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過思傷脾
생각이 많으면 비위를 상한다

 

사람은 누구나 이 세상에 태어날 때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선천적인 기(氣)를 바탕으로 성장합니다. 또 하늘과 땅의 기 (氣), 즉 맑은 공기와 음식물을 통하여 얻어지는 후천적인 정기(精氣)가 끊임없이 영양분을 전신으로 공급함으로써 생 명을 유지하게 되는데, 이 모든 음식물의 처리가 비위(脾胃) 의 기능입니다. 그러므로 한의학에서는 어떤 병을 치료하던 지 먼저 위장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요소로 생각합니다. 한편 위장장애의 유형이 최근 많이 달라지고 있는데, 과거 에는 음식물(상한 음식, 과다한 음식, 기름진 음식, 술 등)에 의해 많이 발생하던 위장 장애가 요즘에는 정신적인 갈등, 스 트레스, 긴장, 불안 등 감정의 불균형에 의해 생기는 신경성 위장장애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마음의 감정이 몸 속의 각 장기(臟器)와 관련 되어 병이 생긴다고 봅니다.

 

『동의보감』에“생각이 많으면 비위가 상한다. (過思傷脾)”는 말이 있습니다. 근심, 걱정이 나 불쾌한 감정으로 식사를 하거나 또 식사 후에 이와같은 일 이 생기면 반드시 소화장애를 초래합니다. 평소 소심한 성격에 사소한 걱정거리가 생겨도 식음(食飮)을 전폐하는 사람도 있는 데, 소위 신경성 소화불량증 또는 신경성 위염이라고 합니다. 주로 수험생, 샐러리맨, 신경예민자 또는 고부 갈등을 겪는 주 부에게서 많이 나타납니다. 신경성 소화불량을 한의학에서는 심인성(心因性), 상비성(傷脾性), 간담성(肝膽性)으로 분류하여 치료합니다. 심인성이란 정신적인 충격과 갈등으로 인해 이루어지는 소화불량증으로 흔 히 심위허약증(心胃虛弱症)이라 불리우며, 특히 맥박이 고르지 못하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심장 증후와 기억력 감퇴, 신경과민, 불면증 등의 정신 신경 증후도 함께 나타납니다. 상비성이란 만성 위장 질환을 오래 앓은 끝에 생각이 복잡하 고 육체적으로는 과로하여 생기는 증후로 피로감, 무기력(無氣力), 머리가 무겁고 안색이 누런 증상이 있습니다. 간담성은 노 여움, 놀람, 또는 과도한 성생활이 원인이 되는 증후로써 소화 불량 이외에 미열(微熱)이 났다가 오한(惡寒)이 오는 반복상태 가 나타나며, 구역질, 눈이 빠질 듯 아프고, 협통(脇痛), 안색 이 파래지거나 복수(腹水)가 생기기도 합니다. 속쓰림을 제거하고 소화가 잘 되도록 처방없이 소화제나 위장 약을 쓰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러한 약물은 복용할 당시에만 효 력이 나타날 뿐 근본치료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위장의 기 능을 활성화시키는 온비평위(溫脾平胃)하는 방법과 정신적 자극 을 이겨낼 수 있게 하는 보심온담(補心溫膽)법을 증상에 맞게 배 합하여 치료하며, 환자 스스로가 기분전환을 할 수 있는 취미생 활이나 가벼운 운동을 꾸준하게 하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 니다.

 

- 현대한의원 원장

- (주)민족의학신문사 회장

- 한국민족문화협의회 수석부회장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

 


제 328호 (2001.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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