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로부터 뇌물을 받고 세금을 부당 환급해 준 세무 공무원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이 공무원은 해당 업체가 허위 서류로 세금을 부당 환급받은 사실이 들통나 환급이 보류된 상태였지만 유흥주점 등지에서 접대와 뇌물을 받고 192억원의 세금을 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서부지법 형사5단독 김병찬 판사는 금 제련업체 S사로부터 2천여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6급 세무공무원 김모(50)씨에 대해 징역 1년2월에 벌금 2천100만원, 추징금 2천70만원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씨는 2012년부터 수도권의 한 세무서 법인세과에 근무하며 부가가치세 환급 업무를 담당했다.
보통 부가세는 제품 가격에 포함되지만 금괴나 골드바 등 이른바 금지금(金地金)의 경우 제품을 사들인 사업자(매입자)가 부가세를 정부의 지정전용계좌로 직접 납부한 뒤 세금계산서 등을 세무서에 제출하고 환급받는다.
'금지금 부가세 매입자 제도'라 불리는 이 제도는 판매자들의 세금 탈루를 방지하기 위해서 도입된 것인데, S사는 이 제도를 악용했다.
S사는 2012년 6월부터 일명 '자료상'이라 불리는 유령업체들을 통해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아 담당 공무원인 김씨에게 제출해 부가세를 환급받았지만 허위 계산서를 끊어준 업체가 세무당국에 적발되면서 그해 11월 부가세 환급이 중단됐다.
이 기간 S사가 환급받은 부가세는 131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김씨는 S사 대표 이씨가 이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며 고충 민원을 넣자 별다른 사정 변화가 생기지 않았음에도 작년 10월까지 192억원 상당의 부가세를 추가로 환급해줬다.
김씨는 이 대가로 작년 3∼10월 유흥주점이나 마사지업소 등지에서 이씨로부터 2천만원을 받았다.
S사에 허위 계산서를 발급해 준 업체들이 모두 세무조사를 받고 검찰에 고발된 후에도 김씨는 전혀 개의치 않고 세금을 환급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수사 단계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김씨는 줄곧 '술자리를 가진 적은 있지만 돈은 안 받았다'고 부인했으나 법원은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판사는 "직무 특성상 높은 수준의 청렴성이 요구되는 세무공무원이 담당업체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아 직무집행의 공정성이 크게 훼손됐고, 범행을 일관되게 부인한 점 등을 볼 때 실형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김 판사는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S사 대표 이씨에 대해서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