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무상급식을 두고 대립하는 경남도와 경남교육청이 상대기관 예산 집행 문제를 거론하며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13일 경남도가 교육청을 향해 "1천억원이 넘는 불용예산을 무상급식비로 쓰라"고 공격하자 교육청은 즉각 "경남도는 밀린 학교용지 매입비를 갚아라"고 반격했다.
경남도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 "무상급식은 남아도는 교육청 예산으로 하라"고 촉구했다.
경남교육청이 예산을 편성, 확보하고도 사용하지 않는 돈이 한해에 1천억원을 훨씬 넘는다고 도는 주장했다.
경남교육청은 최근 4년간 4천938억원의 예산을 사용하지 않고 불용 처리해 한해 평균 불용 예산이 1천235억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4년간 이월된 예산과 순세계잉여금 등을 합하면 '잉여 예산'이 무려 1조1천757억원에 달한다고 경남도는 추계했다.
이는 교육청이 비효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하고 재정을 방만하게 운용하는 예라고 도가 강도 높게 비판했다.
도는 이어 "교육청은 이미 확보한 예산은 사용하지 않으면서 재정 형편이 어려운 지자체에 무상급식비를 부담시키려 한다"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교육청이 내년에 지자체에 요구하는 예산이 643억원인데, 이는 한해 평균 불용 예산의 52.1%밖에 안 돼 교육청은 불용 예산만으로 무상급식비를 조달하고도 남는다고 도는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경남교육청은 "지난해 불용 예산은 779억원이며 이 예산의 상당액은 학교당 200억~300억원이 들어가는 학교 설립비인데, 해당 사업이 예정된 연도에 여러 가지 사정으로 추진되지 못하면 불용 예산으로 처리된다"고 해명했다.
교육청은 "학교설립비는 대체로 다음해 사업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불용 예산이라기보다 이월 예산이어서 무상급식비 등으로 사용하지는 못한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경남도 불용예산 현황도 자세히 분석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혀 또 한차례 역공을 예고했다.
경남도의 공세에 맞서 경남교육청은 보도자료를 내 "경남도는 학교용지 매입 법정부담금 1천527억원을 갚아라"고 맞받아쳤다.
경남도는 법정부담금으로 당연히 내야 할 학교용지 매입비 1천527억원을 교육청으로 전출하지 않았다고 교육청은 밝혔다.
학교용지 확보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1999년부터 올해 6월까지 도내 117개 학교용지 매입비 5천931억원 중 절반인 2천965억원을 경남도가 부담해야 하지만 지금까지 1천438억원만 부담했다는 것이다.
이는 경기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며 전국의 학교용지 매입부담금 평균 전입률인 66.9%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교육청은 목소리를 높였다.
학교용지 매입비는 각종 개발사업으로 급증하는 학교 신설 소요 경비 중 가장 우선적으로 학교용지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지자체가 교육청으로 전출해야 하는 법정부담금인데도 경남도는 이 돈을 주지 않고 있다고 교육청은 비난했다.
교육청은 "이 때문에 재정 운용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도는 학교용지 미전입금 전액을 이른 시일 안에 줘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청의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경남도는 "교육청에 주지 못한 전체 학교용지 매입비 1천500억여원 가운데 800억원은 학교용지 확보 특례법 제정 초기인 1999∼2001년 관련 조례가 만들어지지 않아 지급할 수 없었고, 나머지는 건설 경기가 나빠 주택건설업자 등으로부터 예상보다 세금이 적게 걷혔기 때문이다"고 해명했다.
경남도는 "이미 징수한 학교용지 부담금은 모두 교육청에 넘겼다"고 말했다.
도는 "학교용지 부담금 부과와 징수를 강화해 미지급금이 조기에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학교 급식을 놓고 갈등하는 두 기관이 서로 협의해 급식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예산 공방으로 번지면서 감정적으로 흐를 기미마저 보이자 학부모들은내년 신학기 급식 대란을 우려하며 곱지 않은 시선으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