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濕氣侵 人不覺
-습기가 침입하는 것은 느끼기 어렵다-

 

한의학은 병의 원인을 몸 안에서 오는 것[內因]과 몸 바깥에서 오는 것[外因], 그리고 이도 저도 아닌 것[不內外因]으로 구분합니다. 외인(外因)은 풍(風), 한(寒), 서(暑), 습(濕), 조(燥), 화(火)의 여섯가지 사기(邪氣) 를 말합니다. 그 가운데 습사(濕邪)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축축하다',‘습하다',‘꿉꿉하다'는 뜻으로 계절 적으로는 장마철에, 지역적으로는 동남아시아 지역에 많습니다.

 

습사(濕邪)가 우리 몸에 들어오면 부지불식 간 에 시름시름 앓게 하므로,「동의보감」에 "습기가 침입 하는 것은 느끼기 어렵다(濕氣侵人不覺)”고 하였습니다. 내인(內因)으로 오는 질환은 음식상(飮食傷)과 노권상 (勞倦傷)으로 구분합니다. 음식상(飮食傷)은 체한 것, 식 중독, 술로 인한 제반 증상, 각종 음식의 부조화로 인한 질환 등을, 노권상(勞倦傷)은 과로(過勞), 심한 정신노동, 많은 생각, 스트레스, 과도한 성관계 등으로 인한 질환을 말합니다. 이런 음식상과 노권상 역시 인체 내부에 습(濕) 을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대개의 경우 살찌고 살이 무르며 피부가 희면서 땀이 많은 사람들이 해당됩니다. 내외(內外)의 구분없이 습사(濕邪)에 몸을 상(傷)하면 조금씩 조금씩 몸이 무겁고, 온 몸이 아프며, 몸이 붓고, 설사를 하면서 오히려 소변은 잘 나오지 않는 증상이 나타 납니다. 또 얼굴에 개기름이 흐르고, 배가 부르며, 팔다리 에 힘이 없고, 기침이 나며 숨이 차고, 심한 경우는 경련 을 하거나 의식이 혼미해지기도 합니다. 만약 과로, 생각이 나 궁리가 많고, 성관계 및 스트레스가 많은 뒤부터, 또는 장마철이나 동남아 지역에 여행을 다녀온 뒤부터 위의 증상 이 있다면 몸 속에 습(濕)이 많아진 것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습사(濕邪)가 외인(外因)인 경우에는 발미한(發微汗), 통리소변(通利小便), 익비순기(益脾順氣)의 방법을 위주로, 내인(內因)인 경우는 보비익기(補裨益氣), 보신조위(補腎調胃), 이수행기(利水行氣) 등을 위주로 하여 기타 수반되는 증상에 따라 치료합니다. 물론 각각의 사상체질(四象體質) 에 따른 치료를 할 수도 있습니다. 약물이나 침구치료 외에도 운동요법과 음식조절은 필수적 입니다. 10-20분 정도 빠른 속도로 걷는 운동, 가벼운 아령 을 쓰는 근육운동, 복근운동이나 실내용 자전거 타기 등으 로 온몸에 가벼운 땀을 내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 미지근한 보리차나 생수를 많이 마셔서 소변이 많이 나오게 하는 것도 좋습니다.

 

과도한 운동이나 사우나로 땀을 많이 흘리는 것, 땀구멍을 막아버리는 에어콘 아래에서의 생활이나 냉커 피, 홍차, 콜라 등 카페인이나 당분이 많은 음료수, 맵고 짠 음식은 병을 깊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또 외지로 여행갔을 경우에는 물을 끓여 마시고, 날음식에 주의하는 것도 좋은 예방법입니다. 과로와 스트레스로 원기(元氣)가 쇠약해진 사람일수록 병이 걸리기 쉽고, 한번 병에 걸리면 잘 낫지 않습니다. 이제 장마 가 끝나면 휴가철이 되므로, 습사(濕邪)에 상하지 않도록 주의 를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허 종 회〉

- 현대한의원 원장

- (주)민족의학신문사 회장

- 한국민족문화협의회 수석부회장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

 


제 322호 (2001.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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