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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1897]
담뱃세 해법, 국민을 생각하면 보인다

김종철 오마이뉴스 경제부장

 

요즘 여의도 국회는 밤에도 환하다. 정부가 낸 내년도 예산안 때문이다. 하지만 늘 그래왔듯이 여야 정치권은 여전하다. 정부와 여당은 자신들의 예산안을 그대로 통과시켜주길 바라고, 야당은 절대 그럴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예전 같은 '쪽지예산(정식 예산편성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국회 심의과정에서 쪽지형태로 끼워 넣는 사업예산)'은 크게 사라졌다고 하지만, 대신 '카톡예산(쪽지대신 스마트폰의 카카오톡 메신저로 끼워넣는것을 일컫는 말)'이 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정부가 낸 내년 예산안을 잠깐보자. 총수입은 382조7천억 원에 총지출은 376조원 규모다. 작년에 비해 총수입은 13조4천억 원 늘었고, 반면 총 지출은 20조2천억 원 증가했다.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많은 적자예산 편성인 셈이다. 이 때문에 나라 빚 규모도 더 증가하게 된다. 이대로라면 작년에 비해 관리재정수지만 적자폭이 8조1천억 원 늘게 된다. 여기에 국채 발행 등까지 합할 경우 국가채무는 무려 570조1천억 원에 달한다.


나라 빚도 빚이지만 이번 예산안 심사에서 핵심은 무엇보다 담뱃세 인상이다. 게다가 세월호 이후 안전예산과 함께 지방자치단체의 누리과정 예산까지 얽히면서 그 어느 때보다 예산안 국회통과가 쉽지 않아 보인다. 물론 군대에서도 국방부시계는 가기 마련이고, 국회에서도 시간은 흐르기 마련이다. 12월이면 어떤 식으로든 예산안은 통과될 것이다. 문제는 정부여당과 야당, 지자체의 양보 없는 줄다리기속에 정작 국민은 소외돼 있는 듯하다.  

 
우선 정부와 여당은 담뱃세 인상을 통해 부족한 재정수입을 충당할 예정이다. 정부 내년 예산안 총 수입 중에 국세수입만 221조5천억 원이다. 작년보다 5조원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지난해 담뱃세 총액은 6조7천억 원 정도인데, 2천원 담뱃값을 올리면 담뱃세 총액은 9조5천억 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보다 담뱃세 인상으로 2조8천억 원의 새로운 수입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내년 국세수입의 절반 이상을 담뱃세 인상으로 채우는 것이다. 물론 이 역시 추정치다.


국회예산처에서 분석한 담뱃값 2천원 인상후 세수 증가는 이보다 훨씬 많다. 정부는 담뱃값 인상에 따른 담배 수요가 30%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내놓은 수치다. 하지만 국회예산처는 수요가 20%정도 줄어들 경우, 세수입은 5조원에 달한다고 밝힌바 있다. 이럴 경우 내년 국세수입 증가분에 달하는 돈이 담뱃세 인상만으로 해결된다는 계산이다.


정부와 여당도 이를 모를 리 없다. 이 때문에 여당은 담뱃세 인상을 예산안 부수법안으로 묶어서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서민증세'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야당과 누리과정예산으로 가뜩이나 힘든 지자체의 반발을 무마시키기 위한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예산 부수법안이 되면 현핸 국회선진화법의 규정을 피해 여당 강행처리도 가능하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담뱃세 논란의 핵심은 담뱃세를 올릴 것이냐, 말 것이냐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담배의 주 소비계층이 서민들이며, 가격변동에 따라 소비탄력이 낮기 때문에 전형적인 ‘서민 증세’라는 입장이다. 새정련은 담뱃세를 올리려면 이명박 정부 때부터 해온 ‘부자감세’부터 먼저 철회해야한다는 것이다. 아니면 기업들의 법인세를 올려야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여당은 국민건강 증진 차원에서 담뱃세 인상을 주장하고 있고, 지자체 역시 담뱃세에 지방소비세 등이 들어있어 일단 인상에는 찬성이다.


만약 올리는 것이 불가피하다면(현재 상황에선 이쪽이 우세하다), 담뱃세 내용을 어떻게 정하느냐다. 정부쪽에선 국세로 걷자는 것이다. 그래야 지방에도 골고루 혜택이 간다는 입장이다. 반면 새정련 일부와 지자체 등에선 새로 신설되는 개별소비세 대신 지방세인 소방안전세를 도입해서 3조원에 달하는 소방안전예산을 충당하자는 것이다. 또 아예 일부에선 2천원 인상 대신 500∼1000원 인상으로 여야가 타협을 볼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인상금액은 차지하더라도, 담뱃세 인상이 정말 필요하다면 정부와 여당은 국민에게 좀 더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단순히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서라는 말만 되풀이하지 말고, 복지국가를 가기 위한 재정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국민적 동의를 구하는 것이 먼저다.


그 다음에 담뱃세 인상분을 굳이 국세로만 채울 필요도 없다.  따로 개별소비세까지 만들 필요도 없다. 현재의 과세체계와 세율비중대로 올리면 된다. 그렇게 하면 담뱃세 인상분이 중앙과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등에 골고루 돌아갈 수 있다. 이 역시 머리가 똑똑한(?) 재정 공무원과 박사급 연구원들이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이들이 그런 방향을 제시하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관료와 여야 정치권 모두 자신들의 이해관계에만 몰두해 있기 때문이다. 중앙정부가 국민 모두의 복지를 책임질 수도 없거니와 그럴 수도 없다. 이미 복지를 먼저 경험해온 선진 국가들은 중앙과 지방의 유기적인 관계가 필수적이었다. 아직 우리가 복지국가로 못나가고 있는 것은 그들의 이해관계에 아직 ‘국민’이 없기 때문이다.

 

※위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세무사신문 제641호(201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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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18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