 제대로 걷히지 않는 곳, 즉 숨겨진 세원을 더 발굴해야 한다는 말일께다. 


그러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의 자료를 인용했다. IMF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수 비율은 19.3%에 그쳤다. 특히 국가가 거둘 수 있는 잠재적 최대 세수로 따지면 우리나라(2012년)는 징수 가능 최대 세수의 48%만을 실제 세금으로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원측은 이같은 이유가 지하경제 비중이 높아 세금을 징수하는데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하경제 관련 세계적 권위자인 슈나이더 교수의 최근 분석 결과 201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지하경제 비중은 GDP의 24.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하경제의 44.3%가 자영업 요인에 기인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2010년 우리나라 명목GDP는 1173조3000억원에 달했고 지하경제 규모는 289조8000억원, 자영업에 의한 지하경제 규모는 128조4000억원, 세금으로 걷지 못한 자영업 탈세규모는 35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LG경제연구원은 "세금 등을 제대로 내고 있는 경제주체들에게 더 부담을 주기보단 당연히 지불해야 하는 세금을 회피하고 있는 지하경제 주체들의 부담을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세청은 지난해까지 최고 10억원이던 탈세제보 포상금을 올해 20억원으로 더 올렸다. 적극적인 제보를 통해 탈세 행위에 효과적으로 대응, 세수를 확대해나가기 위해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를 노리고 방법을 가르쳐주는 '탈세제보 학원'도 버젓이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를 위해 필요한 물적 증거들을 챙기는 법을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것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제보자와 제보를 당하는 개인 또는 회사간의 협상법도 스킬로 등장하고 있다.


제보를 당해 세무서로부터 조사를 받을 바에야 제보자에게 일정 금액을 주고 눈을 감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서 또다른 지하경제가 탄생하는 셈이다.

대단한 대한민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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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세무사신문 제628호(201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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