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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2114]
건강칼럼 연말과 술자리

이 현 석
대한 의료커뮤니케이션 학회장
(의학박사)


우리들의 책은 먼지 투성이
훌륭하게 해주는 것은 맥주일 뿐
맥주는 우리를 즐겁게 하지만
책은 우리를 괴롭힌다네

 

책이라고는 잡아본 적이 없는 어느 술꾼의 푸념 같지만 사실은 대문호 괴테 시의 한 구절이다.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고 인간관계도 부드러워지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취할 때까지 자리를 옮기면서 2차, 3차를 가는 것은 한국과 일본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러한 음주 습관으로 인해 위와 간이 먼저 손상을 입게 되며, 특히 술로 인한 손상에서 회복되기도 전에 또 다시 술을 마시면 결국 건강은 무너지게 된다. 그 결과 우리나라 40대 남성의 사망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비극적인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술은 중추 신경을 억제함으로써 기억력, 이해력 및 결정능력을 조절하는 능력을 감소시킨다. 따라서 취기가 느껴지면 즐겁거나 괴로운 감정이 더 강화된다. 이것이 괴로울 때 술을 마시면 더 괴로워지는 이유다.
그뿐 아니라 1g의 술은 7cal의 높은 열량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영양소는 전혀 없을 뿐 아니라 정상적인 영양분의 대사에 필수적인 물질인 NAD를 소비하여 다른 영양분의 흡수를 방해한다. 따라서 술을 많이 마시면 영양결핍을 동반한 비만이 유발되는데 흔히 ‘술배’라고 하여 배만 심하게 나오는 비만이 특징이다.

그리고 음식물은 장에 도달한 다음에야 흡수되는데 반해 술은 위에서 직접 흡수가 가능하므로 공복시 혹은 위벽을 자극하는 탄산수(맥주)와 같이 마시면 흡수속도가 빨라져 금방 취기를 느끼게 된다.
술로 인한 질환은 주로 간질환이 가장 유명하나 위점막을 자극하여 염증을 유발하며, 심한 경우에는 위궤양까지 진행하게 된다.

그리고 소화기 외에도 고혈압, 협심증, 부정맥,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생활습관병을 유발하는데 술 자체도 위험하지만 기름진 안주의 경우 콜레스테롤의 증가를 동반하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특히 혈압의 경우는 다소 복잡하여 술은 심장을 자극하여 혈압을 올리는 작용과 혈관을 확장시켜 혈압을 낮추는 작용이 같이 있으므로 음주량과 음주 당시의 상태에 따라 일시적으로 혈압이 오르거나 반대로 낮아질 수도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고혈압을 유발하는 것은 확실하다.
술은 소금과 함께 신장의 기능 장애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신장은 노폐물과 독성물질을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중요한 장기이다.

또한 환각, 치매 등을 유발하며, 특히 만성 알코올 중독의 경우에는 기억력과 지남력 장애를 특징으로 하는 Korsa koff정신병이나, Wernicke병의 원인이 된다.
또 음주 상태에서는 발을 헛디뎌 넘어진다거나 교통사고를 당하는 등의 사고의 위험이 증가하며, 실언을 하여 주위 사람에게 상처를 주어 인간관계의 손상을 가져올 수도 있다.
이렇게 많은 문제가 있기는 하나 연말이 다가오면서 각종 망년회와 회식이 잦아지게 되는데 마냥 술자리를 피할 수만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차선책으로 몸의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우선 공복에 술을 마시는 것을 피한다.
공복에 술을 마시면 빨리 취하여 짜릿한 자극을 느낄 수 있으나, 위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게 된다. 반대로 위를 보호할 수 있는 우유, 치즈, 계란, 고기 및 야채 등을 미리 먹어 두면 위도 보호되고 영양결핍도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다. 그뿐 아니라 덤으로 배가 부르면 음주양이 줄어들게 되는 효과도 있다.

둘째로 적절한 안주의 선택이다.
맵고 짜며 기름이 많은 안주를 술과 함께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혈중 콜레스테롤과 염도를 높여 심장병, 고혈압, 뇌졸증과 같은 순환기 질환의 발생 위험이 훨씬 더 증가한다. 매운 안주는 위장장애를 유발하나 과일이나 채소는 술로 인한 탈수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셋째로 기분이 나쁠 때는 반드시 술을 피하도록 한다.
기분이 나쁘면 폭음을 할 가능성도 높지만 또 감정의 조절 기능이 상실되어 이차적으로 무모한 행동을 할 수도 있다.
또한 무의식의 세계에 저장되어 있는 기억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우울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넷째로 술자리에 갈 때 미리 계획을 세운다.
즉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적절한 술의 종류를 선택하여 어느 정도의 양을 마시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술자리에 임하는 것이다. 이는 결코 쉽지 않지만 습관화할 수만 있다면 술자리를 즐기면서도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으로 영업직처럼 불가피하게 술자리를 가져야하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다섯째 술을 마시는 날 사이에 적절한 간격을 두는 것으로 요즘은 휴간일(休肝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적당한 양의 술을 마셨다면 3일 정도의 간격을 두어 손상된 위와 간이 회복되도록 도와주며, 만일 심한 폭음을 하였다면 일주일에서 이주일 정도의 휴식을 취하여 추가 손상을 막아야한다. 특히 어떤 경우에도 음주 다음날은 반드시 술을 피하도록 한다.

여섯째로 좋은 술을 음미하면서 대화를 많이 하도록 한다.
즉 술에 취하기 위해서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술을 감상하고 분위기를 즐기는 것이 목적이 되면 과음을 할 가능성이 적어진다. 특히 비싼 술을 마시면 경제적인 이유에서라도 많은 술을 마시는 것이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일인당 음주양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은 소주와 같은 저렴한 술이 발달한 것도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음주 다음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가벼운 운동과 휴식을 취하도록 노력한다.

그러나 어떤 노력보다도 좋은 것은 술을 끊는 것이다. 특히 간질환이나 심장병, 당뇨 등을 앓고 있다면 적극적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알려서 술을 권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위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세무사신문 제641호(201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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