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양규
헤럴드경제 금융투자부 차장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때문에 일을 해서 벌어야 한다. 일해서 벌어들인 돈에는 국가에서 정한 일정한 기준을 적용한 세금딱지가 붙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세금을 줄이기 위해 고민이 깊다. 쥐꼬리만 한 월급에 세금을 내자니 억울하기도 할 테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넉넉히(?) 벌지 못한 만큼 세금을 적게 내는 방법을 찾아 나선다. 흔히 좋은 의미에서 세테크이자 절세란 부른다. 반면 세금을 줄이기 위해 각종 편법을 동원하기도 한다. 이를 우리는 탈세라 명한다. 탈세는 ‘우매한’ 범죄다. 성실한 납세자의 의욕을 꺾는 대국민 사기다. 악질성 양심불량인 셈이다. 가끔씩 신문과 방송 등 미디어를 통해 기업들이 회사대표와 회사에 대한 구속수사, 압수수색 등 안타까운 뉴스를 접하게 된다. 비자금은 물론 각종 비리와 세금 탈세 등이 단골메뉴다. 세월호 사태로 전 국민의 지탄을 받은 세모그룹도 각종 탈세행위 정황이 드러나 또 한번 비난을 사고 있다.
최근 주변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하다보면 지난해에 비해 세금을 더 거둬들이는 것 같다며 울상을 짓는다. 이 중 몇몇 사람들은 노하우라면서 세금을 덜 낸 사례를 자랑삼아 이야기 하는 걸 듣곤 한다. 가슴이 철렁거릴 만한 이야기도 나온다. 본인들은 절세라고 하는데 국세청을 4년 이상 출입한 기자인 나도 탈세와 뭐가 다른지 헷갈릴 정도다.
절세와 탈세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과연 뭘까. 그냥 단순히 법을 어겼다는 것과 그렇지 않았다는 것의 차이일까. 어찌보면 간단하다. 절세와 탈세의 공통점은 납세자가 본인의 세금부담을 줄이고자 한다는 것이다. 다만 그 방법에서 차이가 있다. 우리가 흔히 명의를 개인에서 법인용으로 전환하는 등 (세)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라면 당연히 절세지만 사기 등 부정한 방법으로 세금부담을 줄이는 행위는 분명한 탈세다.
구체적으로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탈세는 고의로 사실을 왜곡하거나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해 세금을 줄이는 행위를 의미한다. 그래서 탈세의 유형도 여러가지가 있으나, 대표적인 게 수입금액을 누락하거나 명의위조, 허위계약 작성과 공문서 위조, 실제보다 비용을 부풀려 처리하는 행위들이다.
세금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가 재정(운영비)을 충당하기 위해 국민들에게 어떠한 보상도 없이 강제로 징수하는 돈이다. 법적 논란이 있을 수 있어 헌법으로 규정도 해 놨다.
우리나라 국민이 갖고 있는 4대 의무 중 하나가 납세의 의무인 걸 보면 세금 내는 문제에 대한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럼에도 세금을 징수 당하는 입장에서는 세금을 적게 내거나 줄여서 내고 싶은 마음을 떨칠 수 없다. 돈을 많이 벌수록, 조상에게 물려받은 상속규모가 크면 클수록 간절할지 모른다. 그러나 탈세는 국가의 재정을 축내는 행위란 걸 알아야 한다. 더욱 중요한 건 자신의 탈세로 다른 사람이 부담해야 할 세금이 그 만큼 늘어난다는 점이다. 앞서 말했듯이 성실하게 세금을 꼬박꼬박 납부하는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입힌다. 그래서 국가가 탈세를 관련 법(조세범처벌법 등)에 의해 처벌하고, 범죄로 인식하는 이유다. 탈세는 우매한 범죄라는 점을 깊이 인식할 필요가 있다.
납세자의 역할이 요구 시 되는 만큼 세금을 거둬들이는 역할자인 국세청도 조세 정의를 실현하는 데 한 점의 의혹이 없는 지 되새겨볼 일이다. 조세정의를 실현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은 국세청만이 할 수 있는 업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일각에서는 국세청의역할론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도 나온다. 때때로 불거지는 세무조사의 공정성 논란과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각종 비리사건이 이 같은 불신을 키워왔다.
지난해부터 세무당국이 세수확보를 위해 탈세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래서인지 지난해 국세청은 금융기관부터 크고 작은 기업들을 상대로 전 방위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어떠한 이유에서도 공정성을 훼손시켜서는 안 된다.
국세청은 국민을 위한 봉사기관이다. 국민 위에 서 군림하는 기관이 아니다. 따라서 정권이나 재벌가 같은 힘 있는 그룹에 봉사하는 기관이 아니라 봉사 대상은 바로 국민이란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국민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국세청은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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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사신문 제633호(2014.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