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태순 / 음식칼럼니스트
추위로 몸을 움츠리는 겨울에는 자칫 영양 불균형에 빠지기 쉽다. 연말연시의 각종 모임에다 명절이 연이어지며 과음과식도 흔하다. 대부분의 동물들이 겨울나기를 위해 체내 지방비축에 몰두하듯 사람도 겨울에는 고열량 음식들에 더욱 탐닉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겨울을 좀 더 건강히 보내는데 도움이 될 만한 외식 음식들을 모아본다.
▣ 평양면옥의 어복쟁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203-1 T. 031-701-7752
남한보다 덜 자극적인 담백한 맛을 즐기던 북한에서의 겨울나기용 보양음식인 어복쟁반으로 유명한 곳이다. 한우의 사태, 양지, 우설, 유통(암소의 젓가슴살)을 부드럽게 삶아 고기육수에 깔고 쑥갓과 대파를 듬뿍 얹어 끓이다 건더기를 양념장에 적셔 먹는다. 소고기의 본맛을 즐길 수 있는 개운하며 깊은 맛이 채소와 어우러진다. 달고 기름지고 매운 맛이 주를 이루는 남한식의 자극적인 음식들과는 분명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늦가을에 수확한 메밀 75%의 면발을 넣어 먹으면 건강한 식사의 마무리로 제격이다. 큼지막한 이북식 손만두를 곁들이는 것도 권할만 하다. 대표메뉴인 평양냉면은 툭툭 끊기는 면발에 깔끔한 육수이기에 쫄깃한 면발과 들큰시큼한 국물의 일반 물냉면에 길들여진 입맛이라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 제철쌈밥의 쌈밥정식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 485-1 T. 031-246-5531
고열량음식 위주의 단조로운 식단이기 쉬운 겨울철에는 신선한 채소와 해조류 섭취가 더욱 중요해진다. 저렴한 가격이면 다양한 종류의 음식들로 차려지는 쌈밥정식으로 인기를 모으는 곳이다. 전국에서 찾아낸 질 좋은 식재료들로 만드는 십여가지 반찬과 고등어구이가 기본으로 깔린다. 거기에 돼지블고기, 불주꾸미, 소불고기, 바비큐보쌈 등의 선택종류에 따라 일인당 1만4천원부터 2만원 까지의 가격이 정해진다.
각기 정성이 들어간 음식들이 맛있을뿐더러 양념도 자극적이지 않아 식후의 불편함이 적다. 여러 종의 친환경 쌈채소와 해조류에 곡물과 견과류로 만든 쌈장을 곁들여 싸서 먹는다.
가짓수만 많을 뿐 영혼 없는 음식들 투성이인 뷔페식당 보다 몇 배는 더 건강한 식사임을 보장한다.
▣ 청춘구락부의 곱창전골
서울시 마포구 용강동 50-4 T.02-702-1399
사자떼가 사냥한 짐승은 숫컷이 내장부터 먹어 치우고 살코기는 암컷과 늙고 병든 놈들에게 돌아간다. 그 만큼 내장에는 영양성분이 많다는 뜻이다. 사람도 소나 돼지의 살코기 보다는 내장을 먹는 게 낫다는 이야기인데, 거기에다 다양한 채소와 구수한 국물 까지 곁들일 수 있는 것이 곱창전골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잘하는 곳 찾기가 어려워졌다.
여느 집들이 자극적인 국물에 질기고 속 빈 곱창으로 아쉬움을 주는 반면 이 집 것은 다르다. 질 좋은 한우곱창의 구수한 곱이 우러난 국물에 채소와 두부 버섯 등을 넉넉히 넣어 얼큰하게 끓이는 맛이 제대로다. 국물을 머금은 우동면발의 탱글함도 즐거움 중 하나다. 양대창구이도 맛있으니 구이를 적당량 먹은 후 곱창전골로 마무리 하는 걸 권한다. 포화지방을 덜 섭취하고 싶다면 전복과 조개류를 차돌박이와 함께 구워 개운한 소스에 찍어 먹는 ‘백조’를 추천한다.
▣ 선능가든의 매생이갈비탕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140-20 T. 02-566-0688
옛 부터 소는 인기있는 식재료였다. 주로 탕이나 국 등의 국물음식으로 만들어졌는데 그 정점에 선 것이 갈비탕이다. 고소한 기름맛의 국물과 함께 결이 살아있는 고깃조각을 뜯어먹는 재미가 갈비탕의 매력이다. 이 집 것은 탕그릇을 채우고도 길게 뻗어나온 갈빗대가 인상적이며 살점이 넉넉하고 부드럽다.
거기에 더해 매력을 극대화시킨 것이 매생이다. 전남 완도 일대에서 한 겨울에만 나는 매생이는 특유의 맛과 향으로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건강 식재료이다. 기름진 갈비와 만나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해주며 상승효과를 일으킨다.
든든한 한 끼니 식사로 좋지만 연말연시 잦은 음주 후의 속풀이로도 제격이다. 국물이 짜지 않아 남김 없이 마실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은행 대추 밤 연근 등을 쌀과 함께 연잎에 싸서 지은 연잎밥도 건강음식으로 인기있다. 고기구이 전문점으로서, 한우는 1++등급만을 돼지는 지리산 흑돼지만을 사용한다.
글·사진_박태순 : 각종 매체에 독특한 관점의 음식 칼럼을 게재하고 있는 음식칼럼니스트. 다큐멘타리영화 ‘트루맛쇼’, MBC ’불만제로’, 채널A ‘먹거리X파일’에 음식평론가로 출연하였다. MBC‘찾아라맛있는TV, MBN’황금알’에 출연 중이며, 주간조선에 ‘gundown의 오너셰프 이야기’를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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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사신문 제642호(2014.12.16)