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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이혼 탈세 논란 속에 '등 터진' 빌라 세입자들
[2014-07-08 연합뉴스]

 

    세금을 안 내려 위장이혼했다는 의혹을 받는 부부에 대한 세금 추징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애꿎은 세입자 15가구가 빈털터리로 거리에 내몰릴 위기에 처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해 초 부동산 양도소득세와 체납 가산세 등 41억원을 고의로 내지 않은 혐의(조세범처벌법 위반) 등으로 사업가 홍모(76)씨를 구속기소하고 전 부인 류모(73)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홍씨는 2005년 협의이혼을 하면서 재산 대부분을 류씨에게 넘겼고 그 직후 제주도의 100억대 부동산을 매각했다.

    이후 홍씨는 제주도 땅 매각 대금을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직원이 가로채 달아났고 다른 재산도 이혼하면서 류씨가 가져가 세금을 낼 형편이 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세무당국은 홍씨와 류씨가 세금을 포탈하려고 위장 이혼한 것으로 보고 류씨 소유의 강남구 논현동 빌라와 강원도 영월군 토지 152만㎡에 대해 소유권말소등기 소송을 제기했다. 홍씨는 인근에서 수백억원대 자산가로 불린다.

    홍씨와 류씨의 이혼이 무효인 만큼 원래 소유주인 홍씨에게 부동산을 돌려주게 해 체납된 세금을 받아내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빌라에는 이번 사건과 무관한 세입자 15가구 45명이 살고 있다.

    세무당국이 승소하면 해당 건물은 압류와 경매 절차를 밟을 개연성이 높다. 이 경우 밀린 세금이 가장 먼저 변제되기 때문에 세입자들은 전세금을 대부분 날리게 될 처지다.

    한 세입자는 "빌라의 공시지가는 50억원, 평가액은 60억원인데 법원 경매 낙찰가는 40억원 정도가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우리는 한 푼도 건지지 못한 채 거리에 나앉게 된다"고 말했다.

    이 빌라에 입주한 세입자들이 류씨에게 맡긴 전세금은 총 42억원이다. 빌라와 함께 소송 대상이 된 강원도 토지의 평가액은 5천만원 남짓에 불과하다.

    최악의 상황 전에 전세금을 돌려 받기 위해 일부 세입자는 류씨를 상대로 전세금반환소송을 걸어 승소했지만 류씨는 돈을 돌려주지 않고 버텼다.

    결국 해외유학을 준비했던 30대 세입자는 중도 포기하고 지방에서 직장을 구했고, 전세금 대출을 받았던 세입자들은 빚더미에 올라앉게 될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류씨 측은 돌려주고 싶어도 줄 돈이 없다고 해명했다.

    류씨의 아들은 "애초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넘긴 부동산은 빌라를 제외하면 재산가치가 거의 없었고, 아버지가 매각했다는 100억원대 부동산도 회사 직원이 대금 대부분을 횡령해 달아나는 바람에 우리에게 들어온 돈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와 검찰이 박근혜 정부의 탈세근절 기조에 부응하려고 우리를 무리하게 몰아세웠다"면서 "정말 수백억대 자산가라면 겨우 수십억원 때문에 실형까지 살겠느냐"고 주장했다.

    홍씨나 류씨에게 다른 재산이 없거나 있더라도 내놓지 않는다면 피해는 온전히 세입자들이 지게 된다.

    전 재산의 80%를 잃게 생겼다는 한 세입자는 "체납된 세금을 걷는 건 당연하지만 지금 상황은 홍씨와 류씨가 내지 않은 세금을 무고한 세입자들의 전세금으로 충당하는 꼴"이라면서 "사회 정의를 위해서라도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다.

    지난해 9월 서울중앙지법은 1심에서 류씨에게 논현동 빌라와 강원도 토지의 소유권을 전 남편 홍씨에게 이전하라고 판결했다. 류씨는 항소했으며, 2심 판결은 이르면 내달 선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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